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대표팀, 잠시 후 서울광장에 뜬다

U-20 대표팀, 잠시 후 서울광장에 뜬다

2019.06.17. 오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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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오동건 앵커
■ 출연 : 박찬하 축구해설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졌지만 참 잘 싸웠습니다. 사상 첫 준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박찬하 축구위원 모시고 얘기 나눠보죠. 안녕하십니까. 참 국민들을 즐겁게 해 줬던 우리 선수들. 오늘도 준결승의 감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 오전에 축구영웅들이 귀국을 했습니다. 어떤 얘기들을 했는지 영웅들의 목소리 듣고 오시겠습니다.

[이강인 / U-20 축구대표팀 선수 : 처음에 목표가 우승이라고 했지만 목표를 못 이뤘지만 저희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후회는 전혀 없고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저희 팀이 행복했던 것 같아요. 같이 연습하면서 장난도 치고 얘기도 많이 하고 진짜 좋은 추억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 형들과 같이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지만 꼭 같이 했으면 좋겠고 더 좋은 모습 보여줘서 더 발전하고 싶어요.]

[이광연 / U-20 축구대표팀 선수 : 세네갈전도 있기는 하지만 에콰도르전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저희가 1대 0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실점하면 연장전 힘들게 갈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마지막 선방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모든 선생님들의 믿음 그리고 저희가 국민 여러분과 악속했던 어게인1983을 이루고자 한걸 믿음으로 해서 결승전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정용 / U-20 축구대표팀 감독 : 한국땅 밟아보니까 이제 실감이 나는데,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우리 20세를 이렇게 사랑하고 애정 있게 응원해 주신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더 감사를 드리고. 이왕 결승까지 올라갔었는데 좀 더 우리가 잘했으면 결승전에 우리 국민들이 더 신나게 즐겁게 응원할 수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앞서 이강인 선수가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 그리고 행복했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국민들도 참 행복했던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 팀은 이전에 우리가 봤던 우리 대표단하고 좀 다른 모습인 것 같아요.

[인터뷰]
여러 가지로 분위기부터 시작해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라든가 또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그것을 극복하는 모습 등 다양한 형태로 차이점을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을 봤을 때는 선수들이 이렇게 자유분방해도 되나, 또 한편으로는 너무 긴장을 안 하는 것 아닌가. 이런 걱정이 될 정도의 모습이었는데 오히려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걸 경기로 또 결과로 선수들이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긴장을 안 하는 것이 아니고 충분히 대회를 즐기고 있고 또 내부적으로는 긴장감, 적당한 긴장감을 갖고 있고 또 그런 준비과정을 통해서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을 선수들이 보여줬거든요. 우리가 이제는 대표팀이라든가 또 특히 연령별 대표팀, 20세라든가 17세라든가 이런 선수들을 바라봤을 때는 지금까지 우리가 국가대표라든가 또 그렇게 바라봤던 시각과는 또 다르게 어린 선수들을 바라볼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제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씀을 주셨는데 일곱 경기를 치렀습니다. 좀 돌아보고 싶습니다. 어느 순간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으십니까?

[인터뷰]
매 순간순간마다 다 기억에 남는 장면들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월드컵만 돌아봐도 첫 번째 조별리그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패하면서 우리가 어렵게 대회를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조별리그를 통과하기 위해서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부터 모든 걸 쏟아부었어야 했는데 포르투갈은 강팀이었습니다. 물론 이 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을 했습니다마는 이번 대회의 확실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이었고요.

[앵커]
죽음의 조.

[인터뷰]
그런 팀을 맞아서 우리가 전반전보다는 후반전에 훨씬 더 좋은 내용을 보여줬거든요. 하지만 경기에 패했을 때 평가는 좋지 않았습니다. 돌아보면 그 경기부터 우리가 전반전과 후반전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이번 대회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 이것에 대한 어떤 복선이 제기가 됐던 경기였고 특히 저는 이번 대회를 돌아봤을 때는 세네갈과의 경기가 가장 인상적인데 그 한 경기는 우리 대표팀의 이번 대회 여정이 모두 다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또 우리가 경기를 뒤집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또 경기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치르면 어떤 행복한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상황상황마다 참 긴장의 연속이었고.

[앵커]
보는 사람도 긴장이 됐고.

[인터뷰]
7번의 VAR이 있었고 그중에 다섯 차례 판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들이 나왔거든요. 마지막 승부차기까지도 우리가 1, 2번 키커가 다 실패했음에도 그것을 역전하고 4강에 올랐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저는 세네갈과의 경기가 가슴속 한 곳에 깊이 박혀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포르투갈에 0:1로 패했을 때만 해도 이거 16강 전 못 가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왔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그 이후에 드라마를 쓰면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 아니겠습니까? 모든 선수들이 원팀으로 묶여서 다 잘했지만 이강인 선수 얘기를 빼놓을 수 없고요. 너무 잘해서 이번에 또 골든볼까지 수상을 했어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18살의 나이로 골든볼, MVP를 수상했습니다. 이강인 선수가 이번 대회에 보여줬던 모습 자체는 역시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고 그리고 공격포인트가 6개거든요. 2골, 4개의 도움인데 단순히 그런 공격포인트뿐만 아니라 매 경기마다 꾸준한 활약을 펼쳤느냐, 펼치지 못했느냐. 그 여부도 이 골든볼을 줄 수 있는 받을 수 있는 그런 자격에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강인 선수가 조별리그뿐만 아니라 토너먼트에서도 계속 좋은 활약을 펼침으로 인해서 FIFA 쪽에서도 이강인 선수에 대한 선택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요. 또 이강인 선수가 18살의 나이로 이 상을 받았는데 18살 나이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MVP를 받았던 선수가 역대 네 선수가 있어요. 그럴 정도로 선택받은 자, 역대 4명, 네 손가락 안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견한 거죠.

[앵커]
구체적으로 뭘 잘했는지 얘기를 더 짚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강인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탈압박, 정말 중원에서의 압박을 이겨내는 실력과 킬패스.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하는데 동의하십니까?

[인터뷰]
상당 부분 동의하고요. 그리고 이런 표현을 쓰면 맞을 것 같아요. 눈이 한 8개 정도 달린 것 같고요. 그러니까 전후, 앞뒤 해서 언제든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있고 그리고 이강인 선수가 이번 대회 뛰는 모습을 봤을 때는 계속 경기를 치르면서 진화를 합니다.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보다는 두 번째 경기, 두 번째보다는 세 번째 그리고 토너먼트 가서는 또 다른 차원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만큼 이 대회에 임해서 이강인 선수가 어떤 준비를 했는지 그리고 여유가 생겼을 때 본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그런 기본 기량이 있기에 좀 가능했다는 생각이거든요. 경기 운영뿐만 아니라 또 선수들, 동료 선수들을 챙기는 모습도 있고 그리고 왼발에서 시작되는 날카로운 킥 더하기 18살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경기운영 능력까지 있었어요.

경기를 잘 기억을 해 보시면 상황상황마다 이강인 선수가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모습이 있었거든요. 이강인 선수가 몸이 불편하거나 체력이 완전히 소진돼서 누웠던 그런 상황들도 있습니다마는 경기상황에 따라서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기 위해서 영리하게 그라운드에 잠깐 누워서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었던 그런 모습들을 봤을 때는 이강인 선수가 이제 10대 선수인데 20대를 넘어서 계속해서 프로 생활을 하게 되면 어떤 선수로 진화하게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앵커]
이른바 택배크로스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데. FIFA가 선정한 최고의 골 후보에 조영욱 선수 골 그리고 최준 선수가 터뜨린 골도 지금 올라 있는데 이 골 모두 다 이강인 선수 발끝에서 시작이 됐어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세네갈전 조영욱 선수의 골도 그랬고요. 또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최준 선수의 득점도 그렇고.

[앵커]
지금 영상으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다 이강인 선수의 왼발에서 비롯된 골인데 조영욱 선수에게 날아갔던 패스도 타이밍이 기가 막혔습니다. 수비 세 선수를 관통하는 이강인 선수의 패스로부터 시작이 됐고요. 그리고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나왔던 최준 선수의 골은 정지된 상황이죠.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상대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던 그 틈을 이강인 선수가 재빠르게 낚아채서 수비 사이로 정교한 킥을 보여줬고 최준 선수가 또 타이밍 맞춰서 잘 들어갔어요. 좋은 마무리가 있었고 좋은 마무리를 돕는 이강인 선수의 패스가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강인 선수 이야기를 해 봤는데 다른 선수들도 참 잘 뛰었습니다. 물론 원팀이었기 때문에. 국제대회는 해외 스카우터들도 상당히 주목을 합니다. 지금 해외로 진출한 선수들도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가능성은 충분한 것 같습니다. 20세 이하 월드컵은 성인 무대로 가는 바로미터거든요. 그래서 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 가운데 프로선수가 돼서 이미 우리 선수 가운데는 상당수가 프로선수인데요. 또 성인무대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는 이런 선수들의 숫자가 많은 편입니다.

우리 선수 가운데서는 이번 대회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오세훈 선수라든가 또 측면의 반대발 윙백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줬던 왼쪽의 최준 선수라든가 또 폭발적인 스피드를 가지고 있는 엄원상 선수 이런 선수들이 많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얘기를 들었는데요.

우리가 수비수들도 이번 대회 또 좋은 활약을 펼쳤었습니다. 이지솔, 이재희, 김현우 선수는 이미 크로아티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고요. 이런 선수들 가운데 상당 숫자가 유럽에 가서 한번 도전해 봤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이광연 골키퍼도 신장이 작은 골키퍼의 핸디캡을 극복하면서 이번 대회에 멋진 행방을 연거푸 보여줬는데 골키퍼가 해외 무대에 가는 뛰는 것이 아시아 무대는.

[앵커]
쉽지 않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우리가 일본 무대에서는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고 있는데 유럽에 가서 우리 골키퍼가 활약하는 모습은 좀처럼 볼 수가 없었거든요. 과연 그런 도전을 한 번쯤 하게 될지. 이 선수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흥미롭게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정갈량, 정정용 감독의 용병술도 한몫을 한 건데요. 앞서 우리 선수들의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해 주셨는데 지도력도 이제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우리가 축구선수들 훈련 모습 하면 굉장히 스파르타식 모습을 떠올리는데 이번에는 안 그랬던 것 같거든요.

[인터뷰]
시대가 달라지고 세대가 달라지면 자연스럽게 지도자들의 철학도 달라져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선수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지도 철학을 주입시키느냐, 선수들에게 이해시키느냐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은데요.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정정용 감독과 함께해서 그런 이유도 있겠습니다. 선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정정용 감독의 노력도 대단히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소집훈련 기간이 아닐 때 선수들이 또 팀에 있어서 적응을 돕기 위해서 노트 같은 거 만들어줘서 선수들에게 주기도 하고요. 또 공부해 오라고 스스로 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시키는 건 한계가 있다는 정확한 판단이었던 것 같거든요.

그런 노력 덕분에 우리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굉장히 높았고 또 아무리 감독이 좋은 전략전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그것을 구현하지 못하면 이 효율성이 떨어지잖아요. 그런 만큼 좋은 지도철학, 좋은 준비 더하기 선수들의 이해력 그리고 선수들이 그만큼 각자 소속팀에서 많이 노력했던 부분들, 모든 것들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생각입니다.

[앵커]
젊은 선수들이에요. 이강인 선수는 방학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지금 얼마나 방학 이런 느낌, 학생이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는데 병역특혜에 대한 얘기는 현재 법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여러 가지 혜택이 있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선수들에게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제공하는 포상금도 검토가 될 거고요. 과거에 우리가 2010년 FIFA 주관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17세 이하 여자 선수들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포상금이 지급이 됐었고 또 그 같은 해에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우리가 3위를 했었거든요. 그때도 대한축구협회에서 선수들에게 어떤 포상금 지급이 됐었는데 아마도 이번 팀 역시도 비슷한 규모의 어떤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앞으로 이 선수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정말 기대가 되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박찬하 축구해설위원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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