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 독수리 잡았다...성남 3위로 '껑충'

진공청소기, 독수리 잡았다...성남 3위로 '껑충'

2020.05.31. 오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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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수리와 진공청소기, 2002년 한·일 월드컵 신화를 썼던 주역들이 사령탑으로 첫 번째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지휘봉을 잡을 때부터 콕 찍어 FC서울을 이기고 싶다던 성남 김남일 감독이 선배 최용수 감독을 꺾고,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K리그 소식,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선수 시절 날렵한 모습 그대로, 나란히 양복 맵시를 뽐낸 서울 최용수·성남 김남일 감독.

날카로운 눈빛과 범접하기 힘든 카리스마로 시대를 풍미한 두 사령탑이 계급장을 떼고 처음 붙었습니다.

틈날 때마다 '깨알 지시'를 전하고, 선수들을 독려하면서도 서로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지지 않겠다는 듯 수비적으로 내려앉은 서울 최용수 감독을 상대로, 밑져야 본전인 초보 김남일 감독은 잇달아 공격 카드를 넣었습니다.

야속한 시간만 흐르던 후반 44분, 마지막 교체카드로 들어간 토미가 결국, 한 방을 터뜨렸습니다.

혼전 상황에서 집중력으로 빈 골대를 흔들며 K리그 첫 골을 신고했습니다.

90분 내내 번뜩이던 진공청소기 김남일 감독은 무장해제, 해맑은 미소로 베테랑 선배를 꺾은 기쁨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김남일 / 성남FC 감독 : 기 싸움에서 좀 지기 싫었고요. (최용수 감독님이) 자꾸 자극해달라고 하는데 어떤 자극을 원하는지 솔직히 저도 좀 궁금하고요. 아직도 좀 가슴이 벅찹니다.]

김영광 골키퍼는 신들린 '선방 쇼'로 개막 4경기 연속 무패와 3위 등극에 디딤돌을 놨습니다.

[김영광 / 성남FC 골키퍼 : (감독님이 승리욕을) 티 내는 분이 아니시니까. 저희도 인터뷰나 언론에서 나온 것을 많이 봤잖아요. 선수들도 뭔가 더 이기고 싶은 게 많았던 것 같아요. //기쁘네요, 진짜.]

한편 '리얼돌 사태'로 1억 원 중징계를 받은 FC서울은, 논란 이후 첫 번째 홈 경기에서 대형 현수막으로 관중석을 꾸몄습니다.

포항은 인천 원정에서 무려 네 골을 뽑으며 4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일류첸코가 한 골, 도움 한 개, 팔로세비치가 도움 2개를 곁들이며 대승에 앞장섰습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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