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버티기 사라질까...'원정 다득점' 56년 만에 폐지

안방 버티기 사라질까...'원정 다득점' 56년 만에 폐지

2021.06.25. 오후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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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정 경기에서 넣은 골을 더 값지게 여기는 축구 규정, 이른바 '원정 다득점 제도'가 5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왜 없애고, 어떤 변화가 생길지, 조은지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2년 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안방 1차전에서 0대 1로 졌던 토트넘은 아약스 원정에서도 얻어맞았습니다.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줘 중간 합계 0대 3.

'벼랑 끝' 토트넘은 하지만, 모우라가 후반에만 세 골,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꿈의 무대' 결승에 올랐습니다.

[손흥민 / 토트넘 공격수 (지난 2019년) : 이건 정말 제 인생에 최고의 순간입니다. 저에게나 또 제 조국과 토트넘에도 이건 역사입니다. 정말 소름 돋았습니다.]

'암스테르담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 명승부는, 적지에서 넣은 골에 가중치를 두는 '원정 다득점 원칙'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축구에만 있는 이 규정은, 먼 이동 거리와 일방적인 응원, 낯선 축구장 환경까지, 불리한 원정팀에 나름의 혜택을 주려고 1965년 도입됐습니다.

분명 긴박함과 재미를 위한 건데, 최근엔 오히려 홈에서 골을 안 내주려고 수비로 일관하는 이른바 '안티 풋볼'의 빌미가 되기도 했습니다.

실제 1970년대 중반과 최근을 비교하면, '안방 이점'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승률 차이는 크게 좁혀졌고, 홈과 원정에서 두 배가 넘던 득점력 역시 이제는 나란히 한 골대입니다.

결국, 유럽축구연맹이 칼을 뽑았습니다.

새 시즌부터 남녀, 유소년까지 모든 클럽대항전에서 '원정 다득점 원칙'을 없애고, 필요하다면 전·후반 15분씩 연장, 이어 승부차기를 치른다고 발표했습니다.

홈, 원정 안 가리고, 이제는 더 많은 골을 넣은 팀이 이기는 겁니다.

[박찬하 / 축구 해설위원 : 2차전을 원정에서 치르는 팀이 유리한 형평성도 꾸준히 제기된 문제점 중에 하나입니다. 다만 익숙한 흥미 요소가 하나 사라진 것만은 틀림없고, UEFA의 폐지 이유처럼 공격적인 경기가 늘어날지는 지켜볼 대목입니다.]

반세기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규정, 하지만 언더독의 반란이나, 안방 절대 강자를 보는 재미는 반감될 거라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옵니다.

YTN 조은지입니다.

YTN 조은지 (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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