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다 '삐끗'...파나마에 무승부

잘 하다 '삐끗'...파나마에 무승부

2018.10.17. 오전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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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다 '삐끗'...파나마에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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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종원 앵커
■ 출연 : 최동호 / 스포츠 평론가

[앵커]
지금까지 평가전 상대보다 비교적 손쉬운 상대라는 전망이 많았는데요. 좀 아쉬운 결과로 보는 축구팬들 많으시죠. 최동호 스포츠평론가와 함께 경기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 저도 경기를 지켜봤는데 출발은 좋았잖아요. 박주호 선수가 선제골을 넣었는데 그게 A매치 데뷔골이라면서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박주호 선수가 A매치 데뷔골을 뒤늦게 터뜨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죠. 수비수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제 전반 4분에 황희찬 선수의 오른쪽 돌파에 이어서 땅볼로 찔러준 공을 슛으로 연결해서 골을 넣었고요.

말씀하신 대로 A매치 첫골인데 어제 경기에서 왼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했거든요. 벤투 감독이 공격적인 축구의 성향을 갖고 있죠. 그러면서 벤투 대표팀의 특징 중의 하나가 왼쪽 가운데 측면수를 상대진영 깊숙이 배치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요구하거든요.

벤투 대표감독의 기대했던 역할, 주문했던 역할에 맞게 어제 대표팀 첫 골을 넣으면서 측면 수비수로서 감독이 요구하는 역할을 100% 해냈다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두 번째 골 상황도 좀 짚어보겠습니다. 두 번째 골은 전반 33분에 나왔는데 손흥민 선수의 어시스트를 받아서 황인범 선수가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어요.

[인터뷰]
말씀하신 대로 전반 33분에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손흥민 선수의 패스를 황인범 선수가 슛으로 연결해서 골을 넣었죠. 박주호 선수의 황인범 선수의 골,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 돌파에 이어서 오른쪽에서 올라온 공을 슛으로 연결해서 골을 넣었고요.

황인범 선수의 골이 굉장히 반갑고 기쁘죠. 왜냐하면 황인범 선수가 지금 이 대표팀에서는 미드필더로서 기성용 선수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거든요. 기성용 선수가 러시아월드컵 이후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지금 뛰고 있는 상황인데 언젠가는 아무래도 아시안컵 이후에 기성용 선수가 대표팀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다음 월드컵에서는 기성용 선수가 안 보이게 되겠죠. 기성용 선수의 공백을 메울 선수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번에 아시안게임에 발굴돼서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데 벤투 감독 입장에서 보면 아직까지는 황인범 선수는 조금 더 지켜보는 선수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성용 선수 자리의 황인범 선수가 어제 골을 넣었기 때문에 좀 더 반갑게 느껴지고 앞으로 더 많이 성장해 주기를 기대 받는 그런 선수라고 봐야 됩니다.

[앵커]
여기까지는 참 좋았습니다. 2:0이 되면서 소위 대승을 거두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이 났었는데 갑자기 수비 집중력이 좀 떨어진 것 같아요.

[인터뷰]
그렇죠. 세트피스에서 한 골 내줬고요. 또 어이 없는 패스 미스로 또 한 골 더 내줬죠. 아마도 지금 말씀해 주신 대로 골을 많이 넣는 대승을 거두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선수들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경기 흐름이 바뀌었거든요.

[앵커]
갑자기 들떠 있었던 거라는 말씀이신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그런데 자신감을 갖고 오늘 경기 우리가 충분히 이기겠다, 이런 자신감을 갖고 그라운드에서 뛸 때 우리 대표팀이 가장 부족한 부분 중 하나가 경기 운영이라는 노련한 기술이 부족하거든요. 이게 우리 대표팀은 가장 큰 약점 중의 하나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냐면 이기고 있을 때, 템포를 조절하면서도 주도권을 가지면서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유지해야 됩니다. 그러면서 추가골을 노려야 되는데 우리 대표팀은 이게 안 되니까 이겼다고 생각할 때 오히려 주도권을 내주게 되는 거죠. 이게 노련한 경기 운영 부족이라고 보는데 월드컵 본선에서 보면 대개 우리 대표팀의 가장 취약한 시간대가 골을 내주고 난 뒤에 순간적으로 흔들리면서 또 추가실점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고요.

또 반대로 골을 넣고 난 뒤에 흥분된 상태에서 실점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거든요. 이것이 노련한 경기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우리 대표팀이 반드시 학습하고 경험하고 또 몸에 익혀야 되는 그런 부족한 기술 중 하나입니다.

[앵커]
벤투호 출범 이후에 2승 2무가 된 건데 그래서 무패 경기를 이어간 건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 좀 세부적으로 전술을 살펴보면 저희 스포츠부 기자를 통해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후방 빌드업 문제를 지적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빌드업이라는 게 수비를 하다가 공격으로 전환을 하는 과정을 말하는 거잖아요. 어제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인터뷰]
어제 빌드업에서 드러난 문제는 남태희 선수의 패스미스였었죠. 그래서 두 번째 골을 내주게 됐는데 이것을 현상적으로 보면 수비에서의 불안 또는 수비에서의 실수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벤투 대표팀 출범 이후에는 어제 경기 같은 경우에도 빌드업의 완성 과정에서 나타나게 되는 일종의 통과의례나 기회비용으로 봐야 됩니다.

왜냐하면 빌드업이라는 단어 자체가 벤투 감독이 대표팀을 맡게 되면서부터 벤투 감독이 요구하고 그러면서 자주 얘기가 사용하게 되는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이전 대표팀과는 다르게 현재 우리 대표팀은 빌드업을 전개해 나가완성해 나가고 훈련해 나가는 과정이거든요.

빌드업이 제대로 안정적으로 진행이 되려면 일단 우리 수비 진영과 미드필드에서 우리 선수들이 상대 선수에게 일대일에서 밀리지 말아야 되고 또 빠른 템포의 패스나 원터치 패스를 많이 구사해야 되는데 그동안 이전 대표팀에서는 빌드업을 강조하지 않다가 지금 대표팀에서 벤투 감독이 강조하면서 빌드업을 학습하고 경험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실수를 만들어낸 건데 자그마한 실수가 있더라도 바로 이런 면을 평가전에서 찾아내서 고쳐야 된다는 의미라고 보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만들어나가야 되겠죠.

[앵커]
그래도 어제 손흥민 선수 전에 우리의 캡틴이었죠. 기성용 선수 칭찬하시는 분들 굉장히 많으시더군요.

[인터뷰]
어제 충분히 칭찬받을 만한 자질이 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기성용 선수,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패싱 능력을 과시했었죠. 전방으로 찔러주는 킬패스뿐만 아니라 우리 대표팀의 빌드업, 공격전개 과정에서 아주 중심적인 역할을 해 줬거든요. 그래서 어제 골은 넣지는 못했지만 맨오브 매치, 최우수 선수를 선점해 줬고요.

대표팀의 중심 역할을 해 주고 있는데 기성용 선수, 내년 아시안컵까지는 분명히 우리 대표팀의 중심 선수이지만 다음 월드컵에는 은퇴할 것으로 보이고요. 때문에 우리 대표팀 전체적인 입장에서는 기성용 선수의 마지막 시간 동안 황인범이나 이재성이나 아니면 공격형 미드필드 후계자를 빨리 발굴해야 된다는 게 다음 월드컵에 대비한 가장 첫 번째 과제일 수도 있습니다.

[앵커]
손흥민 선수 얘기도 좀 여쭤보겠습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그동안 한동안 골이 없어서 어제 시원한 골 기대하시는 분들 많으셨을 텐데 어제도 결국에는 어시스트는 있었지만 골은 기록 못했어요.

특히나 또 끝나고 나서 인터뷰를 하는데 그동안 굉장히 혹사 논란이 있었는데 힘들다는 얘기를 어제는 좀 했더군요.

[인터뷰]
손흥민 선수의 입에서 힘들다라는 얘기가 나온 건 저도 어제 경기 끝나고 처음인 것 같거든요. 특히 후반전에 보면 손흥민 선수에게 공이 많이 갔지만 상대 수비수와의 1:1 대결이라 상대 수비의 집중수비에 막혀서 고생하는 모습이 많이 나왔죠. 여기에서 보면 손흥민 선수가 체력이 후반에서는 완전히 바닥이 드러난 그런 플레이가 한눈에도 드러났는데요.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까 1:1 대결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없어진 것이었죠. 경기 끝나고 난 뒤에 정말 힘든 경기였다라고 얘기한 것에서 알 수가 있듯이 러시아월드컵 이후에 쉬지 않고 계속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내면서 손흥민 선수가 해 왔다는 점에서 굉장히 고생했다는 얘기를 해 주고 싶고요.

어제 경기처럼 손흥민 선수가 그동안 보여준 플레이를 보면 혼자서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능력뿐만 아니라 후배 선수들과 다른 2선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하는 그 자체는 손흥민 선수 혼자 해결하는 능력 플러스 대표팀에서 손흥민 선수의 역할이나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한 가지 걱정되는 대목은 이제부터 소속팀에 집중을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월드컵 이후에 소속팀에서 자주 공백을 보였기 때문에 어쩌면 지금 다시 복귀하더라도 토트넘에서 손흥민 선수가 당분간 슬럼프를 겪을 수도 있다는 예감이 들기 때문에 좀 걱정스러운 대목은 바로 소속팀에서의 활약, 적응 문제겠죠.

[앵커]
일단 연말까지는 대표팀에 손흥민 선수를 소집하지는 않는 거죠?

[인터뷰]
네, 11월에는 대표팀이 호주에서 원정으로 평가전을 치르고 전지훈련을 갖게 되는데 이때는 소집되지 않고요.

내년 1월에 개막하는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에 소집되지 않고 그 이후에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는데 손흥민 선수, 지금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는다고 해서 충분한 휴식기간을 갖는 게 아니라 곧바로 리그를 벌이고 있는 토트넘 소속팀인 토트넘에서 뛰게 되는데 아무래도 자기 관리하고 스스로 리그에서 휴식을 만들어가면서 소속팀에서도 주전 경쟁을 벌여야 된다는 이런 과중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거죠.

[앵커]
끝으로 아시안컵 대회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 어떤 준비에 초점을 줘야 될까요?

[인터뷰]
딱 두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하나는 빌드업이거든요. 벤투 감독이 대표팀 맡으면서 빌드업이 계속 강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빌드업을 강조한다고 어느날 갑자기 해 오지 않던 빌드업이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거든요. 평가전 때마다 어제 경기와 같은 후방에서의 패스미스가 계속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드업이라는 목표를 설정했으면 계속 학습하고 훈련하고 빨리 경험을 쌓아야 된다는 얘기고요. 경기의 운영이라는 면에서 어제 2:0으로 앞서가고 있다가 흐름을 내준 가장 첫 번째 요인 중 하나는 템포가 느려졌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우루과이나 칠레나 코스타리카나 가장 변화했고 발전했다고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가 템포가 빨라진 면이었었는데 어제는 순간적으로 2:0 이후에 경기 흐름을 내준 결정적인 이유가 늦춰진 템포였기 때문에 빠른 템포를 경기 내내 유지하는 훈련 그리고 이것을 몸에 익혀야되겠죠.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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