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 해남 부근 상륙...물폭탄 안고 남부 관통

태풍 '미탁' 해남 부근 상륙...물폭탄 안고 남부 관통

2019.10.02. 오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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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종구 앵커, 차정윤 앵커
■ 출연 : 정혜윤 / 문화생활과학부 기자

[앵커]
18호 태풍 '미탁'은 전남 해안, 해남 부근에 상륙한 뒤 빠르게 남부 내륙을 지나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모두 7개인데, 이 가운데 내륙을 관통하는 태풍은 '미탁'이 처음이어서 그만큼 비바람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 기자와 함께 태풍 '미탁' 상황과 전망 알아보겠습니다.

문화생활과학부 정혜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먼저 태풍 '미탁' 위치 어디쯤인가요?

[기자]
네, 태풍 미탁은 오늘 밤 9시 40분쯤 목포 인근 전남 해안, 그러니까 해남 부근에 상륙했고, 지금은 목포 남동쪽 약 40km 부근 육상을 빠르게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태풍은 남부 내륙을 관통해 내일 오전 8시쯤에는 경북 영덕 인근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이번 태풍의 최대 고비는 오늘 밤부터 내일 오전 사이가 되겠습니다.

특히 태풍의 세력은 내륙에 상륙하면서 소형급의 약한 강도로 더 약화했습니다.

지난번 남해안에 강풍 피해를 몰고 온 태풍 '타파'보다는 강도가 약하지만, 이번에는 태풍이 내륙을 관통하기 때문에 비바람 피해는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끝까지 경계를 해주셔야 겠습니다.

[앵커]
태풍특보 상황도 좀 살펴보죠, 더 확대 강화되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태풍이 상륙하면서 해상과 남부 내륙은 대부분 태풍 경보로 더 강화됐습니다.

중부 지방은 충청 일부 지역까지 태풍주의보가 내려졌고, 영동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앞으로 태풍이 이쪽으로 이동하면서 영동과 동해상은 태풍특보가 내려지겠고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강풍 예비특보가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 영향 반경이 230km에 달하면서 전국이 영향권에 들고, 취약시간인 야간에 통과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난번 태풍 타파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태풍이 북상하기에 앞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고, 비바람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만큼 위력이 강하다는 것이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태풍 전면에서 만들어진 비구름 영향으로 이미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제주도 산간, 윗세오름에 3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고, 전남 보성과 경북 울진 지역은 20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일 최대순간풍속도 제주 산간에서 초속 32.5m의 돌풍이 관측됐고, 전남 여수에서도 31.5m 가 넘는 강풍이 불었습니다.

이 정도면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간판이나 건물 지붕 등이 날아갈 수 있는 수준입니다

또 남부 지역의 국지성 호우도 문제인데요.

특히 경북 지역에 오늘 저녁 무렵부터 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가 집중되고 있는데, 태풍 상륙 즈음에는 경북 울진에 시간당 90mm에 육박하는 물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경북 영덕군 강구시장 일대는 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진 상태입니다.

앞으로 영동과 경북 북부 동해안에는 최고 500mm 이상의 호우가 더 내리고, 남부 내륙에서도 최고 300mm 이상의 비가 더 오겠습니다.

또, 해안가와 섬 지역에서는 초속 50m 이상, 내륙에서도 초속 30m의 강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입니다.

밤사이 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해상은 어떤가요? 이번에도 해안가는 해일 피해 가능성도 크다면서요?

[기자]
네, 이번에도 태풍 북상 시간과 만조 시각이 겹쳐 해안가는 해일 피해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조 시각을 살펴보면, 자정과 내일 새벽 사이가 서해와 남해 서부, 내일 낮에는 동해 상이 만조 시기에 해당하는데요,

태풍이 오늘 밤사이 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해상에는 최고 9m 이상의 매우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만조 시기와 겹치는 일부 해안가의 경우 높은 파도로 침수와 범람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곳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낙동강 유역인데요, 밤 8시 20분부터 낙동강 김천교 지점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졌고, 9시 20분부터는 의령 부근 정암교 지점에도 홍수주의보가 추가로 발령됐습니다.

낙동강 김천교 부근은 지난 22일 태풍 타파가 북상했을 때도 이 지역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던 곳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현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50mm 이상의 비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낙동강 홍수통제소는 많은 비로 인해 주의보 기준인 1.5m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 지역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낙동강 지역은 강의 기울기가 완만하기 때문에 물이 잘 빠지지 않고 평소에도 비가 많이 올 경우 범람 위험이 큰 곳인데, 태풍이 북상하면 바닷물이 더 상승하기 때문에 홍수, 범람 위험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밤사이 상황에 더 유의를 해주셔야 겠습니다.

[앵커]
이번 태풍이 취약 시간대에 상륙하면서 피해가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데요, 시간별로 주의해야 할 지역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네, 제주도는 태풍이 지나면서 큰 고비를 넘기고 앞으로 태풍특보가 점차 호우특보나 풍랑특보 강풍특보 등으로 대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부터는 남부 지방이 고비인데요.

새벽 2~3시 무렵까지는 광주 등 전남 지방이 비바람으로 인한 최대 고비가 되겠고, 내일 새벽 2시 오전 9시까지는 영남 지방 특히 경북 지방이 최대 고비에 들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 오전 ~ 오후까지 영동 비 피해가 예상됩니다.

특히 강원 영동의 경우는 지형적인 영향이 겹치면서 집중 호우 가능성이 큽니다. 이 지역은 산불 피해 지역이어서 산사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비를 해주셔야 합니다.

[앵커]
태풍이 통과하면서 비바람이 강해지면 어떤 피해가 발생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기자]
네, 시간당 20~30mm의 비는 우산이 소용없을 정도의 장대비입니다.

이런 비가 2∼3시간 지속하면 축대 붕괴와 산사태 위험이 커지며 하수구가 넘치기 시작합니다.

시간당 50mm 안팎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 시설물 피해는 물론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의 가능성이 커지는데, 지금 영남 지역의 경우는 시간당 60mm 이상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물 폭탄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많은 비가 2시간 이상 지속한다고 한다면 일단 주변 점검을 하시고, 침수나 범람 위험이 있다면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먼저 대피를 하셔야 합니다.

강풍 역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현재 해안가의 경우 초속 50m 이상의 비가 예상되고 있는데, 이 정도면 달리는 열차가 전복되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수준은 물론이고 철탑도 넘어가는 무서운 위력입니다.

따라서 밤사이 밖으로 나와보시는 건 자제해주셔야 합니다.

또 해안가에서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오거나 저지대 침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태풍이 접근할 경우 피해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시면 안되고요,

해안가나 산간 지역에서는 해안 주변 도로나 계곡 근처의 접근을 피하고 안전한 지대로 미리 대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 도심지역은 빌딩풍 때문에 또 피해가 커지는데, 순간적인 돌풍이 불면 아파트 창문이 깨지는 경우가 많죠, 유리면에 테이핑을 하거나 신문지를 붙이시는 분이 많은데, 더 중요한 것은 문과 유리 사이에 공간이 없도록 신문이나 젖은 천 등으로 막아 창문이 움직이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앵커]
올해는 유난히 태풍이 많았습니다. 이번 태풍까지 무려 7개나 된다고 하는데, 기록적인 숫자라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번 '타파'에 이어 올해 '미탁'까지 올해만 벌써 7번째 태풍인데요.

태풍 관측 기록이 이뤄진 1951년 이후 우리나라에 7개의 태풍이 영향을 준 건 1959년 1위 기록 이후 처음입니다. 60년 만의 최다 태풍 기록인 셈입니다.

특히 올해는 가을 태풍 기록도 바뀌었는데요. 그동안 1951년 이후 9월과 10월에는 태풍이 우리나라까지 북상해 영향을 준 적은 많아야 2개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을 태풍이 2개나 찾아왔던 해도 8번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9월 발생 태풍이 지난번 링링과 타파 이번 미탁까지 3개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번에 태풍 미탁의 경우도 유사 태풍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인데요,

역대 태풍 중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북상한 태풍 중에 미탁과 같이 10월에 서해로 북상한 태풍을 찾기는 어려웠고요. 그 중 라마순의 경우 서해로 북상했지만 7월 태풍이고, 1994년의 태풍 세스의 경우 10월 태풍이긴 하나 제주 서쪽 해상을 지나 남해안으로 상륙했습니다.

그만큼 이번 태풍의 북상을 기상청에도 무척 이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태풍 세스가 북상했을 당시 삼척 등 영동 지역은 3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비 피해가 발생했고, 통영에서도 초속 40m 이상의 강풍이 관측됐었습니다.

이번에는 이보다 더 많은 비와 강풍이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그럼 이렇게 이례적인 가을 태풍이 잦아지는 이유는 뭔가요? 또 앞으로도 또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이 있을 지 궁금하네요 어떤가요?

[기자]
네, 우선 가을 태풍이 잦아지고 강해지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기후 변화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의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 태풍 발생 조건이 좋다는 것이고요

특히 북태평양 고기압이 좀처럼 수축하지 않고 평년보다 더 확장해있어 태풍의 길이 우리나라쪽으로 열려 있다는 겁니다.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합니다.

그림을 보시면 보통 평년 이맘때 북태평양 고기압은 일본 남쪽 해상까지 수축해야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그 가장자리가 일본까지 확장해 있습니다. 그러니까 태풍이 발생해 북상한다면 그 가장자리를 따라 대한해협을 통과하게 되고
더 확장할 경우 더 서편해 이동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동아시아 부근의 패턴이 변화하고 있음은 틀림이 없고, 최근 패턴을 볼 때 가을 태풍이 잦아지고, 그 강도고 더 세지고 있다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태풍 발생 지역의 해수 온도가 높고 태풍의 길이 한반도 주변으로 열려 있기 때문에 또다시 태풍이 발생한다면 10월 중에 태풍의 영향을 하나 더 받을 가능성도 현재는 배재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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