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막아낸 '복귀 꼼수'...강정호 사태가 남긴 것들

팬이 막아낸 '복귀 꼼수'...강정호 사태가 남긴 것들

2020.06.30. 오후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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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2009·2011·2016년 음주운전 적발
4년 흐른 뒤 국내 복귀 추진해 진정성 의심받아
KBO 정통한 변호사 선임…솜방망이 징계 끌어내
진정성 없는 기자회견 태도에 비난 여론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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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 번이나 음주운전을 저지르고도 프로야구 선수로 복귀하고자 했던 강정호의 계획은 결국 팬들의 손에 의해 물거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강정호 사태가 남긴 씁쓸한 단면을 허재원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강정호는 KBO 선수 시절 두 번이나 음주운전에 단속됐고,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습니다.

4년이 지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방출된 뒤에야 고개를 숙이고 국내 복귀를 추진해 처음부터 진정성을 의심받았습니다.

KBO 규약에 정통한 변호사를 선임하는 철저히 계산된 행보 끝에 1년 자격 정지 300시간 봉사활동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받아내긴 했지만, 이는 오히려 야구팬들의 공분을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습니다.

강정호를 퇴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는 등 뒤늦게 거센 여론을 감지하고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진심을 담지 않고 같은 말만 반복하는 강정호의 태도에 오히려 비난 여론은 커져만 갔습니다.

[강정호 / 전 메이저리거(지난 23일) : 비시즌 동안 유소년 야구선수들에게 야구 관련 재능기부를…. 유소년 선수들에게 좀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어린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꼭 도움을….]

결국, 연맹도 구단도 막지 못했던 강정호의 복귀 계획은 팬들의 손에 가로막혔습니다.

법리적 한계에 가로막혀 사실상 범법자의 복귀 길을 열어줬던 KBO도, 마지막 순간까지 여론의 눈치만 살폈던 키움 구단도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더불어 팬을 위해 존재하는 프로스포츠의 모든 종사자는 더욱 엄격한 도덕적 책무를 부과받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습니다.

YTN 허재원[hooa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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