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심석희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 들 정도로 맞았다

[취재N팩트] 심석희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 들 정도로 맞았다

2018.12.18. 오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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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심석희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 들 정도로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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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심석희 선수 폭행 사건과 관련해 어제 2차 공판이 열렸습니다.

어제는 심석희 선수가 직접 출석해 조재범 코치에 대한 엄벌을 눈물로 요청했습니다.

스포츠부 연결해 관련 소식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상익 기자!

심석희 선수가 법정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심석희 선수 어제,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심 선수는 어제 그동안 피고인과 마주쳐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정에 서지 못했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서 용기를 냈다고 출석 이유를 밝혔습니다.

[앵커]
조재범 전 코치에게 엄벌을 내릴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고요?

[기자]
이번 사건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한 달 정도 앞둔 지난 1월 중순 진천선수촌에서 조 코치에게 심 선수가 폭행을 당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조 코치는 이 사건으로 기소된 뒤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수감 중인 상태인데요.

심석희 선수 측이 이 형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항소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입니다.

[앵커]
자신이 초등학교부터 조 코치에게 폭행을 당해왔다는 진술도 했다면서요?

[기자]
심석희 선수가 어제 법정에서 밝힌 새로운 내용인데요.

조 코치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자신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폭언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졌고,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부터는 그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고 충격적인 증언을 했습니다.

밀폐된 곳으로 자신을 끌고 들어가 무자비한 폭행을 저질렀고, 심 선수 말고도 다른 선수들도 고막이 찢어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심석희 선수, 어제 증언 내내 감정이 격해지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심석희 선수, 그동안 많은 고통을 겪었을 텐데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기자]
심 선수가 어제 이런 말도 했습니다.

문제가 됐던 평창올림픽 전에 폭행을 당할 때는 '이러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폭행을 당했고,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기면서 올림픽 무대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현재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 공포성 불안 장애, 수면 장애 등을 겪으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더욱 안타까운 건 심 선수의 아버지 또한 마찬가지라고 가족이 겪는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앵커]
조재범 코치 측은 이에 대해 뭐라고 하나요?

[기자]
조 전 코치는 지난 10월 국감장에 보낸 옥 중 편지에서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자신이 교수로 재직 중인 학교 학생인 심석희의 성적을 위해 자신을 대회 때마다 압박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전명규 전 부회장의 욕설은 물론 뺨도 맞았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직업을 잃고 빙상계에서 설 자리도 잃을까 무서워 폭행이라는 올바르지 않은 지도 방법을 택했다고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심석희 선수는 법정에서 조 전 코치가 자신이 아닌 특정 선수를 지지한 것 같다며 월드컵 시리즈 기간에 갑작스럽게 장비를 교체하거나 실전에 앞서 폭력을 행사하는 등 성적을 내지 못하도록 방해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서로 상반된 내용인데요.

조재범 전 코치, 어제 최후 변론을 했는데요.

1심 선고를 받은 뒤 석 달간 구치소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맹세코 악의나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고, 심 선수가 원한다면 눈앞에 절대 나타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깊게 반성하고 있다는 말인데요, 사법부의 판단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2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앵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맞았다는 증언이 충격적인데요 특정 선수에 대한 폭행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데 부모님에게 왜 알리지 않았을까요?

[기자]
어제 심석희 선수도 말했지만 조 코치가 경기나 훈련 중 폭행 사실을 부모님을 포함해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사실 운동하는 어린 선수 입장에서는 하늘 같은 코치나 감독이기 때문에 폭행을 당해도 부모님에게 알리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 현재도 태릉에서는 국가대표를 꿈꾸는 많은 어린 선수들이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모든 부모가 그렇지는 않겠습니다만 아이를 맡긴 부모의 입장은 어디까지나 '을'이기 때문에 폭행을 알고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선수의 성적 향상을 핑계로 아직도 일부 종목에 남아있는 폭행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뿌리 뽑기 위해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스포츠부 김상익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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