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더콕] 북한 축구, 평양에서는 무적...역대 전적은?

[더뉴스 더콕] 북한 축구, 평양에서는 무적...역대 전적은?

2019.10.15. 오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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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축구대표팀, 오늘 오후 5시 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를 북한과 치릅니다.

1990년 남북통일 축구대회 이후 평양에서는 29년 만에 열리는 남북 축구 대결입니다.

북한 축구 수준이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되지만 평양에서만큼은 무적으로 불릴만한 전적을 보여왔기 때문에 경기 결과를 낙관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특이한 경기장 환경 때문에 평양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05년 3월 이란과의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0대 2로 패한 이후 14년째 한 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우선 오늘 경기가 열리는 김일성 경기장은 인조잔디 구장입니다.

평양에는 천연잔디가 깔린 양각도 경기장과 능라도 5.1 경기장도 있지만 국제 경기는 주로 김일성 경기장에서 개최됩니다.

천연잔디 구장에서 훈련과 경기를 해온 외국팀에는 낯설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북한의 응원전입니다.

영상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2017년 4월, 여자 아시안컵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열렸던 당시의 영상입니다.

관람석을 꽉 채운 응원단은 일어선 채 응원하기도 하고 각종 응원 도구를 활용해 일사분란하게 응원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보통 홈경기라고 해도 자국 선수들이 선제골을 내주거나 경기력이 떨어지면 응원의 열기가 식기 마련이지만 평양 응원단의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응원단의 열렬한 응원이 주는 압박감이 적지 않다고 분석합니다.

북한은 특히 2009년에 치러진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홈 경기의 이득을 제대로 챙겼습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를 김일성 경기장으로 불러들여 연달아 격파했고 아시아 최강 이란과는 양각도 경기장에서 맞붙어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북한은 44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당시 같은 조였던 우리 팀은 평양 대신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를 벌여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일본도 평양의 제물이 된 적이 있습니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때 피파랭킹 17위의 일본이 124위 북한에 1대 0으로 패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때 우즈베키스탄을 4:2로 크게 이겼고 지난달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첫 경기에서는 올해 1월 아시안컵 때 대패했던 레바논에 설욕을 했습니다.

우리 팀에도 평양 징크스가 있습니다.

역대 전적 7승 8무 1패로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단 한번의 패배가 1990년 남북 통일축구 때 능라도 5.1 경기장에서의 역전패였습니다.

당시 피파랭킹 제도가 없었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우리 팀이 앞섰음에도 선제골을 못 지키고 1대 2로 역전당했습니다.

오늘은 현재 피파 랭킹만 비교해 보면 37위와 113위의 경기입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대로 랭킹은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김일성 경기장의 인조잔디에 얼마나 적응할지, 일방적인 응원의 압박감을 얼마나 떨쳐낼 것인지가 경기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생중계로 경기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우리 팀의 승리와 함께 남북 두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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