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높은 '양간지풍'...강원도 대형산불의 주범

악명높은 '양간지풍'...강원도 대형산불의 주범

2020.05.02. 오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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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초속 25m 태풍급 강풍…진화 사실상 불가능
고성, 2년 연속 ’양간지풍’ 인한 산불 피해 발생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5월에도 지속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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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지역에는 매년 봄철만 되면 고온건조한 강풍 '양간지풍'이 발생합니다.

이 시기에 산림에 불씨가 옮겨붙으면 이번과 같은 대형산불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정혜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시뻘건 화마가 강한 바람을 타고 무섭게 번져 갑니다.

나무 아래에서 꼭대기로 순식간에 옮겨붙은 불티는 바람에 실려 순식간에 퍼져 나갑니다.

고성 산불도 최고 초속 25m에 가까운 소형 태풍급 강풍에 진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건조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메마른 날씨에 매년 봄철 반복되는 고온의 강풍, '양간지풍'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양간지풍은 강원도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강한 바람을 말합니다.

남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고 경사면에서 바람이 더욱 세집니다.

고성 지역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양간지풍으로 인한 대형산불 피해가 났습니다.

이에 앞서 1996년 고성 산불과 2000년 동해안 산불.

그리고 천 년 고찰 '낙산사'가 불탔던 2005년 양양 산불도 모두 '양간지풍'이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병두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장 : 산불 확산 속도는 바람이 불지 않을 때보다 초속 6m가 불면 29배 이상 더 빨라지고. 작은 불티는 단번에 2km 이상 멀리 날아갑니다. 특히 올해는 건조한 날씨와 크게 오른 기온도 한몫했습니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은 5월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 5월에도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특히 기온이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면서 때 이른 여름 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커 대체로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산림청이 예측한 산불 위험도도 5월 첫째 주와 셋째 주가 가장 높았습니다.

건조한 날씨와 양간지풍을 비롯한 강한 봄바람, 그리고 일찍 온 더위가 겹칠 경우 영동과 동해안 지역의 산불 비상령은 5월 중반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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