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발바닥으로 멈춘 도전..."정현, 그래도 잘했다!"

아픈 발바닥으로 멈춘 도전..."정현, 그래도 잘했다!"

2018.01.26. 오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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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국 / NH농협 스포츠 단장

[앵커]
황제와의 대결이 미완성으로 끝났습니다. 주제어 보시죠. 정현 선수 아쉽지만 잘 싸웠습니다. 정현 선수를 4살 때부터 지켜봐온 분을 저희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박용국 NH농협 스포츠 단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경기 보신 거 어떠셨습니까? 많이 아쉬우셨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동안 정현 선수가 호주오픈에서 세계 테니스를 파란을 일으키면서 내내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테니스도 모르는 분들도 감동을 받았고 행복했고요. 짜릿한 순간들이 많았었는데 오늘 정현 선수가 발바닥 부상 때문에 투혼을 발휘했지만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앵커]
많은 분들이 테니스 쳐본 건 아니니까 발바닥에 물집 잡히는 게 어느 정도 고통이고 얼마나 힘들지 이해가 안 갈 수 있는데 어느 정도 고통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일상에서도 등산이나 많이 걷게 되면 양말하고 부딪치는 부분이 있어서 물집이 잡히면 상당히 걷기 불편하지 않습니까? 또 테니스 같은 경우는 저희가 발바닥 전체, 오늘 사실 2세트 4:1에서 정현 선수의 왼발 발바닥 부상으로 저희가 화면에서 봤지만 왼발보다는 사실 오른발이 상당히 더 심했고 오른발은 아예 치료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실 두 발이 없이 경기를 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무리 세계적인 선수라 하더라도 자신의 컨디션이나 부상이 있다고 그러면 경기에 나와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는 거죠.

[앵커]
16강전부터 진통제를 맞았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경기가 계속 진행되고 많아지다 보니까 이것을 버티기가 힘들어진 상황으로 간 거군요?

[인터뷰]
그렇죠. 사실은 정현 선수가요. 저도 정말 이렇게 급성장하고 폭풍질주를 할지 몰랐는데 정현 선수가 성장 과정에서 성장통도 있었고요. 지난해 사실 21세 이하 이태리 밀라노에서 8명을 가르는 넥스트제너레이션에서 우승했단 말이죠. 거기에서 발판이 됐고요. 금년에 호주오픈에 오면서 정말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 선수를 꺾을 때만 해도 설마설마 했는데 그 이후에 탄력을 받아서 노박 조코비치를 꺾었는데 그것도 3:0으로 꺾었단 말이에요.

물론 노박 조코비치 선수가 약간의 팔꿈치 부상, 부상 이후의 회복세. 100%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그래도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해서 이긴다는 건 대단했고 그러면서 22살의 젊은 청년이, 서양인은 축구 다음으로 테니스가 상당히 인기가 있는데 전 세계 50여 개 나라가 로드 레이버 아레나 센터 코트에서 한제가 보기에는 세계 인구 75억 명 정도로 알고 있는데 거기서 10%만 보면 10억 명이 본 거 아니겠습니까?

이건 국가적으로 상당히 국위를 선양하고 정말 한국 테니스 역사상 새로운 역사를 썼고 대단한 일을 했다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야말로 부상 투혼을 할 수 있을 텐데 정현 선수가 오늘 기권을 선택한 배경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정현 선수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정 현 / 호주오픈 4강 : 발바닥에 물집 잡힌 거 말고는 다 괜찮은 상태고요. 발 상태가 평소보다 조금 많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좀 많이 아쉽긴 해요. 왼발바닥 오른발바닥 다 심한데 오른발바닥은 너무 심해서 더이상 치료할 게 없어서 메디컬을 왼쪽에만 부른 거였어요. 시합 들어가기 전 16강전부터 계속 진통제를 맞으며 시합을 했고요. 너무 발바닥 물집이 심해서. 물집이 심했는데도 불구하고 16강, 8강전에서는 그 효과가 있었지만 계속 경기를 하면서 굳은살 물집을 계속 깎아내다 보니까 생살이어서 진통제를 오늘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진통제가 통증을 못 잡아줘서 더이상 시합을 할 수가 없었어요. 두 가지를 두고 고민했는데 하나는 제가 뛰지도 못하고 시합을 마무리할 경우에는 나한테 이득이 뭔가, 이렇게 많은 팬분 앞에서, 위대한 선수 앞에서 제대로 하지도 못할 거면 그냥 기권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고, 아쉽지만 이번 호주 오픈은 여기까지라고 판단해서 기권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앵커]
우상과의 대결인데 상당히 심리적으로 갈등이 됐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기권을 하느냐 마느냐 결국 기권을 선택했는데 잘한 선택이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앞으로 정현 선수가 이 대회 마치고 나서요. 지금 시즌 초반이거든요. 첫 메이저대회고요. 선수들이 1년 동안 풀타임을 뛰어야 하는데 1년에 대회가, 크고 작은 대회가 60여 개가 넘거든요. 그렇다면 선수가 1년에 54주를 대회에 출전하는데 그렇다면 선수들이 그걸 다 출전은 못 하고요. 선택과 집중을 해서 한 달에 2. 5꼴 나가거든요.

그렇다면 앞으로 정현 선수가 이번 대회를 통해서 모든 전문가나 테니스 팬들이나 노박 조코비치나 로저 페더러 선수가 세계랭킹 10위권 기량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정현 선수가 큰 대회를 통해서 대회에 출전할 텐데 앞으로 부상이나 이런 걸 봤을 때는 오늘 아쉽지만 본인도 메이저대회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또 자신의 꿈을 키워왔던 우상 페더러와의 경기인데 오죽 고통스러웠으면이걸 기권하는 그런 선택을 했을까.

[앵커]
심리적으로는 위축되는 감도 없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초반에 첫 세트 하는데 정현 선수가 첫 게임부터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더라고요. 아무래도 경험 면에서는 로저 페더러 선수가 당대 남자 테니스 선수로서는 최고의 선수고 메이저 19 대회 모든 기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상당히 심리적으로 부담이 가고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고요. 이런 걸 봤을 때 그래도 첫 세트 때는 아픈 부위를 숨기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단 말이에요. 정현 선수가 좋은 게 뭐냐하면 평가하기를 정말 정현 선수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멘탈이 정말 강하다.

[앵커]
아이스맨 이렇게도 불린다고요.

[인터뷰]
그런 부분을 극찬했는데 그래도 본인이 최선을 다했고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본인의 앞으로 선수생활을 통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저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정현 선수 아버님도 잘 아시고 정현 선수는 4살 때부터 보셨다고 하셨는데 어릴 때 정현 선수가 테니스 배우는 걸 보고 이런 점을 보면 크게 되겠다 이렇게 느끼신 적이 있습니까?

[인터뷰]
아무래도 정현 선수의 가족은 테니스 가족이고요. 아버지가 삼일공고 테니스팀 감독을 했고 실업생활을 했고 형인 정홍이 실업선수 생활을 하고 있고요. 두 아들을 엄마 김영미 씨가 물리치료사인데 부담이 간 모양이에요. 정현 선수는 공부를 시켜야 하는데 고도 약시 때문에 치료 목적으로 운동을 시켰고.

[앵커]
원래는 시력 고치려고 시작했는데 재능을 발견한 거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정현 선수가 목표가 뭐였냐면 형을 이기는 게 목표였었다.

[앵커]
어릴 때는 형이 더 잘했습니까?

[인터뷰]
그런데 정현 선수의 얌전한 성격에, 침착한 성격이 정말 라켓만 쥐고 시합에 나가면 승부근성이 남달랐다고 했거든요.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았고 또 주니어 시절 때 미국의 큰 주니어 오렌지볼 16세 우승을 하면서 발판이 됐고요.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2013년도에 윔블던 주니어 대회에서 뿔테 안경 끼고 그때 준우승을 하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나는 그런 계기가 됐죠.

[앵커]
오늘 우상 페더러와 맞붙었는데 오늘 경기가 더 의미있었던 게 12년 전의 사진을 보면 오늘 경기가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집니다. 사진을 좀 보실까요. 12년 전 사진인데 지금 사진 여러분, 보이십니까? 하단에 맨 왼쪽에 꼬마 정현 선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에 페더러고요. 저 당시만 해도 꼬마 정현 선수가 이른바 볼보이 하면서 우상의 경기를 응원하러 갔던 그런 장면이더군요.

[인터뷰]
그 당시에 2006년도에 연말에 슈퍼매치 테니스대회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한국에 로저 페더러 선수하고 나달이 그 당시에 1, 2위를 했거든요. 그래서 시범경기를 통했는데 그 당시 정현 선수가 영화초등학교 4학년이었고 정홍 형은 수원북중 재학 중인데 두 선수들이 그 대회 때 볼보이로 갔는데 그 인연이 그 정도 세월이 지나서 약 10년 세월이 지났나요?

[앵커]
12년이 지난 거죠. 저때만 해도 정현 선수가 내가 나중에 페더러랑 맞붙을 거다 이런 생각을 하기 힘들었을 거 아니에요?

[인터뷰]
글쎄요. 정현 선수가 워낙 인터뷰 기술이나 또 영어 구사 능력이나 코트에서 당당한 모습 이런 것들이 외신들에 비춰지면서 그런 부분들을 상당히 높게 보지 않습니까? 정현 선수가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처음에는 말수가 많은 선수가 아니었는데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나면서 본인이 영어 공부도 하고 또 책도 많이 읽으면서 시간 날 때 아버지가 여태까지 한 번도 술을 마셔본 적이 없답니다. 오로지 테니스만 생각하고 시간 나면 자기의 우상인 조코비치나 로저 페더러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계속해서 분석하고. 그러니까 오직 테니스만 생각하는 선수입니다.

[앵커]
끝으로 간략하게 페더러에 대한 도전이 오늘은 아쉽게도 미완성이 됐는데 앞으로 페더러를 꺾을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정현 선수가 어떤 점을, 다 좋지만, 어떤 점을 더 겸비하면 좋을지 그 부분을 짚어주시죠.

[인터뷰]
글쎄요. 남자 테니스계가 그동안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 앤디 머레이 선수가 남자 테니스계를 10년간 평정을 했거든요. 그러면서 뉴페이스가 나오지 않았는데 이 4명의 선수가 노장에 속하고 조코비치나 머레이이나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한동안 로저 페더러 선수도 2015년에 무릎 부상 때문에 지난해 부활에 성공을 했는데 앞으로 세대교체가 오지 않을까. 그중에 뉴 빅4가 정현 선수하고 도미니크 티엠, 키리오스이렇게 주목을 받고 있거든요.

충분히 정현 선수가 이 대회를 통해서 주목받았고 기량이나 멘탈 또 피지컬적으로 세계 정상급이 됐기 때문에 월드클래스에 올라왔다고 생각하는데 좀 더 앞으로 코칭스태프나 앞으로 스케줄 관리나 1년 동안 풀타임을 뛰기 위해서 좀 더 몸을 만들고요. 그동안 기술적으로 부족했던 정상급 10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아직도 서브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포핸드가 더 보강이 돼야 한다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정현 선수의 도전 자체가 테니스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전했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용국 NH농협 스포츠단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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