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결승행...한국축구 새 역사

U-20월드컵 결승행...한국축구 새 역사

2019.06.12.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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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송경철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최동호 / 스포츠평론가, 허재원 /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기분 좋은 뉴스죠. 우리나라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에콰도르를 꺾고 FIFA가 주관하는 남자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습니다.

우리 축구 역사를 다시 쓴 위대한 업적이죠.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스포츠부 허재원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새벽에 축구 보셨죠?

[인터뷰]
당연히 봤죠.

[앵커]
젊은 선수들이 축구 역사를 새로썼습니다.

[인터뷰]
조마조마했습니다. 왜냐하면 한 골차 승부였는데요. 후반 25분 넘어가면서부터 우리 선수들의 체력이 부친 모습이 많이 나왔죠.

1골을 지켜야 되는 건데. 우리는 지켜야 되고 에콰도르는 넣어야 되고. 에콰도르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우리가 골을 넣은 장면이 아니라 종료 직전에 이광연 골키퍼가 슈퍼세이브 있죠.

거의 골과 다름없는 헤딩슛을 막아내는 장면, 그때 거의 철렁하면서 끝났다, 이제. 이렇게 느꼈죠.

[앵커]
허재원 기자는 어떤 장면이 가장 인상 깊으셨나요?

[기자]
이번 경기는 예전하고 좀 달랐습니다. 조별예선부터 8강전까지 이전 경기까지들은 선수비, 먼저 막고 먼저 잠그고 나서 후역습에 나서는 그런 전술을 많이 해왔었는데 오늘 경기는 오세훈과 이강인 선수를 앞세워서 초반부터 날카롭게 공세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기다리던 골이 많이 안 나오다가 전반 39분에 나왔는데요. 이강인 선수가 상대 수비가 자리를 잡기 전에 재빨리 프리킥을 넘겨줬고 그 프리킥을 최준 선수가 기가 막히게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한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동작이나 표정 모두 약간 연기를 하듯이 이강인 선수가 프리킥을 하지 않을 것처럼 하는 상태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서 패스를 했거든요.

오로지 이강인과 최준 선수, 눈을 마주치면서 작품 같은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최준 선수의 얘기 들어보시죠.

[최 준 / U-20 축구대표팀 : 저희 둘이 눈이 맞고, 저는 먼저 뛰었는데 강인이가 패스를 넣어줘서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최동호 평론가 말씀하신 대로 후반에는 굉장히 불안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반격에 나선 에콰도르의 공세가 굉장히 매서웠는데요.

캄파나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장면이 있었고 에스피노사의 중거리슛은 이광연 선수의 지금 보시는 것과 같이 선방에 막히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후반 추가 시간에 에콰도르가 골대를 맞고 나온 공을 다시 차넣어서 골을 만들기는 했는데 이때 비디오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명이 되면서 한숨을 돌렸죠.

그리고 종료 직전 캄파나의 결정적인 헤딩슛이 수문장 이광연 선수의 신들린 선방으로 막아냈는데 이거는 정말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냈다 이렇게밖에 말씀드릴 수 없는 대단한 슈퍼세이프였습니다.

결국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을 확정했는데요. 이광연 골키퍼의 얘기도 들어보시죠.

[이광연 / U-20 대표팀 골키퍼 : 선수들이 앞에서 열심히 뛰어주고 또 골까지 넣어주니까 자신감이 붙어서 이거 무조건 다 막아줘야 되겠다.]

[앵커]
최동호 평론가님, 이번 경기를 평가하면서 정정용 감독 얘기를 많이들 하시는 것 같아요. 특히 용병술을 많이 칭찬들을 하는 것 같던데 어떤 용병술을 썼길래 그렇습니까?

[인터뷰]
일단 가장 눈에 드러나 보이는 선수 기용이나 용병술에 관한 얘기는 감독이 교체 투입했을 때 교체 투입한 선수의 활약에 따라서 금방 눈에 드러나죠.

그러니까 정정용 감독은 보니까 굉장히 서두르지 않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은 승부를 결정지을 때를 자신이 결정하고 거기서 준비를 하는 거죠. 언제 결정짓느냐.

대부분 다 후반에 있었습니다. 후반에 새로운 축구에서 조커라고 얘기하는 비장의 카드를 투입해서 결정했는데 지금까지는 조영욱 선수나 또는 엄원상 선수 등이 조커로 많이 활용이 됐고요.

이것들이 다 기대했던 것만큼의 효과를 다 봤습니다. 더군다나 오늘 경기에서 저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후반 27분, 28분쯤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강인 선수를 뺐어요.

[앵커]
체력이 좀 떨어졌나요?

[인터뷰]
체력은 분명히 떨어졌죠. 그런데 1골차 승부이고 에콰도르가 살아나서 반격을 하는 때이기 때문에 팀으로서는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있어야 되고요.

그리고 이강인 선수도 수비에서 활약이 그동안 컸었거든요. 그런데 이강인 선수를 빼고 박태준 선수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이 장면 보고도 저는 굉장히 놀랐는데 후에 인터뷰할 때 들은 내용 보니까 지금부터는 관건이 체력이다. 수비도 체력으로 하는 거다라고 해서 박태준 선수를 넣고 1골차 승리를 가져간 거고요.

이런 면으로 보면 나름 보는 눈이 정확하게 과단성 있게 한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전술적으로 유연하죠.

그러니까 스리백과 포백을 경기 상황에 따라서 왔다 갔다 하면서 3-4-3이나 3-5-2, 그리고 4-2-3-1 등을 구사하면서 상대방과 경기 상황에 맞게 전술을 바꿔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

아무리 정정용 감독이라고 하더라도 만약에 이번 20세 팀이 아니었으면 전술적인 변화가 그라운드에서 구현되지 못했을 거다.

왜냐하면 연령별, 그러니까 14세부터 시작해서 선수들과 함께 자라오면서 오랜 시간 동안 보고 축구를 만들어온 거거든요.

때문에 선수들도 정정용 감독의 전술에 대한 이해의 폭이 굉장히 크고 그라운드에서 구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자유롭고 유연한 전술 변화를 할 수 있었다고 보는 거죠.

[앵커]
정정용 감독의 전술에 깜짝 놀랐다 이렇게 표현해 주셨는데 실제로 오늘 경기에서도 이런 과감한 승부수가 잘 통한 거예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이 준결승이었잖아요. 굉장히 큰 경기,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런 경기에서 이렇게 변화를 주고 승부수를 던지고 그런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거거든요.

굉장히 과감한 선택이었는데 선발 라인업을 바꿨습니다. 그동안 출전시간이 짧았던 선수들이죠. 김세윤과 고재현 선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투입을 했는데요.

이 선수들이 체구는 작지만 굉장히 빠릅니다. 이강인 선수와 비슷한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강인 선수가 해 줘야 할 역할들을 이 선수들한테 대신 맡겼다.

왜 맡겼냐 하면 이 선수들이 상대 진영을 헤집고 다니면서 이강인 선수의 체력 부담을 덜어준 겁니다. 이강인 선수가 굉장히 지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덕분에 이강인 선수가 힘을 아꼈고요. 이런 재치 있는 프리킥으로 최준의 결승골까지 끌어낼 수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정정용 감독이 후반 들어서 일찌감치 김세윤 선수를 뺐거든요. 그리고 조영욱 선수를 투입하면서 공격진의 스피드를 강화했고 말씀하신 대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후반 27분에는 이강인을 빼는 정말 승부수였죠.

승부수를 던지면서 수비벽을 단단히 했습니다. 정정용 감독의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정정용 /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 : 수비적으로 하려면 조금 더 뛰는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강인에게 물어보고 상태를 확인하고 교체했습니다.]

[앵커]
표정도 굉장히 진지한 정정용 감독인데.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U-20이면 20세 이하 선수들인데 이 선수들이 어떻게 모아지는 겁니까? 14살 때부터 육성을 합니까, 감독이?

[인터뷰]
아까 말씀드렸던 이유는 그러니까 연령별로 대표팀이 구성이 돼서 월드컵도 연령별로 열리게 되거든요.

그런데 정정용 감독 같은 경우에는 14세 이하 대표팀에서 코치 그리고 감독을 거치면서 연령별 대표팀에서 쭉 올라와서 지금 20세 이하 대표팀을 맡고 있는 겁니다.

대표팀을 맡게 되는 게 중학교 코치에서부터 시작을 했거든요. 이러는 동안 이맘때 중고등학교 정도 되는 선수들에 대해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감독들 중에 1명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이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가장 잘 알죠. 그리고 14세부터 올라온 선수들과 계속 대표팀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도 한 감독과 한 팀을 만들어 왔으니까 우리가 얘기하는 원팀이 실제로 구현됐다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정정용 감독은 어떤 스타일의 지도자인가요?

[인터뷰]
일단은 지금까지의 6경기에서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이게 일단 수비를 안정적으로 가면서 실리를 굉장히 추구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대표적으로 16강전에서 일본하고 할 때 우리가 볼 점유율을 7:3까지 밀렸거든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밀린 게 아니라 그냥 내준 겁니다.

내줬다는 얘기는 볼 점유율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거는 볼을 오래 갖고 소유함으로써 공격 기회를 많이 만들어서 골을 넣을 기회가 많아진다는 의미인데 의미 없는 횡패스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 수비 조직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거죠.

그런 면에서 카운터어택을 하고 후반전에 완전히 스타일을 바꿔서 승부를 걸었는데 이렇게 굉장히 실리에 강한 축구를 추구하면서 전술적으로 봤을 때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승부에 강하다, 이렇게 볼 수도 있죠.

[앵커]
정 감독이 대표적인 흙수저로 유명하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 감독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로를 못 왔습니다. 실업팀에서만 뛰다가 은퇴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프로 경험이 없습니다.

국가대표는커녕 프로팀 경험도 없는데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이라고 볼 수가 있고. 그래서 아주 젊었을 때부터 아까 말씀하신 대로 14세 이하 연령별 대표팀에서 차곡차곡 공부를 하면서 실력을 쌓아왔던 실력파 감독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이번 대회에서 대표적으로 보여지는 게 전반에 스리백 전형으로 잠그고 후반에 상대가 체력이 떨어졌다 싶으면 포백으로 바꿔서 공격적인 전술로 나가고 그런 전술 변화를 굉장히 변화무쌍하게 자유자재로 쓰거든요.

그런 마치 장기판에 장기 두듯이 선수들을 배치하는 게 굉장히 인상적인 그런 감독이었습니다.

[앵커]
선수들 얘기도 해보겠습니다. 이강인 선수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아까 표정이나 동작이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 턱을 탁 만지다가 정말 뭐라고 할까요?

송곳 같은, 딱 찔러줬는데 이걸 최준 선수가 받아서.

[인터뷰]
감아차서 골로 이어지는 모습인데요.

[앵커]
어떻게 보셨나요?

[기자]
이강인 선수가 2001년생이거든요. 그런데 이번 대표팀 선수가 대부분 1999년생이 주축이에요. 그래서 2살이나 어린 막내 선수인데 그런데 이번 대표팀에서 이강인 선수 사실상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별명도 막내 형이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대표팀이 훈련할 때 음악을 틀어놓고 하는데 꼭 이강인 선수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선곡을 한다고 해요.

그리고 경기 전에는 이강인 선수가 형들한테 애국가 크게 따라부르자, 이렇게 제안도 해서 선수들이 보시면 굉장히 애국가를 크게 부르는 장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에 뛰지 못하는 형들을 일일이 챙기기도 하면서 형들에게 인정을 받았는데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1골, 도움 2개를 기록했고 4강전에서도 결승골을 만들어내면서 진짜 에이스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이강인 선수도 소감을 한번 들어보시죠.

[이 강인 /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공격수 : 저는 항상 이 팀을 믿었어요. 감독님, 코칭 스태프도 그렇고 형들도 진짜 능력 있는 분들이고 좋은 선수들이어서 간절하고 한 번은 우승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 결승까지 오게 돼서 기뻐요.]

[앵커]
유명한 화면이죠. 6살 때 예능 프로그램에 온 모습. 축구 신동이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기자]
저희가 이강인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슛돌이라는 별명은 굉장히 유명했었죠. 이강인 선수가 2007년이었습니다.

한 지상파에서 방영했던 슛돌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지금 장면을 보시면 알겠지만 굉장히 고급 기술을 이때도 자유자재로 사용했습니다.

마르세유턴, 라보나킥 이런 굉장히 고급 기술들을 잘 사용을 했고 득점력은 물론이고 6살 나이에 경기 운영까지 하는 그런 노련함까지 보였습니다. 승부욕도 굉장히 강했거든요.

그러니까 될성부른 떡잎으로 일찌감치 평가를 받았고 부모님이 결단을 했죠. 10살 때 일찌감치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발렌시아가 가족들의 생활비를 모두 다 책임지는 조건으로 6년 계약을 하면서 굉장히 선진 축구를 받아들이면서 무럭무럭 성장을 하게 된 겁니다.

[앵커]
결국 이렇게 어린 나이에 축구 선진국으로 유학을 간 게 큰 도움이 됐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도움은 됐지만 축구 유학을 간다고 해서 모두 다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말씀을 분명히 드리고 싶고요.

그러니까 이 이전에도 슛돌이가 관심받기 이전에도 2000년대 초반부터 축구 유학 많이 떠났거든요.
그런데 그중에 대부분이 실패 사례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강인 선수 같은 경우 재능이 있고 하니까 이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선진적인 환경에서 오늘날의 18세의 이강인을 만들었다고 보고요.

제가 보기에는 무난히 성장할 것 같은데 10살에서 18살 때까지 이렇게 성장해온 것처럼 18살에서 최소한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까지 또 마지막 한 번의 관문이 있거든요.

이 관문을 이 정도의 속도와 이 정도의 방향으로 잘 성장해 줘야 된다는 뭐라고 할까요. 조심스러운 마지막 관문이 있다, 이런 말씀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앵커]
허재원 기자, 이강인 선수가 결승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이번 대회 최우수 선수 수상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자]
월드컵 골든볼이라고 하는 건데 우리나라 선수가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행복한 일입니다. 최우수 선수상 충분히 가능성 있고요.

이번 대회 지금 1골 그리고 도움 4개입니다. 5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토너먼트 들어서 승부를 결정짓는 도움 그리고 득점을 잇따라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 전에 FIFA가 선정하는 주목할 선수 10명에도 들 만큼 이강인 선수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아직 우리나라 남자 선수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골든볼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가장 높았던 성적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홍명보 선수가 브론즈볼을 받은 게 유일한데요. 역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받은 선수들이 정말 쟁쟁합니다.

마라도나, 메시, 아궤로, 포그바 이런 선수들이 받아왔던 상인데요. 보통 4강 이상의 성적을 낸 팀에서 골든볼 수상자가 나오는데 이강인 선수가 결승전에서 활약을 펼쳐준다면, 그리고 또 우승을 이끈다면 수상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최초로 역사를 쓰는 거군요. 사실 그런데 이강인 선수만 잘했다면 이런 결과가 안 나왔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선수들도 참 제몫을 잘해 줬습니다.

특히 최준 선수 얘기도 안 할 수 없는데 수비수죠?

[기자]
아까 저희가 골 장면을 여러 번 봤지만 오른쪽 옆에서 넘어온 공을 오른발 인프론트로 오른쪽 코너로 넣었잖아요. 이게 축구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어려운 기술입니다.

굉장히 감각적인 골이었고 이 선수가 수비수이기는 한데 워낙 스피드가 빠르고 크로스도 좋은 선수입니다.

그리고 오세훈 선수와 울산 현대고등학교 동기인데 이 두 선수는 정말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로 친한 사이라고 합니다.

일본과 16강전에서 터뜨린 오세훈 선수의 결승골도 최준 선수가 도움을 줬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공격수로 뛰었거든요.

그래서 골 감각이 워낙 좋고 정정용 감독이 이번 대회 들어서 보고 있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에 딱 들어맞는 그런 스타일의 선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최동호 평론가님, 매 경기 선방을 펼치고 있는 또 한 명의 선수가 있죠. 골키퍼 이광연 선수. 거미손. 아주 어려운 것들을 많이 막아내고 있어요. 골키퍼 선방이라고 해야 될까요?

[인터뷰]
저는 예를 들면 오늘 결승 진출한 거, 결국에는 최준 선수가 골을 넣고 이강인 선수도 많은 활약을 해서 거의 결승 문턱까지 갔지만 마지막 1cm를 채운 것은 결국에는 골키퍼 이광연 선수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에 결승에 올라간 거라고 보거든요.

그만큼 골을 넣는 열광의 장소에 있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 또는 우리 골문의 최고 마지막 책임자로서 역할을 많이 해 줬는데 이광연 선수의 두드러진 장점 중의 하나는 흔히 얘기하는 빌드업 있죠.

그러니까 벤투 감독이 굉장히 좋아하는 스타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골키퍼의 기본적인 캐칭이라든지 골문을 지키는 능력 이외에도 손과 발 기술이 모두 뛰어나서 우리 선수들의 공격의 출발점으로서 역할을 많이 하는 게 눈에 보이거든요.

이러면 벤투 감독이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빌드업 능력이 있어서요. 이런 능력까지 있었고요.

그리고 지금 강원FC 소속인데 강원FC 입단해서 아직 프로 데뷔도 뛰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굉장히 놀라운 게 선수가 아무리 재능이 있거나 그래도 경기를 많이 뛰어야 이런 감각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실력을 보였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지죠.

[앵커]
재능이 대단하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렇죠.

[앵커]
이제 20세 이하 대표팀이 결승에 진출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축구 역사를 뛰어넘는 최고의 성과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축구 역사가 시작된 이후에 FIFA가 주관하는 대회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이 맞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남자 축구가 36년 전에 멕시코에서 열린 20세 이후 월드컵 그리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는데요.

그때는 두 번 모두 준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4위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클럽대항전에서 포항이 3위 그리고 2012년 런던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적은 있지만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자 대표팀은 2010년에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남자 대표팀은 공식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이광연 선수 얘기를 조금 더 해 주시겠습니까? 야구에서는 포수, 축구에서는 골키퍼라는 자리가 굉장히 중요한 자리인데요. 허 기자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기자]
유소년 축구교실에 가면 어린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포지션이 골키퍼입니다. 다들 골을 넣는 공격수를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한국 축구가 전체적으로 발전하려면 이 골키퍼 포지션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국 축구가 길게 봤을 때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데 사실 이광연 선수가 없었다면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번 대회에 일등공신인데요.

세네갈전 승부차기도 승부차기였지만 오늘도 결정적인 선방으로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냈는데 지금 에콰도르 선수들 표정을 보시면 이것까지 막으면 어떡하냐, 이런 넋나간 표정들을 많이 볼 수 있었거든요.

에콰도르 선수들이 굉장히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슈팅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선수들이었는데 이광연 선수가 거의 완벽하게 막아냈습니다.

[앵커]
정말 마지막까지 엄청난 집중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엄청난 집중을 하고 있었죠. 이미 우리 선수들 화면에 보이는 대로 이겼다, 경기 끝났다 할 때도 마지막 들어오는 공에 대한 집중력 때문에 생각을 해서 막은 게 아니라 공에 대한 집중력 때문에 저절로 몸이 반응한 거라고 보고요.

이 이전에 조현우 선수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2002년 이운재 골키퍼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축구에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 중에 하나가 바로 골키퍼였거든요.

그러면서 골키퍼 육성해야 된다는 얘기가 있어서 전문 코치들을 많이 확보하고 난 뒤에 그다음에는 대표적으로 보면 한국과 일본을 비교했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포지션 중의 하나가 골키퍼인 걸로 우리가 뒤바뀌었죠.

그래서 실제로 일본 J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K리그 출신 골키퍼들이 한 5명이나 될 정도로 일본에서는 우리는 도저히 한국 골키퍼를 쫓아갈 수 없다.

차라리 영입하는 게 낫다, 이런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아시아권에서는 우리가 나름의 계보를 잇는 골키퍼를 배출해 왔는데 이번 대회에서 또 이광연 선수가 탄생한 것이 반갑게 느껴집니다.

[앵커]
결승전 얘기를 해보죠. 16일 새벽 1시에 열리는데요. 이탈리아를 꺾고 올라온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을 치르는데요. 평가전에서 한번 진 적이 있다면서요?

[인터뷰]
졌죠. 그런데 저는 일단 결승전이 굉장히 정정용 감독 얘기를 우리가 많이 했습니다마는 어떤 작전으로 나올지 궁금해요.

왜냐하면 정정용 감독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대로 우선은 수비 안정. 그리고 후반에 승부를 결정짓는 이런 전술을 계속해왔거든요.

[앵커]
선수비 후공격.

[인터뷰]
그런데 우크라이나도 아주 뛰어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해서 수비 안정을 먼저 가져오는 팀입니다.

그래서 수비와 수비를 해온 두 팀이 만약에 붙을 경우에 정정용 감독은 어디에 승부수를 띄울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그리고 오늘 어느 정도의 수비 조직력이 좋았냐 하면 오늘 4강전에서 우리보다 앞서 했던 4강전에서 중앙 수비수 1명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거든요.

이때부터 이탈리아의 맹공이 시작됐는데 이 맹공을 막아내고 수적인 열세를 무릅쓰고 우크라이나도 1골차 승리를 지켜냈습니다.

이 정도로 수비가 강한 팀이니까 어떤 작전을 준비할지 굉장히 궁금해집니다.

[앵커]
허재원 기자가 결승전 전망을 해 주시죠.

[기자]
우크라이나가 분명히 만만한 팀이 아닙니다. 이탈리아 1:0으로 이겼고 그동안 세 번 16강에 나간 적이 있는데 16강에서 모두 탈락을 했었고요.

이번에 새 역사를 우크라이나도 우리나라처럼 새 역사를 쓴 겁니다. 조별리그에서도 굉장히 좋았고요.

미국과 나이지리아, 카타르 이렇게 상대했는데 2승 1무, 조 1위로 16강에 올랐고 16강에서 파나마 4:1, 8강에서 콜롬비아 1:0. 이렇게 꺾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6경기에서 10골을 넣은 공격력도 그렇지만 실점이 단 3점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1경기당 0.5골 정도 내주고 있는 건데 여기서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선수가 미드필더 불레차 선수인데요.

이 선수가 굉장히 요주의 인물이고 우리가 평가전에서 0:1로 진 적이 있는데 그때도 역시 이 우크라이나의 촘촘한 수비벽을 무너뜨리지 못했기 때문에 진 거거든요.

다만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중앙수비수죠. 수비의 핵인 포포프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나올 수 없게 된 게 우리에게 호재로 보여지고 두 팀 모두 지금 기세가 대단하고 어렵게 잡은 정상 도전의 기회이기 때문에 한치의 양보 없는 명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내친김에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는데 어쨌든 지금까지 거둔 성적만으로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거예요. 그동안에는 4강이라는 어떻게 보면 벽에 막혀 있었는데 2강까지 간 거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여자 축구는 FIFA 주관대회에서 우승을 한번 했지만 남자 축구에서는 결승에 올라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를 해 주고 싶고요.

그리고 바라기는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이렇게 우승멤버일지라 하더라도 한 3~4년 뒤에 축구대표팀에 이들이 그대로 다 올라간다라고 장담하기는 힘듭니다.

실제로 그래왔고요. 때문에 이들이 앞으로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경기를 많이 뛰고 기량도 발전하고 이 속도대로 계속 잘 성장해서 한 4~5년 뒤에 한국 축구가 성인 월드컵에서 이들의 활약으로 다시 한 번 4강 이상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게 그런 바람도 있죠.

[앵커]
지금부터가 참 중요할 것 같다 이런 말씀인 것 같은데 우리나라나 에콰도르 모두 전문가들이 뽑은 우승 후보 명단에는 없었던 걸로 알려지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두 팀의 기세가 좋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일단 전문가들의 예상이라는 게 틀리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서 월드컵에 32개의 팀이 나오잖아요. 그러면 내가 알고 있는 한국, 내가 알고 있는 일본, 내가 알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잘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이들이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는 32개 나라를 전부 다 파악해야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전문가들의 이런 전망에는 함정이 있을 수 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FIFA로서는 좀 실망스러웠었겠죠. 흥행 매치가 아니기 때문에.

그러나 우리로서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또 좀 더 예상하지 못한 성적이었기 때문에 좀 더 열광하고 환호할 수 있다, 이런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전문가들의 예상은 틀리기 마련이다.

[인터뷰]
그런데 스포츠뿐만 아니라 경제에서도 경제위기라든지 아니면 주가 등락 이건 맞히는 건 거의 없다고 알고 있거든요.

[앵커]
내친김에 스코어 한번 예상해 주시겠습니까? 우크라이나와 우리 결승전.

[인터뷰]
축구를 좋아하시는 앵커께서 물어보실 줄 알았는데 저는 두 팀이 수비를 먼저 가져갈 것이다라고 보기 때문에 한 골 차 승부라고 보고요.

결국에는 한 골 차 승부라고 봅니다. 1:0 아니면 2:1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허재원 기자는 어떻게 보세요?

[기자]
저도 1:0으로 봤는데 연장까지 갈 것 같은데 연장까지 가서 1:0으로 이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앵커]
우승까지 대비를 하시는군요. 준비를 많이 하셔야겠네요. 우승하면 기사 물량을 많이 쏟아내셔야 할 텐데 지금까지 축구 얘기 나눴습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스포츠부 허재원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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