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사람과 다르다...실력은 인정 못해"

"알파고 사람과 다르다...실력은 인정 못해"

2016.03.15. 오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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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계와 고독한 싸움에서 진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기력을 어느 정도로 평가했을까요.

변수는 역시 '감정'이었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묘수를 놓아도, 변칙으로 비틀어도, 알파고는 표정이 없었습니다.

[김성룡 / 프로 기사(9단)·바둑TV 해설 : 알파고가 사람이라고 치면 순간적으로 상대방 얼굴을 쳐다보게 돼 있습니다. 생각이 읽히지 않잖아요. 승부 호흡이 쫙 가라앉아요.]

흔들리지 않는 냉철함이, '기계' 알파고의 최고의 무기.

이세돌 9단이 20년 넘는 바둑 인생에서 처음 경험한 낯선 상황이었습니다.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입니다.

[이세돌 / 프로 기사(9단) : 확실히 실력적인 부분보다는 심리적인 부분, 집중력은 인간이 따라올 수 없기 때문에요. 실력적인 우위는 인정 못 하겠지만, 그런 부분에서 사람이 이기는 것은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얼굴 없는 알파고에 3연패 뒤 첫 승을 거둔 뒤, 이세돌 9단의 승부사 기질은 본격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마지막 5국에서는 중앙으로 나가는 대신 집을 내고 살면서 쉽게 이길 수 있는 길을 피해가는 느낌까지 줬습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방식대로, 직관이 아닌 계산으로 이기려고 했지만, 막판 초읽기에 몰리며 돌은 거뒀습니다.

끊임없는 연구와 복기, 동료 기사들과 밤샘 토론을 거치며, 이세돌 9단의 바둑은 또 진화했습니다.

[이세돌 / 프로 기사(9단) : 인간의 창의력이라든지 바둑 격언에 있던 것들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알파고의 수법을 보면서, 과연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이 과연 맞는가? 다 맞았던가?]

슈퍼컴퓨터 천 대를 연결한 인공지능과, 뇌 하나로 당당히 맞선 이세돌 9단, 오늘의 아쉬움을 곱씹으며 더 빛나는 미래를 기약했습니다.

YTN 조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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