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250mm' 차민규 스케이트 날의 비밀

'발 250mm' 차민규 스케이트 날의 비밀

2018.02.20. 오후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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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250mm' 차민규 스케이트 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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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YTN 뉴스N이슈
■ 진행: 정찬배 앵커, 장민정 앵커
■ 출연: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

- 0.01초 차 은메달… 올림픽 타이 기록
- 소치 앞두고 부상, 2년 재활 끝 재기 성공
- 주특기 코너링…초반 100m 9위하고도 쾌거

◇앵커> 차민규 선수, 사실 일반인들은 잘 못 들어본 선수고 메달에 다가선 선수라는 얘기가 언론에서 많이 없었는데요. 기대를 했었습니까?

◆인터뷰> 어제 제가 여기서 큰소리 치고 갔잖아요. 차민규 선수만 눈여겨 보셔도 좋다고. 차민규 선수, 저는 개인적으로 기대를 했어요. 이 선수가 실질적으로 작년에 굉장히 기록 단축이 많이 됐고 기록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특히 2017년 같은 경우에 2월에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500m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그리고 12월에 열렸던 월드컵대회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기량적으로 봤을 때 홈 어드벤티지, 그러니까 익숙한 환경에서, 그리고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등에 업는다면 분위기를 탈 수 있는 선수다라고 봤던 거죠.

◇앵커> 은메달도 상당히 값진데 0.01초차라서 많이 아쉬웠는데 본인은 내가 다리가 짧아서 그런가보다라는 소감을 남겼더라고요.

◆인터뷰> 그게 농담 같지만 굉장히 많은 걸 함축하고 있어요. 실질적으로 차민규 선수가 1cm만 더 컸더라면 0.01초 차는 극복이 돼요.

◇앵커> 얼마나 그러니까 시간으로 0.01이면 거리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거예요?

◆인터뷰> 찰나의 순간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어요. 거의 사진 판독 들어가야 됩니다. 동시잖아요. 동시에서도 구분이 안 돼요. 그러니까 정말 차민규 선수 본인 말처럼 짧은 다리가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정말 메달의 색깔이 바뀔 수 있었겠죠.

그리고 차민규 선수 같은 경우에는 사실 신체조건으로 봤을 때 500m를 하기에는 키가 좀 작아요. 178cm, 179cm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어제 금메달을 딴 로렌첸 선수도 그랬고 그리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180대 후반이에요.

그런데 키 차이가 벌어지면 실질적으로 다리 길이, 단거리기 때문에 500m는 육상으로 치면 100m란 말이에요. 그 단거리에서 치고 나가기 위해서 상당히 불리한 부분들이 있죠.

◇앵커> 그런데 발 크기도 작다면서요?

◆인터뷰> 그게 더 힘들어요. 왜냐하면 키도 작은데 발 크기까지 작아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키가 큰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발이 크잖아요. 190cm 되는 장신들을 만나보면 발 길이가 300mm는 되잖아요. 차민규 선수는 178cm면 보통 270mm 정도가 나오는데 250mm예요. 250mm인데 스피드스케이팅은 신는 스케이트가 크면 클수록 스케이트날이 길어집니다.

날이 길어진다는 건 뭐냐하면 얼음의 면적이 커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속도를 붙이는 게 좋아져요. 그러니까 차민규 선수 입장에서는 본인이 얘기하는 짧은 다리, 작은 발, 이 두 가지의 신체적인 부분이 본인이 조금 더 기록을 내는 데 방해가 된 건 사실이에요.

◇앵커> 178cm면 일반인으로서는 작은 키가 아니에요. 운동선수로는 작은 거군요. 차민규 선수 그래서 날까지 조절했다고 하죠. 2도 정도 안쪽으로 기울였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차민규 선수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신체적인 부분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보폭이 작을 수밖에 없고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생각할 때 직선주로에서 불리함이 분명히 있습니다. 직선주로에서 불리함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까.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코너링에서 코너를 돌 때 승부를 보겠다 생각을 했거든요. 코너를 돌 때는 쇼트트랙의 날처럼 살짝 기울면 좋아요. 그러니까 스피드스케이팅은 직선주로에서 최대한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 90도의 날로 세우거든요. 차민규 선수는 2도 기울여서 88도짜리를 쓰는 거죠.

◇앵커> 그래서 초반 100m는 조금 느린가 싶었는데 코너링에서 완벽히 극복을 해 버리더라고요.

◆인터뷰> 그게 정답이에요. 차민규 선수의 약점 중 하나가 초반 스퍼트예요. 그런데 어제는 9초 6이 나왔어요. 나쁘지 않았어요. 차민규 선수 본인 스스로 얘기할 때 9초 6 나오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코너를 돌 때 마지막 100m 남겨놨을 때 400m 지점부터는 차민규가 최강이거든요.

세계 최강이기 때문에 9초 6이라는 100m 스타트가 나왔다는 것은 차민규로서는 잘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역주할 수 있게 만들어준 비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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