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성별 논란'...세메냐 출전 여부 '최후 담판'

끝없는 '성별 논란'...세메냐 출전 여부 '최후 담판'

2019.02.17. 오후 11:4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국제 스포츠계에서 10년 동안 성별 논란에 시달린 선수가 있습니다.

여자 육상 8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남아공의 캐스터 세메냐 선수인데요.

줄기차게 세메냐의 출전 제한을 시도해온 국제육상연맹의 새 규정의 적법성을 두고 이번 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서 최후 담판이 열립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지난해 말 여성 선수의 출전 자격에 대한 새 규정 시행을 예고했습니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여성 선수의 경우 6개월 동안 약물이나 수술을 통해 기준치 이하로 수치를 낮춰야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는 내용입니다.

여자 800m의 절대 강자인 남아공의 세메냐 등 성별 논란을 받는 선수들을 겨냥한 규정입니다.

앞서 세메냐는 성별 검사에서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모두 가진 '간성'으로 밝혀졌습니다.

남성의 고환이 있어 남성 호르몬 수치가 일반 여성보다 3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스터 세메냐 / 남아공 육상 선수(2011년) : 제 성별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제 성별에 대해 사람들이 뭐라고 불평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국제육상연맹은 남성 호르몬이 높은 여성 선수는 남성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남성 호르몬이 높을 경우 일반적인 여성 선수보다 우월한 경기력을 보인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세메냐는 곧바로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해 새 규정의 시행을 오는 3월 26일로 연기했습니다.

세메냐 측은 변호사를 통해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여자로 살아왔고, 호르몬 수치로 출전을 제한하는 건 여성 차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스포츠중재재판소는 지난 2015년 남성 호르몬 수치로 여성 선수의 경기 출전을 제한하는 규정의 효력을 정지시킨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국제육상연맹이 연구 용역을 맡겨 남성 호르몬이 경기력 향상과 관련이 있다는 자료를 확보해 4년 전과는 상황이 또 다릅니다.

양측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스포츠중재재판소는 월요일부터 5일 동안 이 문제를 심리합니다.

스포츠중재재판소 역사상 최장 기간 심리입니다.

스포츠와 인권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이번 판결은 5일간의 심리를 거친 뒤 다음 달 발표됩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