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제2의 김연아...여왕도 인정한 '유영'

찾았다 제2의 김연아...여왕도 인정한 '유영'

2016.01.11. 오후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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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빙상계가 애타게 찾던 '제2의 김연아'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바로 이 선수.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대회 여자 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한 유영 선수입니다.

은반 위에 '램프의 요정'이 나타난 듯하죠.

시작과 함께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가볍게 처리하더니, 난도 높은 스핀도, 스텝도, 척척 해냅니다.

12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넘치는데요.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마무리한 뒤에는 감격의 눈물까지 잊지 않습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이미 61.09점으로 1위에 오르더니, 프리스케이팅에서도 122.66점을 받았는데요.

합계가 183.75점.

나이 많은 언니들을 제치고 여자 싱글 시니어부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유영 / 피겨 국가대표 : 클린(무결점 연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점수가 많이 나와서 저도 당황했어요.]

유영 선수는 만 11세 8개월의 나이로 금메달을 따, 전국 피겨 종합 선수권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도 새로 썼습니다.

김연아가 지난 2003년 만 12세 6개월의 나이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게, 지금까지의 최연소 우승 기록이었습니다.

[김연아 / 피겨 전 국가대표 : 제가 초등학생 때보다 더 잘하기 때문에, 부상만 없으면 계속 쭉 실력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만 조심한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영 선수는 싱가포르에서 자란 '김연아 키즈'입니다.

일곱 살 무렵,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TV로 보고 피겨화를 신게 됐는데요.

김연아의 점프 동영상을 돌려보고 또 돌려보며 흉내 내는 딸을 보고, 유영 선수의 어머니는 한국행을 결심했습니다.

2013년 봄부터 과천 아이스 링크 근처에 원룸을 얻고 딸에게 피겨를 가르쳤다니, '맹모 삼천지교'가 따로 없죠.

'피겨 신동'의 성장세는 눈부셨습니다.

한국에 들어와 정식으로 피겨를 배운 지 2년 만인 지난해 5월,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습니다.

한국 스포츠의 모든 종목을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였는데요.

하지만 금메달을 목에 건 어제, 공교롭게도 가슴에서는 태극마크를 떼야 했습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규정 때문입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올해부터 만 13세 이상의 선수만 국가대표로 선발하도록 규정을 바꿨는데요.

아직 12살에 불과한 유영 선수가 나이 제한에 걸린 겁니다.

이제 국가대표 전용 시설인 태릉 빙상장을 이용하지 못해 당장 훈련할 곳이 걱정이라고 하네요.

'피겨 신동'의 목표는 다부집니다.

'트리플 악셀'에 도전하고 있다는데요.

트리플 악셀, 아사다 마오의 주 무기로 알려진 난이도가 아주 높은 기술이죠.

공중에서 3회전 반을 도는 점프인데요.

마오 역시 이 점프를 시도하다 국제 무대에서 여러 차례 엉덩방아를 찧은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영 선수는 국제적인 선수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이 점프가 꼭 필요하다며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또 한 명의 어마어마한 피겨 스타가 탄생하는 건 아닌지 예감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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