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中 쑨양 도핑 논란 속 금메달... 은메달 선수, 시상대 거부

광주세계수영, 中 쑨양 도핑 논란 속 금메달... 은메달 선수, 시상대 거부

2019.07.23. 오후 2:4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광주세계수영, 中 쑨양 도핑 논란 속 금메달... 은메달 선수, 시상대 거부
2019광주세계수영대회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호주의 맥 호튼이 시상대에 오르길 거부하고 있다
AD

지난 21일 광주 남부대 국제 수영장에서 열린 2019광주세계수영대회에서 도핑 논란에 휩싸인 중국의 쑨양이 400m 우승을 달성한 가운데 2위로 은메달을 거머쥔 호주의 맥 호튼이 시상대에 오르길 거부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CNN은 2019광주세계수영대회 자유형 400m에서 쑨양에 이어 2위를 한 호주의 수영선수 맥 호튼이 시상대에 오르는 것을 보이콧하며 양국 팬들 사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쑨양에 대한 논란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쑨양은 2014년 5월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3개월간 자격정지 당했지만, 이 사실은 11월에야 드러났다. 그 사이 쑨양은 9월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 3개를 따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쑨양에 대한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9월 자신의 도핑검사용 혈액이 담긴 유리병을 망치로 깨뜨린 사실이 알려져 또다시 도핑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러나 국제수영연맹이 쑨양에게 경고 조치만 내리며, 그는 이번 대회에 무사히 출전해 자유형 4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처럼 수차례 도핑 논란에 휩싸인 쑨양과 호튼 사이 악연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호튼은 당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자유형 400m 경기를 앞두고 쑨양을 '약물 사기꾼(drug cheat)'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이후 펼쳐진 경기에서 호튼은 쑨양을 꺾었고, 쑨양은 취재진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중국 수영팀 코치는 호주 수영팀을 상대로 공개 사과를 요구했으나, 호주 측 감독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중국에서는 '호튼이 의도를 갖고 쑨양을 정신적으로 공격한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되며, 중국인들은 호튼에 대해 비난 여론을 쏟아냈다.

이번 광주수영대회에서 시상대에 오르지 않고 기념사진 촬영을 거부한 호튼의 행동 역시 쑨양에 대한 항의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호튼이 쑨양을 정면으로 보이콧한 데 쑨양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를 존중하지 않을 수 있지만, 중국은 존중해야만 한다"라고 맞받아쳤다.

이 같은 두 선수의 신경전 이후 국제수영연맹(FINA)은 "집행부가 22일 광주에 모여 남자 자유형 400m 시상식에서 일어난 상황을 분석한 결과 호주수영연맹과 호튼에게 경고장을 보내기로 했다"라며 호튼의 행동을 지적했다.

그러나 호주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 캣 캠벨과 데이비드 맥콘 등은 호튼을 '레전드'로 추켜세우며 그의 행동을 지지하고 있다. 호주 대표팀 동료인 미치 라킨 역시 "광주에 모인 99%의 선수들이 호튼의 행동을 지지하고 있다. 우리는 깨끗한 스포츠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호튼의 행동에 힘을 실어줬다.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