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전원, 선수촌 퇴촌...이유는?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전원, 선수촌 퇴촌...이유는?

2019.06.25.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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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석원 앵커
■ 출연 : 최동호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전원에 대해 한 달 간 선수촌 퇴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남녀 선수들이 함께 훈련을 하던 중 한 남자선수가 다른 남자 선수의 바지를 내려 성희롱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인데요.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두 선수 모두 메달리스트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사건인지 간략히 알려주시죠.

[인터뷰]
지난 17일이었거든요. 진천선수촌에 쇼트트랙 대표팀이 입촌을 해서 산악훈련을 했는데 훈련 도중에 남성인 한 선수가 여성 선수들이 보는 가운데 후배 남성 선수의 바지를 내렸습니다. 그래서 후배 선수가 수치심을 느껴서 대표팀 감독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요.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도 신고를 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늘 진천선수촌이 인사심의위원회를 열었고요. 그래서 쇼트트랙 대표팀에게 한 달간 선수촌 퇴출 징계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스포츠 미투도 쇼트트랙에서 시작이 됐고요. 그 이후로도 쇼트트랙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 숙소에 무단으로 출입했다가 퇴촌당하는 징계를 받았거든요. 유독 쇼트트랙에서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논란이 좀 더 커지고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앵커]
한 달간 퇴촌이라는 징계가 결정이 된 건데 이 징계 수위는 어느 정도에 해당하는 겁니까?

[인터뷰]
불미스러운 일과 관련돼서 선수 개개인이 퇴촌된 일은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 종목에 대표팀 전체가 퇴촌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때문에 선수촌 역사상 최초로 대표팀 전체가 퇴촌된다는 것은 선수촌 입장에서 보면 강력한 징계를 내렸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앞서도 말씀하셨지만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들 숙소로 몰래 들어가는 일도 있었고 지금 이런 일도 있었고 이런 것들이 계속 겹치다 보니까 이렇게 더 사상 초유의 팀 퇴촌이라는 결정까지 내려온 거겠죠? 퇴촌 결정이 내려지면 단순히 선수촌만 떠나는 게 아니라 일체 지원들도 받을 수 없게 된다고 하는데 어떤 지원들, 어떤 특혜를 잃게 되는 겁니까?

[인터뷰]
선수촌에서 징계를 결정할 때 퇴촌을 결정하고 또 여기에다가 훈련비 지원 중지를 함께 결정했거든요. 때문에 쇼트트랙 대표팀에게는 한 달 동안의 훈련비 지원이 중지가 됩니다. 이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예를 들면 태릉선수촌에 있었을 때 태릉선수촌은 수용 규모가 적어서 선수촌에 입촌하지 못하는 종목 대표팀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이렇게 돼서 불가피한 촌외의 훈련일 경우에는 기본적인 숙식비용에다가 수당, 훈련비까지 지원은 했는데 이번에 선수촌에서 쇼트트랙 대표팀이 퇴촌된 것은 징계성이기 때문에 퇴촌은 물론이고 훈련비 지원을 중지하는 징계를 함께 결정을 한 거죠.

[앵커]
보다 강한 징계 수위인 것 같은데요. 공교롭게도 쇼트트랙이라고 하면 효자종목으로 많이 불리면서 국민들이 많이 자랑스러워했지만 불미스러운 일도 잇따라 여러 차례 터지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기강해이 문제가 터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뭐라고 봐야 할까요?

[인터뷰]
오늘 조사해 보니까 바지를 벗기는 이런 성희롱 장난 이외에 무단 외박도 있었다고 하고요. 이런 거 보면 쇼트트랙이 기강해이가 심각하다 이렇게 볼 수는 있겠죠. 그런데 왜 쇼트트랙에서 자꾸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원인은 저도 좀 더 얘기를 들어보고 취재를 해야 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확실하게 근거를 가지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다만 추정은 해 볼 수는 있습니다. 뭐냐하면 종목별로 특성이 다르고 나름의 선수촌 분위기와 전통이 있기 때문에 쇼트트랙도 쇼트트랙만의 문화와 분위기를 가질 수는 있거든요. 이런 면으로 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고 또 쇼트트랙은 워낙 세계 정상을 지켜야 된다는 압박감에 승부를 강조하다 보니까 선수들의 사회성도 떨어지고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했었을 수도 있다라고 봅니다. 이 반대 사례를 들면 양궁 같은 경우에는 쇼트트랙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세계 정상을 지키는 종목이고요. 쇼트트랙 못지않게 세계 정상을 지키기 위한 엄청난 압박감, 부담감을 갖고 있는데 양궁 같은 경우에는 협회 운영이나 대표팀 선발 또 선수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거든요. 이런 걸 보면 양궁과 쇼트트랙의 협회 운영, 지도자 선발, 대표팀 관리에는 차이점이 분명히 있다, 이런 것을 말씀드릴 수 있죠.

[앵커]
성인지 감수성이나 압박감에 따른 선수들의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종목과 비교해 볼 때는 협회 운영에 대한 측면에서 조금 개선을 해야 된다라는 말씀까지 해 주셨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손봐야 된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보통 이렇게 얘기할 때 제도를 고치고 규정을 고치고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이와 관련된 얘기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이미 대비책은 지금도 존재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운영이 안 되는 거고요. 이외에 저는 선수들의 의식의 문제를 들고 싶은데. 선수들의 사회성, 인격적인 성숙과도 관련된 문제거든요. 그런데 지금의 체육계가 굉장히 민감한 시기입니다. 체육계와 관련돼서 혁신위원회 안이 나오고 체육계가 반발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런 시기에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선수들이 체육계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우리 사회가 체육계에 무엇을 요구하고 어떻게 체육계를 바라보고 있는지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거거든요. 높은 수준의 도덕이나 윤리를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삶의 최소한, 그러니까 국가대표로서 자신들이 지녀야 되는 태도 이런 것들을 얘기하는 건데. 이런 것들에 대한 체육계 스스로 선수들에게 교육과 관리가 있어야 되겠죠.

[앵커]
선수들, 더 국민의 시선을 의식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말씀까지 들어봤습니다. 지금까지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평론가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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