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김현수 LG행...FA 시장 빛과 그림자

[취재N팩트] 김현수 LG행...FA 시장 빛과 그림자

2017.12.20. 오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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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김현수 LG행...FA 시장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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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도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FA들의 이적과 계약 소식으로 뜨겁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 선수가 어제 LG에 입단하면서 대어급 선수들의 내년 유니폼이 모두 결정됐습니다.

취재N팩트, 프로야구 FA시장 정리해보겠습니다. 이경재 기자!

김현수 선수가 결국 같은 홈 구장으로 쓰는 LG로 갔어요?

[기자]
신고선수로 시작해서 정상급 자리까지 오른 대표적인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죠.

FA 자격을 얻고 메이저리그에서 2년 동안 활약했습니다.

필라델피아와 계약이 끝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메이저리그에 남고 싶은 마음이 더 컸는데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기간에도 김현수가 원하는 조건, 그러니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갖는 조건에 김현수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면 되고요.

결국 LG와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해 4년간 115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습니다.

두산에 줘야 할 보상금까지 합하면 LG가 쓰는 돈은 최소 130억 원이고요.

계약 액수만 봐도 4년간 150억을 기록한 롯데 이대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입니다.

[앵커]
계약 과정도 궁금한데요. 원소속팀인 두산과도 접촉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김현수가 국내 팀으로 돌아온다면 영입 경쟁은 사실상 두산과 LG의 2파전이었는데요.

먼저 두 팀이 제시한 조건의 차이가 있었고요.

두 번째로 공격력 보강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LG의 절실함도 두산보다 컸습니다.

두산은 김현수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김재환과 박건우가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성장했고, 민병헌이 빠진 자리에도 유망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LG는 이번 시즌에 팀 방어율 1위를 기록하고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습니다.

빈약한 공격력이 아킬레스건이었는데요.

김현수를 영입함으로써 큰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됐고요.

또 이번 FA 시장에서 손아섭과 민병헌 등을 놓친 것에 대한 팬들의 비난도 어느 정도 잠재우는 효과도 얻었습니다.

물론 두산 팬들은 민병헌에 이어 김현수까지 붙잡지 못하면서 허탈감이 큰 상황입니다.

LG의 상징이죠. 유광 점퍼를 입은 김현수의 입단 소감 들어보시죠.

[김현수 / LG 외야수 : 안녕하세요? LG트윈스 김현수입니다. 오랜 고민 끝에 국내 복귀를 하게 되었는데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주신 팬 여러분 감사드리고, 내년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서 대어급 FA들의 계약은 모두 마무리된 것 같은데요.

올해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졌죠?

[기자]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최고액을 받은 김현수를 비롯해서 롯데의 손아섭이 98억, kt 유니폼을 입은 황재균이 88억, 롯데로 이적한 민병헌이 80억, 삼성으로 팀을 옮긴 강민호도 4년간 80억을 보장받았습니다.

다섯 선수를 영입하는 데만 461억 원의 돈이 들어갔는데요.

프로야구 한 팀의 1년 운영비가 3, 4백억 수준이니까 많게는 1.5배에 달하는 액수입니다.

4년에 29억 원을 받은 정의윤을 포함해서 나머지 6명의 FA계약액은 71억이니까 큰 차이가 나죠.

또 이렇게 정상급에 젊은 FA가 아니라면 올 겨울이 더 추울 수밖에 없는데요.

아직 9명의 FA가 팀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화의 정근우나 롯데의 최준석, KIA 김주찬, 넥센 채태인, kt 이대형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한 베테랑들이 많은데요.

KIA에 남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김주찬을 제외하면 현재까지는 계약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그래서 FA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얘기는 꾸준히 나오는 것 같아요?

[기자]
먼저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등급제가 자주 언급되는데요.

연봉으로 등급을 매겨서 아래 등급에 해당하는 선수들에겐 보상 선수 없이 이적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또, 현재 고졸 9년, 대졸 8년으로 돼 있는 FA 연차를 더 줄여서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선수협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팀마다 다른 입장 때문에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선 도입 취지에 맞게 한두 선수가 아니라, 여러 선수가 고르게 FA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YTN 이경재[lkja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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