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 선생님 된 야구 전설 '이만수·박정태'

소년원 선생님 된 야구 전설 '이만수·박정태'

2017.09.29. 오후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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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야구 스타 이만수, 박정태 감독입니다.

수많은 상을 받은 야구 전설 두 사람이 또 하나의 상을 받았습니다.

법무부에서 감사패를 받은 건데요.

선수 시절 받았던 '홈런왕' '골든 글러브' 상보단 그 이름은 소박해 보이지만, 그 안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법무부에서 감사패를 받은 이유, 소년원 학생들의 야구 선생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만수 감독은 지난 8일 대구소년원을 찾아서 야구 교실을 시작했고요.

박정태 감독도 부산소년원에 야구팀을 만들어 10월부터 야구를 지도하기 위한 기초작업에 들어갔습니다.

9이닝 속에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있는 야구를 배우며, 훌륭한 성인으로 자랐으면 한다는 두 야구 전설의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잠시 그때 그 시절 이만수 선수를 기억에서 불러와 볼까요.

장종훈, 이승엽 그리고 박병호 홈런의 기록을 세운 선수들이죠.

이 계보의 1번 주자는 바로 이만수였습니다.

1982년 삼성라이온즈 포수로 프로야구에 데뷔한 이만수 감독, 1997년 은퇴할 때까지 홈런왕을 세 차례나 차지했니다.

이런 거포이기에 '헐크'라는 별명은 꼭 들어맞지요.

'최초'의 사나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1호 안타, 1호 타점, 1호 홈런, 최초 100홈런, 최초 200홈런, 최초 트리플 크라운…

현역 시절 '1호' '최초'라는 타이틀을 이렇게나 많이 차지했습니다.

전설이 된 이만수의 22번은 삼성 라이온즈의 영구결번입니다.

SK 와이번스 감독에서 퇴임한 뒤에는 야구 불모지인 라오스에서 아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쳐주면서 야구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며 행복을 찾고 있다고 하죠.

[이만수 / 전 야구선수 : 지금 제가 있는 자리에서 봉사하고 재능기부하다 보면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 어딘가 뭔가 들어가기 위해서 하다 보면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박정태 선수 하면 타격폼이 바로 떠오릅니다.

지금까지도 야구계에선 '근성'하면 박정태라는 말이 있습니다.

배트를 이리저리 돌리고 왼손은 배트에 댔다 뗐다를 반복하고… 규칙이 있나 싶지만, 야구를 잘하고 싶어서 매일 거울을 보면서 연습하며 완성한 특유의 타격폼입니다.

1991년 롯데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2004년에 은퇴할 때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어 '롯데의 영원한 주장'이라고 기억되고요.

그해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골든글러브 2루수 부분에서 5차례나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외삼촌이기도 하죠.

박정태 감독은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하다 2015년부턴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의 야구 선생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비행 청소년이나 저소득층 청소년들로 구성된 야구단을 창단했는데요.

학생들이 박 감독의 의지와 근성까지 배울 것 같지요.

야구 팬에겐 생각만 해도 즐거운 왕년의 야구 스타.

뜨거운 열정으로 야구 인생을 펼치던 두 야구의 전설이 이제는 아이들을 품는 뜨거운 가슴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어쩐지 그때 그 시절 이들을 응원했던 팬들의 마음도 함께 풍성해지고, 뜨거워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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