[취재N팩트] 장대비 내린 강원 피해 속출...가뭄 해갈은?

[취재N팩트] 장대비 내린 강원 피해 속출...가뭄 해갈은?

2017.07.04. 오후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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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부터 중부지방에 장대비가 쏟아졌는데요.

비구름이 빠져나가는 곳이죠.

특히 강원도에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지, 또 가뭄 해갈은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강원도 담당 기자 연결합니다. 지환 기자!

장맛비로 강원도에 피해가 커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기자]
갑작스러운 물 폭탄에 곳곳이 초토화됐습니다.

도로 침수와 교량 유실로 강원도 전체에서 약 70여 명의 주민이 고립되고 마흔 명이 넘는 행락객이 구조됐는데요.

가장 피해가 컸던 곳이 홍천군 내면 지역입니다.

지난 주말부터 오늘까지 연간 강수량의 절반에 근접한 395㎜가 넘는 비가 한꺼번에 쏟아졌는데요.

화면으로 보고 계신 곳이 어제 저희가 촬영한 홍천군 내면 광원리 마을입니다.

갑자기 다리가 끊겼죠.

범람한 계곡 물이 콘크리트 다리 위까지 치면서 교각 일부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20가구, 50여 명 정도가 고립됐는데요.

다리가 끊어져 갈 수 없다 보니 어제 주민들과 20~30m 떨어져서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먹는 물이 부족해서 면사무소 직원들이 끊어진 다리 위로 생수를 던져줬다고 합니다.

주민 목소리 한 번 들어보시죠.

[전윤하 / 고립 마을 주민 : 큰 나무들이 걸리니까 물이 밑으로 못 빠져나갔어요. (물은 어떻게 전해줬어요? 던져서요?) 거기서 던져줬어요. (생수를 던져줬어요?) 네.]

[앵커]
주민 고립이 얼른 풀려야 할 텐데요.

복구는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저희 취재팀이 오늘 오전 다시 현장에 갔는데요.

끊어진 다리 아래로 흙을 메꾸는 복구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오전 촬영된 영상인데요.

물도 어제보다 많이 빠졌고요.

차량은 어렵지만, 사람은 다닐 수 있고 오늘 오후면 완전히 고립이 풀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제 통화한 주민과 다시 연락했는데 산에서 내려온 흙탕물이 모아뒀더니 밤에는 좀 가라앉아서 생활용수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앵커]
야영객 구조 소식도 많이 들립니다.

현장에서 보니까 어떻습니까?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던가요?

[기자]
산간 계곡에서 밤사이 계곡 물이 범람하면 쉽게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어제 저희가 인제 내린천 상류를 촬영한 영상입니다.

흙탕물 양이나 속도가 어마어마하죠.

지난주까지만 해도 가뭄으로 거의 물이 없던 곳입니다.

그런데 새벽 시간 갑자기 이런 식으로 불어납니다.

저희가 어제 야영장 한 곳을 촬영했는데요.

새벽에 119구조대가 보트를 이용해 야영객을 구조한 곳입니다.

물이 좀 빠진 뒤에 찾은 야영장은 폭탄을 맞은 것 같았습니다.

건물은 모두 주저앉았고, 문도 제대로 닫지 못하고 두고 간 차량 바퀴에는 수초가 빽빽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앵커]
폭우가 예고됐는데, 그래도 고립사고가 이어졌어요.

현장에서 볼 때는 어떻습니까?

[기자]
계곡과 강이 많은 강원도에서 야영객 고립 사고는 매년 반복되는 일이긴 합니다.

그제와 어제 약 40여 명 정도 구조됐는데요.

휴가 기간 일정 조정이 어려웠다거나 산악회 공식 행사거나 여러 이유가 있죠.

혹시 내게 그런 일이 있을까 하는 안전 불감증을 우선 거론할 수밖에 없고요.

여기에 일부 관광지나 사설 야영지의 안이한 상황 대처도 문제입니다.

폭우가 예보됐는데도, 정해진 행사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는 일이 무척 많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 저희 강원지역 취재팀이 추가 취재해서 보도할 예정입니다.

[앵커]
폭우가 내리면 가장 큰 피해 가운데 하나가 산사태잖습니까?

강원도에서 특히 많이 발생했는데요.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산사태 적색 경보가 켜진 상태입니다.

오랜 가뭄 뒤 내린 집중호우죠.

지반에 균열이 생긴 상태에 빗물이 빠르게 흡수되면 흙의 무게가 늘어서 지반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큰데요.

통상 누적 강수량이 200㎜ 이상이면 산사태 위험 징후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강원 지역은 지난 나흘간 많은 곳은 400㎜ 가까운 비가 내렸습니다.

강원도에 산사태 취약 지역이 최소 2천 곳 이상 되는데요.

현장을 다녀보면 산사태 발생 시 토사뿐 아니라 도로 위로 집채만 한 바위가 굴러떨어집니다.

철제 펜스가 버티지 못할 정도인데요.

특히 산사태 낙석은 더욱 빨리, 더욱 멀리 굴러 내려온다고 합니다.

운전자는 늘 기상 상황 참고하고 안전 운행 하셔야 하고요.

장기적으로는 산사태를 예측한 대비 피난 지도 등 정교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앵커]
올 상반기 가뭄이 극심했는데요.

강원 지역은 완전 해갈이 된 건가요?

[기자]
해갈이냐 아니냐는 그렇게 볼 수도 있고, 또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오늘 오전에 찍은 강릉 오봉 저수지입니다.

강릉시는 극심한 가뭄으로 생활용수 제한급수까지 예고했었는데요.

역대 최저로 떨어졌던 저수율이 10%p 이상 상승하면서 일단 큰 위기는 넘겼습니다.

강원 지역 하천마다 지금은 물이 넘쳐나는 만큼 어느 정도 해갈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물을 오랜 기간 담을, 즉 저장할 그릇이 없다는 겁니다.

조금씩 천천히 오는 게 좋은데 짧은 시간 너무 많이 오다 보니 곧 말라버린다는 얘기죠.

동해안 지역은 사실 금세 동해로 물이 빠져나가기도 합니다.

[앵커]
그래도 강원지역은 댐이 많지 않습니까?

모아둘 수 있는 양이 많지 않을까요?

[기자]
어제 비가 많이 와서 청평댐이나 팔당댐이 올해 들어 처음 수문을 개방했는데요.

상류에 있는 의암댐이나 춘천댐, 화천댐은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실 의암이나 춘천댐 같은 곳은 정식 명칭이 댐이 아니라 의암발전소, 춘천발전소 같은 발전소입니다.

담수용량이 적은, 전기 생산을 위한 시설이죠.

담수를 고려하려면 한강 수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소양강댐이나 충주댐을 보셔야 하는데요.

이번 비로 소양강댐 수위는 4,1m, 충주댐은 1m 정도밖에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저수율로 보면 0.2~0.6% 정도 늘어난 건데요.

평균 수위에 여전히 턱없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해갈이 됐느냐는 문제는 앞으로의 강수나 태풍 북상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는 대형 다목적댐을 만들기 어려운 만큼 송수관로 개선이나 지자체 공동취수장 개발 등 여러 대책이 함께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강원도 춘천에서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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