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준우승'...이강인 골든볼 영예

'아름다운 준우승'...이강인 골든볼 영예

2019.06.16. 오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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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연수 앵커 / 김경수 앵커
■ 출연 :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앵커]
오늘 새벽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 소식, 차례로 보고 오셨는데요. 아쉬움도 남지만 다시 봐도 대단한 기록입니다.

[앵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함께 이번 대회 전체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우리 선수들이 초반에 너무 일찍 선제골을 넣어서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인지 아쉬움도 많이 남았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셨습니까?

[인터뷰]
많이 아쉽죠. 일단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 그리고 열심히 뛰어줬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오늘 결승전만 보면 아쉬운 장면도 있죠.

아쉽다는 이야기는 져서 아쉬운 게 아니라 우리 선수들의 실력이 이게 전부 다가 아닌데,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했다는 점에서 많이 아쉽습니다.

왜 실력 발휘를 못했냐. 체력에서 확실히 뒤졌습니다. 저는 체력은 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뚜껑 열고 보니까 체력이 뒤져서 패스웍 살아나지 않았고요.

1:1에서도 볼을 많이 뺏겼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골, 세 번째 골 안 줘도 될 골이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우크라이나 선수를 쫓아가지 못해서 결국에는 실점이 됐고 이런 면에서 보면 굉장히 아쉬운 면이 있죠.

[앵커]
체력을 말씀하셨는데 아무래도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이 험난했고 결승전 전에 체력 회복을 많이 강조했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그 전의 피로 같은 게 굉장히 많이 누적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거죠?

[인터뷰]
누적된 건 틀림없죠. 그런데 누적된 건 우리도 연장전 한 경기가 있었지만 결승까지 6경기잖아요. 6경기는 우리나 우크라이나나 똑같은 조건이라고 봅니다.

물론 연장전을 한 번 뛰었었지만. 그런데 사흘 동안에 그 매 경기마다 쉬는 시간이 있죠, 휴식 시간이 있는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을 경기력이고 실력이라고 한다면 선수들의 실력이고.

대표팀의 전력이라고 한다면 선수들을 지원해주는 업무까지 전부 다 대표팀의 전력이라고 볼 수 있겠죠.

선수들이 사흘 동안 과학적으로 컨디션 관리하고 조금 더 빨리 피로 회복하고 체력 회복하실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도 있거든요.

그게 바로 피지컬 코치이기도 하고 트레이너가 하는 역할이기도 하고요.

그런 면으로 봐서는 요즘에 스포츠 과학도 많이 발달해서 선수들의 신체 리듬도 어느 정도 조절하고 원하는 그 시기에 신체의 최고조를 맞출 수 있는 그런 기술까지도 많이 적용되고 있거든요.

이런 면으로 봐서 조금 우리가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회복이 더뎠습니다.

[앵커]
결승전 올라오기까지 우리가 봤던 또 기대했던 실력 발휘가 전부 다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쉬운 경기였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경기 끝나고 일부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서 좀 아쉬움, 쓴소리, 비판 같은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그건 또 다른 아쉬움이죠. 또 다른 아쉬움은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스포츠팬들 우리 국민들께. 그러니까 곰곰이 과거를 되돌려 보시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을 때마다 누군가 부진하다고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선수를 희생양으로 만들어서 집중적인 화살을 쏘는 경우가 많이 있었거든요.

이번에도 그런 경우가 되풀이된 겁니다. 예를 들어서 김정민 선수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어요. 어제 경기 끝나고 보니까 경기 끝나자마자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순위로 올라왔더라고요.

준우승인데 준우승이 아니라 그냥 누군가를 비난하려고. 이게 적정한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데 물론 김정민 선수는 원래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었거든요.

우크라이나가 워낙에 수비가 세다고 하니 정정용 감독이 좀 더 공격적인 멤버로 구성을 했고 미드필더에서 최후에서 공수 조율할 수 있는 역할, 미드필더 역할을 김정민 선수에게 맡긴 건데 잘할 수 있는 장점이 발휘되지 못하는 포지션이다보니 많이 밀렸습니다.

그래서 미드필더에서 밀리다보니까 스리백들에 부담도 많이 가중됐고요. 이것은 감독의 작전에 따라서 자기가 포지션에 들어가서 최선을 다했지만 자기 특성이 발휘되지 못하는 포지션이다 보니 그러니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이 결과 가지고 준우승까지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서 해 놓았는데 누군가의 희생양으로 만들어서 비난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요. 아까는 경기력 플러스 대표팀 전력을 말씀드렸잖아요.

스포츠도 있고 스포츠 문화도 있거든요. 이 스포츠 문화는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야 되는 건데 저절로 정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런 거는.

[앵커]
그런 선택을 하는 건 정호진 선수를 빼고 김정민 선수를 선발로 세운 건 감독님 선택이었고 정정용 감독은 나름 생각하는 면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나았을 텐데 또 경기 중간에도 이렇게 전술을 계속 바꾸지 않았습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셨습니까?

[인터뷰]
전반 선발 멤버 구성은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딱 두 번 졌거든요. 결승전에서 지고 1차전 포르투갈에 졌잖아요. 포르투갈의 전술 운영이 오늘 결승전에서 전술 운영과 거의 비슷합니다.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가려고 했다가 김정민 선수가 이와 같은 역할을 했고요. 전반전의 경기 운영을 보고서 후반전에 승부수를 띠웠죠. 4-2-3으로 바꿨고 선수들의 라인업을 끌어올리면서 들어갔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후반전에 또 하나의 변칙 작전이 있었습니다.

뭐냐 하면 미드필더에서 상대는 김정민 선수의 역할을 하는 미드필더를 2명 둬서 더블볼란치를 했었는데 수적으로 불리하잖아요.

그래서 보강하려고 센터백이었던 김현우 선수를끌어올려가지고 둘이 같이 하게 했거든요.

이러다 보니 김정민 선수도 본인의 특성을 살릴 수 없는 포지션이고 김현우 선수도 하나 올라와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게 본인으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처음으로 뛰어보는 그런 전술이다보니까 나머지 포백들도 자기 자리 처음 뛰어본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전술적으로 동선이 맞지도 않고 중계를 보셨던 분들은 아실 텐데 우리 선수들 가끔 가다 보면 서로 몰려 있는, 자기 자리를 찾아서 공간을 안 주는 것이 아니라 몰려 있는 이런 장면도 몇 번나왔죠.

[앵커]
아쉬운 이야기로 처음에 시작을 해 봤습니다. 다음 목표가 있어야 또 재미있게 축구에 매진할 수 있으니까 다음에 우승까지 할 수 있겠죠. 이강인 선수가 골든볼 수상했는데요. 이건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갖는 걸까요?

[인터뷰]
우리 팀은 패했잖아요, 결승전에서. 준우승인데 우승이 아니라 준우승팀에서 이강인 선수를 MVP 골든볼로 선정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FIFA, 국제축구연맹이 이강인 선수만큼은 인정한다라고 받아들여도 되겠죠. 더욱이 놀라운 건 이강인 선수가 18살이잖아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형들을 제치고 18살 선수가 또 MVP를 받은 거예요.

이런 예는 이 대회 역사상 이게 통산 네 번째거든요. 그리고 직전 18살 선수가 받았던 경우가 잘 아시는 메시가 받았고요.

메시 이후로 13년 만에 18살 선수가 받았다는 것은 이강인 선수가 또래, 지금 18세에서 20세에서는 세계적인 선수이고 또 당대에 축구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인정받았다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말씀해주신 것처럼 가치를 인정받은 거니까 이강인 선수가 소속팀 발렌시아가에서 앞으로 많이 출전 기회를 못 잡고 있는 것 같은데 계속 있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팀으로 옮길 것인지 이런 부분들에 관심이 쏠리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그게 저는 중요한 문제라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이강인 선수도 마찬가지고요. 우리가 20세 이하에서 준우승을 일궈냈지만 이 선수들이 24살, 25살 이후에 월드컵에서도 준우승 하리라는 보장은 없죠.

이 얘기는 뭐냐 하면 20세 이하 선수들이기 때문에 아직 완성된 선수들은 아닙니다. 이강인 선수도 이제 18살이고요.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도 통과를 해야 되고 올림픽 대표팀을 통과하고 난 뒤에 성인 월드컵에서 겨뤄야 되는데 향후 한 3년, 길게 보면 4년까지 이들이 무럭무럭 지금처럼 잘 자라줘야 되거든요.

잘 성장하기 위해서 중요한 거는 이제 이 선수들은 1군 무대에서 실전 경험을 많이 갖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강인 선수는 본인 소속팀에서 뛰고 있지 못하잖아요.

또 앞으로 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찾는 것도 사실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강인 선수 본인으로서도 그렇고 또 발렌시아 구단에서도 향후 2, 3년을 내다보니까 이강인을 좀 더 큰 선수로 키우기 위해서는 실전 경험을 뛸 수 있는 것으로 임대를 줘서 계속 뛰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요.

이것은 이강인 선수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닙니다. 우리 조영욱이나 골키퍼인 이광연 선수. 이광연 선수도 소속이 강원 FC인데 올해 입단했거든요. 올해 한 경기도 뛰지 못했어요.

그럴만 하죠. 이제 20살인데 소속팀에서는 주전 형들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뛸 기회가 없기 때문에 실전 경험을 굉장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앵커]
이번 대회 통해서 원팀의 중요성 어느 정도인지 볼 수가 있었는데요.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이랄까요, 감독들의 여러 가지 다양한 스타일 중에서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인터뷰]
정정용 감독이 축구하는 스타일, 실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속은 다 챙기는 그리고 후반전에 승부수를 띄우고 이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서 본인이 철저하게 계산하고 뛰어본 선수들, 확실히 검증된 선수를 건졌으니 결과는 나왔습니다.

늘 강조했던 게 원팀을 강조했거든요. 그런데 플레이를 보면 원팀인 것은 맞아요. 원팀은 맞는데 어떻게 해서 본인의 전술대로 실제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펼칠 수 있는 원팀이 됐느냐를 생각을 해 보면 우리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벤투 감독이 와서 선수들에게 전술 강의하고 가서 해라라고 한다고 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선수들도 감독이 지시하는 작전 내용을 이해를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정정용 감독은 2006년부터 전임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유소년 축구 그리고 연령별 대표팀을 계속 지도를 해 왔거든요.

그러니까 대표적으로 조영욱이나 오세훈 선수 같은 경우에는 어렸을 때부터 정정용 감독과 함께 성장해 온 겁니다. 이러다 보니까 선수들은 정정용 감독의 축구를 이해하게 되고 선수들은 감독의 스타일을 제대로 파악하게 되고 이러다 보니까 하나의 원팀 감독 작전 지시가 그대로 선수들에 의해서 그라운드에서 펼쳐질 수 있는 원팀이 된 거죠.

이런 면으로 봤을 때 축구협회도 이런 성과를 낸 거지만 성적이 안 좋다고 계약 기간 내에 1년 이내에 해임하고 경질 하고 이것이 과연 어떤 결과로 상반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앵커]
앞으로의 발전에 대해서 고민해야 될 부분도 말씀해주셨는데 지금 우리 선수들이 내일 새벽에 돌아오는데 환영행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식으로 진행됩니까?

[인터뷰]
내일 새벽 오전 6시에서 7시 정도 귀국 비행기가 도착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내일 정오에 낮 12시에 서울시청 앞에 있는 서울광장에서 환영행사를 갖게 되고요.

[앵커]
우리 선수들 이제 한국 축구의 황금세대라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는데 앞으로 우리 축구사에 어떤 소중한 선수들로 계속해서 키워내려면 국민적으로 또 축구협회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겠습니까?

[인터뷰]
저는 가장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준우승 자체, 우리가 준우승 했다, 이거는 당분간이죠. 그리고 기록으로 남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준우승한 20세 대표팀의 놀라운 성과로부터 앞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우리가 발전하기 위해서 어떤 유산이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앞으로 당분간 잘 봐야 된다라고 생각하거든요.

두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은데 한 가지는 이들이 아직 완성된 선수가 아니라는 점. 18세, 20세이기 때문에 적어도 향후 3, 4년 동안은 이들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훈련하고 육성해야 된다.

이들이 이번에 준우승 했다고 나중에 4년 뒤에 월드컵에서 또 준우승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이런 걸 하나 말씀드리고 싶고요. 또 하나는 감독 문제인데 선수들도 천재 같은, 이강인 선수 같은 선수가 뚝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좋은 교육을 받고 제대로 성공했기 때문인데 지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감독도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는 거 아니거든요.

2006년 이후에 유소년 축구, 연령별 대표팀이 겪었던 경험이 축적이됐기 때문에 정 감독이 만들어졌고 또 스타 출신이 아니라 실력대로 인정해서 대표팀을 맡기고 이런 경험으로 해서 성과를 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실력 위주 그리고 충분한 기회 경험 축적. 이런 것들을 선수와 감독들에게 모두 배려할 수 있고 조금 멀리 내다보고 축구를 설계하는 이런 것들을 이번 20세 이하 대표팀이 우리에게 보여줬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대회 기간 내내 국민에게 많은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또 생각할 부분들 앞으로 우리 축구에 어떤 부분들이 필요한지 여러 가지 교훈도 알려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최동호 평론가였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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