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72시간 '우왕좌왕'

골든타임 72시간 '우왕좌왕'

2014.04.23. 오후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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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침몰 초기 해경의 대처 방식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종자 구조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바지선은 닷새가 지나서야 설치돼 구조의 '골든타임'이라는 72시간을 흘려보냈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현장에 출동한 해경은 바다에 뛰어든 사람을 구조하기 급급합니다.

선내에 진입해 승객을 구하거나 배가 가라앉는 걸 막기 위한 전문적인 조치는 전혀 없습니다.

훈련된 요원들이 줄지어 출동했지만, 강한 조류 탓에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수중 작업에서는 '바지선'이 필수.

바다에 고정되기 때문에 잠수부들이 구조 작업을 준비하고 재정비와 휴식까지 취할 수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직후부터 바지선을 요구했지만, 현장에 투입된 건 침몰 닷새째인 20일이었습니다.

[인터뷰:나장균, UDT 전우회장]
"바지선은 전진기지 역할을 하거든요. 파도 2~3m 되는 수면 위에서 가벼운 고무 보트가 그(바지선) 역할을 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은 사고 열 두시간이 지난 오후 8시에야 거제조선소를 출발했습니다.

해경은 긴급상황 때 방재조치 명령권한이 있지만, 사용료 문제로 호출을 미룬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선체를 망치로 두드리는 작업도, 바닷 속에 빛을 비추는 일도 에어포켓에서 혹시나 버텼을 생존자에겐 생명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구조대는 발광 시간이 짧은 조명탄으로만 야간 수색을 하다 사흘 째에야 오징어배를 투입했습니다.

희생자가 물에 떠내려가는 걸 막기 위한 그물도 사고 사흘째에야 설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대책본부에 대한 가족들의 불신이 높아진 이유입니다.

[인터뷰:실종자 가족]
"저희 학부모님들이 바지선을 그렇게 원했습니다. 오징어 배도 우리가 얘기했고요. (정부는)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수습책을 마련하려고 해요."

무인잠수정과 음파영상탐지기 등 첨단장비가 잇달아 투입됐지만, 시기를 놓친 탓에 희생자를 수습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적절한 초동대처에 실패한 당국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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