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차민규 "다리만 좀 길었더라면..."

유쾌한 차민규 "다리만 좀 길었더라면..."

2018.02.20. 오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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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차민규 "다리만 좀 길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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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훈 / 스포츠 평론가

[앵커]
종반을 향하는 평창의 메달사냥 소식 계속해서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차민규 선수, 사실 일반인들은 잘 못 들어본 선수고 메달에 다가선 선수다라는 얘기가 언론에서 많이 없었는데요. 기대를 했었습니까?

[인터뷰]
어제 제가 여기서 큰소리 치고 갔잖아요. 차민규 선수만 눈여겨 보셔도 좋다고. 차민규 선수 같은 경우에는 저는 개인적으로 기대를 했어요. 개인적으로 기대를 했던 게 이 선수가 실질적으로 작년에 굉장히 기록 단축이 많이 됐고 기록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특히 2017년 같은 경우에 2월에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500m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그리고 12월에 열렸던 월드컵대회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기량적으로 봤을 때 홈 어드벤티지, 그러니까 익숙한 환경에서 그리고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등에 업는다면 분위기를 탈 수 있는 선수다라고 봤던 거죠.

[앵커]
은메달도 상당히 값진데 0.01초차라서 많이 아쉬웠는데 본인은 내가 다리가 짧아서 그런가보다라는 소감을 남겼더라고요.

[인터뷰]
그게 농담 같지만 굉장히 많은 걸 함축하고 있어요. 실질적으로 차민규 선수가 1cm만 더 컸더라면 0.01초 차는 극복이 돼요.

[앵커]
얼마나 그러니까 시간으로 0.01이면 거리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거예요?

[인터뷰]
찰나의 순간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어요. 거의 사진 판독 들어가야 됩니다. 동시잖아요. 동시에서도 구분이 안 돼요. 그러니까 정말 차민규 선수 본인 말처럼 짧은 다리가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정말 메달의 색깔이 바뀔 수 있었겠죠.

그리고 차민규 선수 같은 경우에는 사실 신체조건으로 봤을 때 500m를 하기에는 키가 좀 작아요. 178cm, 179cm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어제 금메달을 딴 로렌첸 선수도 그랬고 그리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180대 후반이에요.

그런데 키 차이가 벌어지면 실질적으로 다리 길이, 단거리기 때문에 500m는 육상으로 치면 100m란 말이에요. 그 단거리에서 치고 나가기 위해서 상당히 불리한 부분들이 있죠.

[앵커]
그런데 발 크기도 작다면서요?

[인터뷰]
그게 더 힘들어요. 왜냐하면 키도 작은데 발 크기까지 작아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키가 큰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발이 크잖아요. 190cm 되는 장신들을 만나보면 발 길이가 300mm는 되잖아요.

차민규 선수는 178cm면 보통 270mm 정도가 나오는데 250mm예요. 250mm인데 스피드스케이팅은 신는 스케이트가 크면 클수록 스케이트날이 길어집니다.

날이 길어진다는 건 뭐냐하면 얼음의 면적이 커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속도를 붙이는 게 좋아져요. 그러니까 차민규 선수 입장에서는 본인이 얘기하는 짧은 다리, 작은 발, 이 두 가지의 신체적인 부분이 본인이 조금 더 기록을 내는 데 방해가 된 건 사실이에요.

[앵커]
잠깐만요. 178cm면 일반인으로서는 작은 키가 아니에요. 운동선수로는 작은 거군요. 저도 안 됩니다.

[인터뷰]
제가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단거리 500m를 뛰는 선수들 중에서는.

[앵커]
원래는 큰데요. 차민규 선수 그래서 날까지 조절했다고 하죠. 2도 정도 안쪽으로 기울였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차민규 선수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신체적인 부분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보폭이 작을 수밖에 없고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생각할 때 직선주로에서 불리함이 분명히 있습니다.

직선주로에서 불리함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까.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코너링에서 코너를 돌 때 승부를 보겠다 생각을 했거든요. 코너를 돌 때는 쇼트트랙의 날처럼 살짝 기울면 좋아요.

그러니까 스피드스케이팅은 직선주로에서 최대한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 90도의 날로 세우거든요. 차민규 선수는 2도 기울여서 88도짜리를 쓰는 거죠.

[앵커]
그래서 초반 100m는 조금 느린가 싶었는데 코너링에서 완벽히 극복을 해 버리더라고요.

[인터뷰]
그게 정답이에요. 차민규 선수의 약점 중 하나가 초반 스퍼트예요. 그런데 어제는 9초 6이 나왔어요. 나쁘지 않았어요. 차민규 선수 본인 스스로 얘기할 때 9초 6 나오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코너를 돌 때 마지막 100m 남겨놨을 때 400m 지점부터는 차민규가 최강이거든요. 세계 최강이기 때문에 9초 6이라는 100m 스타트가 나왔다는 것은 차민규로서는 잘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역주할 수 있게 만들어준 비결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다른 경기, 아쉬운 경기였는데요. 팀추월.

어제 아니, 왜 한 선수를 저렇게 떼놓고 달릴까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상황을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인터뷰]
팀추월 경기에서는 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3명의 선수 중에서도 마지막에 들어오는 주자의 기록을 계측을 합니다. 그래서 3명의 선수가 정말 찰떡같은 호흡을 자랑해야 되거든요.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하는 호흡이 척척 맞아들어가야 되는데 어제 경기에서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이유로는 노선영 선수가 대표팀 올림픽 출전권 여부를 놓고 실제로 중간에 한 번 탈락하고 마음고생을 했잖아요. 훈련을 접었던 적이 있잖아요.

그때의 공백으로 인해서 장거리인 팀추월 경기에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부분. 그러니까 체력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서 나가지 못한 부분이 있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대표팀의 관계자들, 코칭스태프들 그리고 선수들, 김보름 선수나 박지우 선수도 다 생각을 했던 부분이지만 생각보다 많이 벌어졌던 부분이 있다라는 거고.

김보름 선수나 박지우 선수가 얘기를 할 때 뒤를 보지 않고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다 보니까 노선영 선수가 그렇게 뒤처져 있는지 몰랐다.

[앵커]
아니, 뒤처진 선수를 맨뒤에 놓는 겁니까? 뒤처지면 오히려 가운데다 놔야 되잖아요.

[인터뷰]
바꿔줘야죠.

[앵커]
그런데 뒤처질 줄 알면서 자기네들 둘만 먼저 달려놓고 나중에 뒤로 올 줄 몰랐어요. 이게 무슨 얘기가 되는 거예요?

[인터뷰]
그래서 그 부분에서 김보름 선수의 인터뷰가 논란이 돼버린 거예요. 논란이 됐던 게 뭐냐하면 개인기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을 했다라는 건데 개인전이 아니거든요, 이건.

[앵커]
그럼요. 어차피 마지막 선수가 늦게 오면 자기네들이 아무리 빨리 달려도 소용이 없는 경기잖아요.

[인터뷰]
김보름 선수나 박지우 선수 같은 경우 어제 약간의 착각을 했던 부분이 본인들의 기록이 아무리 좋아도 의미가 없어요.

그걸 가지고 우리가 아, 김보름이 기록이 잘 나왔으니까 박수 쳐주자 이렇게 안 나오거든요. 팀추월은 이렇게들 얘기합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

3명이 한몸처럼 움직이고 마지막까지 낙오되는 사람 없이 끝까지 챙겨가면서 가는 동료애, 협동심 그리고 서로에 대한 배려. 모든 것이 녹아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경기라고 하는데 어제는 굉장히 어글리한 모습이 나왔습니다.

[앵커]
어제 8개 팀이 했나요? 그 팀들 중에서 저렇게 처진 팀이 있었습니까? 한 선수만 쭉?

[인터뷰]
사실 간혹 그런 장면이 나와요. 그러니까 특정 선수가 체력적인 부분에서 안배를 실패하면 그 선수가 뒤로 떨어져나가는 부분이 있죠.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앞서 말씀드린 대로 노선영 선수의 체력이라는 것은 우리가 떨어진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부분이거든요. 그러면 좀 더 호흡을 맞춰가면서 가는 부분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래서 팀추월을 하라고 그랬더니 팀을 추월해버렸다 이런 비판도 있는데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팀 내 불화설까지 불거지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하는 건가요?

[인터뷰]
어제 경기가 끝난 다음의 장면이 불화설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는데 경기 상황에서도 거의 동료 선수를 반 바퀴 차이로 떨어뜨려놓고 두 명의 선수가 들어왔었고 그리고 경기 후의 상황을 보면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앉잖아요.

앉는데 두 명, 한 명 따로 떨어져 앉고 그리고 김보름 선수나 박지우 선수 같은 경우에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거든요. 굉장히 뭐냐 이게. 당혹스럽다.

밥데용 코치만 유일하게 가는 노선영 선수를 챙기고 있었단 말이에요. 당혹스럽다는 얘기를 했었고.

[앵커]
그리고 인터뷰도 노선영 선수는 안 하고 그냥 들어가 버리고.

[인터뷰]
눈물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뷰를 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노선영 선수 펑펑 울고 있었거든요.

[앵커]
그러니까 같이 했던 선수가 울면 남이 다른 나라 선수가 못해도 가서 잘했어, 괜찮아, 괜찮아라고 하는 게.

[인터뷰]
어제 고다이라 나오 보세요.

[앵커]
그러니까 어제 500m에서 이상화 선수를 다독여줬던 게 일본 선수입니다. 다른 나라 선수, 남도 와서 그러는데 같은 팀 선수가 뒤에 처져 있는데 서로 위로도 안 해 준다. 이거는 글쎄요, 설명이 안 되는.

[인터뷰]
그러다 보니까 훈련 과정의 문제, 노선영 선수가 폭로했던 훈련 과정의 문제까지 불거졌어요. 그게 뭐냐하면 김보름 선수나 박지우 선수는 한체대에서 따로 훈련을 했고 자기는 같이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폭로를 한 적이 있죠.

그것까지 증폭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 어제 같은 경우에서는 저도 경기 이후에 스피드스케이팅 관계자나 선수 출신분들하고 전화통화를 하면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 선배들이 김보름 선수나 박지우 선수랑 얘기를 좀 많이 해야 되겠다.

지금 이 문제는 쉽사리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이 실망감을 어떻게든 만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되고 또 하나는 문제가 뭐냐하면 지금 김보름 선수에게 비난이 쏟아지잖아요.

김보름 선수 매스스타트 남아 있거든요. 이 선수가 지금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이 선수가 어리고 경험이 없다 보니까 인터뷰에서 미숙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본심은 그런 게 아니다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너무 또 질타가 쏟아지면 선수에게 힘든 시간이 되니까.

[앵커]
선수가 플레이를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매섭게 꾸짖어야 됩니다. 왜냐, 경기에 관련된 내용은. 그런데 끝나고 나서 인터뷰할 때 실수했다, 웃었다 이거는요.

지금 또 무슨 얘기까지 나오냐면 청와대 청원에 대표팀 자격을 논하는 경우도 있던데 아직 올림픽 끝나지 않았거든요. 경기도 남아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경기력에 대해서는 질타받아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어리고 미숙한 선수들입니다. 인성 논란을 이야기하면서 저는 마녀사냥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오늘 오전에 아이스댄스 민유라 선수, 겜린 선수 연기를 펼쳤습니다. 아리랑에 맞춰서 연기를 했는데 참 인상적이었어요.

[인터뷰]
가슴 뭉클했어요. 가슴 뭉클한 게 뭐냐하면 실제로 대한민국 피겨 아이스댄스가 프리 부분에 진출한 게 처음이에요.

[앵커]
20위권 안의 선수들만 진출할 수 있는 프리댄스죠.

[인터뷰]
그렇죠. 20위권 안에 든 게 처음이죠. 우리가 역대 앞선 기록이 24위가 최고기록이거든요. 그런데 16위로 진출을 했습니다. 프리에 진출을 했고 그리고 민유라 선수나 겜린 선수가 프리에 꼭 나가고 싶다고 했던 게 아리랑과 개량한복의 아름다움, 한국의 아름다움과 멋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라고 했거든요. 그 자신들의 이야기를, 꿈을 현실로 만들어줬어요.

[앵커]
겜린은 또 귀화한 외국 선수인데도 한복을 입고 또 아리랑을 BGM으로 쓰는 것에 대해서 흔쾌히 또 승낙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하나만 더 짚어보죠. 오늘 쇼트트랙 메달밭 또 경기가 남아 있죠. 어떤 종목 기대하면, 다 기대해도 좋겠습니다마는.

[인터뷰]
3000m 여자 계주죠. 여자 계주 지난번에 질주 보셨죠? 믿기지 않는 그 질주. 기적의 질주가 오늘 또 한 번 펼쳐집니다.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주목받을 만한 선수, 또 깜짝 메달을 노려볼 만한 선수 어떤 선수가 있습니까?

[인터뷰]
오늘 여자 계주 부분은 확실하게 우리 선수들 모두가 금메달을 가져갈 수 있는 거거든요. 특히나 심석희 선수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심석희 선수가 1500m에서 생각지 못한 불운을 당했잖아요. 그래서 마음적인 부분이 아팠을 텐데 얼마나 잘 추스렀는지. 또 심석희 선수를 몇 번 선수로 배치하는지 이게 또 전략의 핵심입니다.

심석희가 몇 번으로 나오는지 눈여겨 보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심석희를 주목하라. 어제 이 시간을 통해서 이상화 선수의 500m 출전 당일 빙상연맹 고위관계자가 아침부터 찾아와서 저녁 경기에 컨디션을 지키고 있는 선수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습니다.

아침에 찾아온 것도 사실이었고 일부 선수들의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관련 내용이 논란이 되자 이상화 선수는 방문 당시 자신은 깨어 있었고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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