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규, 깜짝 은메달...0.01초 차 '아깝다'

차민규, 깜짝 은메달...0.01초 차 '아깝다'

2018.02.19. 오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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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규, 깜짝 은메달...0.01초 차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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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호 / 스포츠평론가

[앵커] 조금 전 대한민국 차민규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어제 은빛 질주를 마친 빙속여제 이상화 선수는 자신은 100점짜리 선수라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금메달과의 격차가 0. 01초라면서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차민규 선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4조 아웃코스를 탔거든요. 34초 42를 기록했습니다. 차민규 선수가 탈 때 1위를 기록을 한 거죠.

올림픽 타이 기록을 세우면서요. 그리고 차민규 선수, 그 이후로 8명의 선수가 남아 있었는데 이 8명의 선수 가운데서 차민규 선수를 앞서는 선수가 없으면 금메달이 확정이 되는 건데 노르웨이의 로렌 선수가 34초 41.

그러니까 0. 01초 차로 차민규 선수를 앞서면서 금메달을 가지고 갔습니다. 이때 이 모습이 차민규 선수가 먼저 탔으니까 여러 명의 선수 기록을 하나하나 앉아서 볼 것 아닙니까?

로렌첸 선수가 0. 01초 차이로 이기니까 머리를 쥐어짜면서 실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게 머리를 쥐어짰던 게 우리 모두가 다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이 선수에 대해서 우리 언론이 이번에 그렇게까지 주목을 하지는 않았거든요. 어떤 선수인가요?

[인터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이승훈 선수에게 포커스가 집중이 됐었죠. 차민규 선수가 원래 쇼트트랙에 입문했던 선수거든요.

그런데 대학교 진학할 때 대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바꿨는데 왜 바꿨냐고 물어보니까 차민규 선수는 쇼트트랙의 몸싸움하는 게 나한테 맞지 않았다라고 해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겁니다.

그리고 차민규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2016년이었거든요. 2016년에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하는데 이 선발전에서 500m 때 벤쿠버 때 금메달을 땄던 선배 모태범 선수를 이겨버린 겁니다.

그러면서 차민규라는 이름 세 글자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월드컵 3차 대회에서 34초 31을 타면서 준우승을 차지했거든요.

그래서 차민규가 일을 낼 수도 있다라고 얘기하시는 분들은 조금은 있기는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 앞두고서는 지난해 34초 31이면 좋은 기록이기 때문에 오늘 올림픽에서도 34초 중반대 정도 타면 메달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34. 42를 탄 거죠.

[앵커]
남자 1500m 김민석 선수와 마찬가지로 우리 빙상계에 샛별이 또 등장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인터뷰]
굉장히 반가운 일이고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입장에서 보게 되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이 거둔 최대의 성과라고 볼 수 있겠죠.

그동안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은 이승훈 선수를 에이스로 내세워서 지탱을 해 왔는데 이승훈 선수 이후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고 갈 선수로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 선수 그리고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차민규 선수가 등장하게 되면서 앞날이 더 밝아져다고 볼 수 있겠고요.

재미있는 건 오늘 500m 앞두고 절대강자가 없는 굉장히 혼전 양상일 거라고 예측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난 대회 소치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의 강국인 네덜란드가 금, 은, 동을 모두 석권했던 종목인데 오늘은 1위가 노르웨이고요.

2위가 우리이고 3위가 중국이었습니다. 네덜란드 선수가 이름은 올리지 못했습니다.

[앵커]
이변이네요. 다음 올림픽이 더 기대가 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제 이상화 선수의 아름다운 질주, 그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가 않는 것 같아요.

올림픽 세 번 연속 메달을 딴 건 아시아 선수 최초라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어제 500m에서 이상화 선수가 은메달을 따냈죠. 금, 금, 은이니까 올림픽 3회 연속 메달입니다. 비록 3회 연속 금메달 이루지 못했지만 마무리라고 볼 수 있겠고요.

이상화 선수가 인터뷰에서 얘기했죠. 초반에 스피드가 너무 느껴졌다. 너무 오래간만에 느껴본 스피드라서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실수가 있었다라고 했는데.

[앵커]
세계기록을 경신할 때 느낌이었다고 그랬잖아요.

[인터뷰]
그것을 우리가 뒤집어서 보면 이게 무슨 뜻이냐면 너무나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스피드라는 게 그동안 이상화 선수가 부상 때문에 기록이 떨어졌었었죠.

기록이 저조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창에 대비해서 얼마만큼이나 훈련을 많이 했으면 어제 경기 100m에서 그런 세계 신기록 달성할 때 느낌이 나왔다는 거죠. 그러니까 참 훈련에 매진했다는 것을 볼 수 있고요.

저는 또 인상적이었던 게 고다이라 선수를 언론에서 보통 라이벌 구도로 다뤄왔는데 두 선수끼리는 선수끼리 서로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고 존경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도 나왔죠.

[앵커]
고다이라 선수가 존경한다라는 식으로 이상화 선수에 대한 그런 마음도 드러냈고. 어제 보면 이상화 선수가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이상화 선수 관련 내용 본인이 직접 밝힌 목소리 한번 들어보시죠.

[이상화 /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빙속 500m 은메달 : (경기) 상황을 다시 되돌려본다면 지금도 울컥해요. 지금도 똑같이 눈물을 흘릴 것 같아요.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지금 여기까지 끌어올렸다는 자체가 너무 저한테는 너무나 큰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많이 운 것 같아요. 은메달도 색깔이 너무 예뻐서 나름대로 소장 가치도 있을 것 같고 그리고 저한테는 너무 값진 은메달이어서 어쩌면 금메달보다 더 소중하게 간직할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서 이런 부담이 심했는데 만약에 1~2년을 더 한다면 순위에 상관없이 정말 재미있는 스케이팅을 할 것 같아요.]

[앵커]
재미있는 스케이팅을 앞으로 타게 된다면 하고 싶다라고 했는데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을까. 저 경지에 오르기까지 쉽지 않았을 거예요.

[인터뷰]
그렇죠. 이상화 선수가 도중에 두 번 정도 스케이트를 그만두고 싶은 슬럼프에 빠져서 실제로 스케이트를 그만 두고 싶다라고 위기도 있었고요.

그때마다 이상화 선수를 잡아준 분이 어머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상화 선수가 굉장히 인터뷰도 그렇고요. 그동안에 보여준 모습이 굉장히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이죠.

그런 점들 때문에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팬들도 많이 있었고요. 은퇴의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졌었는데 이상화 선수의 얘기가 저는 솔직한 얘기라고 봅니다.

그게 뭐냐하면 이제 평창동계올림픽 끝나고 평창동계올림픽을 목표로 매진해 왔는데 올림픽 끝나자마자 베이징올림픽 나가겠다, 안 나가겠다 이것에 대한 본인의 계획을 아직은 세우기가 힘든 때죠.

1, 2년 정도 내가 더 할 수 있겠다 이 얘기는 자신의 몸 상태를 본인이 봐서 능력이 있으면 타겠다는 얘기고요.

그런데 나이도 있고 부상도 있었기 때문에 4년 후까지는 본인도 내다보기 힘들다는 얘기인데 이 얘기가 가장 솔직한 얘기라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놀라움도 있었어요. 이상화 선수 경기 당일에 빙상연맹의 고위 임원이 경기장을 방문해서 잠을 깨웠다, 그러니까 리듬을 해쳤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여기에 대해서 이상화 선수는 나는 이미 깨어 있었다고 일축했는데 논란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인터뷰]
이상화 선수의 얘기로 고위 임원이 격려차 왔을 당시에 나는 깨어있었다라는 게 이상화 선수 본인의 해명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존중해 줘야 된다고 보고요.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건 있죠. 뭐냐 하면 아쉬운 대목이기도 한데 경기 당일이지 않습니까? 진짜로 이상화 선수, 우리 빙상 선수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고 격려하는 마음이 진짜 있었다고 한다면 경기 당일에 가지는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한창 바쁘고 긴장되고 집중해야 될 시기에 경기 당일에 간다는 건 빙상연맹 고위 임원이 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보죠.

[앵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짚어주셨고요. 그리고 또 컬링 쪽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여자 컬링은 지금 세계 1등이에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세계 1등인데 공동 1등입니다. 오늘 공동 1등이 스웨덴이었거든요. 어제까지 우리가 공동 2위였고 스웨덴이 1위였습니다.

오늘 경기가 있었죠. 이 스웨덴을 우리가 7:6으로 이겼습니다. 그런데 스웨덴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8엔드까지 우리가 스웨덴을 이기고 있었거든요.

8엔드 7:3으로 이겼었는데 9엔드에 스웨덴이 2점을 따냈고요. 마지막 10엔드에서도 스웨덴이 1점을 가져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간신히고 어떻게 보면 짜릿하게인데 1점차로 7:6으로 우리가 스웨덴을 이긴 거죠. 스웨덴과 우리가 공동으로 5승 1패가 되면서 공동 1위가 됐고요.

여자 컬링은 10개 팀이 참가해서 라운드 로빈이라고 하는 풀리그 방식인데 결선에 올라가서 예선 때 성적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겁니다.

그래서 4팀이 준결승전을 치르게 되는데 우리는 앞으로 3경기가 남아 있지만 앞으로 남은 미국이나 러시아 출신 선수들이나 아니면 덴마크가 비교적 약체이기 때문에 무난하게 4강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지금과 같은 기세나 상승세로 보면 당당하게 금메달에 도전한다, 의성의 마늘 소녀라고 하는 시골 소녀들의 금메달 도전기가 펼쳐질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경기 방식을 보면 단순히 그냥 돌을 미끄러뜨리고 그걸 스위핑하는 게 아니라 두뇌 싸움인 것 같아요.

[인터뷰]
그렇죠. 두뇌 싸움이고 단순히 선수들이 스톤이라고 하는 돌을 던지는 투구 동작만 보면 굉장히 재미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아주 특이하게 컬링은 선수들이 나누는 얘기를 중계방송에서 들을 수 있게 음성을 노출을 시켜주죠.

왜 그러냐면 어떤 의도로 상대방의 어떤 스톤을 어떻게 처리하냐고 하는지 작전을 알고 봐야 좀 더 이해가 되기 때문인데 그런 면을 봐서 상대방의 스톤을 내가 정리를 하고 내가 던지면 상대방은 그다음에 어떻게 할 것이다라는 것까지 계산을 해서 던지기 때문에 재미있는 거고요.

그래서 컬링을 빙판 위의 체스라고 얘기하기도 하죠. 아마 이번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우리가 개최하기 때문에 컬링 경기의 여자 대표팀의 성적이 좋아서 중계가 많이 됐거든요.

많이 보신 분들은, 주의깊게 보신 분들은 재미를 느끼셨을 것 같아요.

[앵커]
딱 놓고자 하는 위치에 스톤을 딱딱딱 놓고 하는 그런 모습들이 참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피겨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 의상 논란도 있었는데 잘 수습이 되고 이번에 또 프리까지 진출을 했어요.

[인터뷰]
아이스댄스에 출전한 민유라-겜린 선수 조가 쇼트 프로그램에서 61.2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프리스케이팅에 진출을 했거든요.

일단은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봐도 됩니다. 지난 대회, 그러니까 소치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가 아이스댄스에서 커플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거든요.

주로 남자 선수들을 구하기가 힘들어서. 그래서 이번에도 겜린 선수를 우리가 영입을 한 거거든요. 그리고 그 전만 하더라도 아이스댄스나 이런 커플 종목의 출전을 꿈꾸기도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앵커]
두 사람이 찰떡 궁합이에요. 잘 맞죠?

[인터뷰]
잘 맞죠. 더군다나 민유라 선수의 발랄한 성격에다 그런 민유라 선수를 조금은 침착하게 서포트하고 잡아주고 있는 겜린 선수의 호흡이 참 잘 맞는데 두 선수의 연기를 보면 진짜 피겨스케이팅이 왜 연기라고 하는지 그게 조금 느껴집니다.

[앵커]
아리랑이 울려 퍼지게 됐는데요. 연기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최동호 스포츠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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