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팀닥터' 선수들이 선택?...태극마크도 달았었다

'무면허 팀닥터' 선수들이 선택?...태극마크도 달았었다

2020.07.06. 오후 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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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감독도 쩔쩔매
"선수들과 부모가 물리치료사 안 씨 요청"
피해 선수들 "안 씨에게 매달 100만 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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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녹음 파일에는 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의 폭행이 자주 등장합니다.

오늘 국회에 출석한 김규봉 감독은 팀 닥터가 폭행을 주도했으며 자신은 오히려 폭행을 말렸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는데요.

의사를 사칭하고 다닌 문제의 팀 닥터는 국가대표팀에서도 활동했습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씨가 술을 마시면서 선수를 때릴 때 감독은 오히려 굽신거렸습니다.

"니는 아무 죄가 없다. 이빨 깨물어. (찰싹!) 어디서 양아치 짓을! 어? 야! 커텐 쳐! 일단 한 잔 하시죠. 한 잔 하시고. 콩비지 찌개 제가 끓였습니다."

국회에 나온 김규봉 감독은 지난 2008년 경산에 있는 병원에서 안 씨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규봉 / 경주시청 철인3종 감독 : 2008년도 병원에 (물리치료사로) 있었고 저희 팀 선수들 외에 다른 실업팀 선수도 치료를 받았었습니다.]

그러면서 안 씨를 팀으로 데려오고, 팀 닥터로 부른 건 선수들의 선택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규봉 / 경주시청 철인3종 감독 : 저희 팀에 오게 된 것은 (안 씨가) 병원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있을 때 선수들과 부모님의 요청에 의하여 저희 팀에 오게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 씨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매달 백만 원을 지급한 선수들의 주장은 정반대입니다.

[최숙현 선수 동료 / 음성변조 : 그 안에서 마사지를 안 받는다면 팀 내에서 왕따 혹은 몸 관리 안 하는 그런 선수로 찍히죠.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주도해서 무조건 하게 만드는…말로는 선택이라고 하지만 다 김규봉 감독이 했던 말입니다. 장윤정 선수랑.]

더구나 안 씨가 미국 의사면허가 있는 진짜 의사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다녔다는 점에서 감독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최영희 /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 의심한 적 많죠. 우리끼리 돌팔이 아닌가? 아무래도 돌팔이이지 싶다. 의사가 왜 미국에서 학위 땄으면 미국에서 하면 돈도 많이 벌건데 국내 들어와서 선수들 마사지나 하고 그러나 했죠.]

더 충격적인 건 안 씨가 국가대표팀에서도 팀 닥터로 활동했다는 사실입니다.

안 씨는 지난해 중국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김규봉 감독이 지휘한 철인 3종 남자 대표팀의 팀 닥터로 소개됐습니다.

[김규봉 / 경주시청 철인3종 감독 : (감독과의 특수한 관계 아닙니까?) "없습니다. 전혀 저희와 상관없는 사람입니다.]

경주시 체육회가 뒤늦게 안 씨에 대한 고발 조치를 결정한 가운데 어떻게 무면허 물리치료사가 의사 행세를 하며 선수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 의혹과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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