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천만 돌파...'천만' 이끈 힘은?

'범죄도시2' 천만 돌파...'천만' 이끈 힘은?

2022.06.12. 오전 11:2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김영수 앵커, 조예진 앵커
■ 출연 : 정민아 / 영화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영화 '범죄도시2'의 관객이 10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로 침체했던 영화계에서 3년 만에 나온 첫 천만 기록인데요. 정민아 영화 평론가와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민아]
안녕하세요.

[앵커]
범죄도시2가 개봉 24일 만이죠.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상업영화니까 이거 짚어봐야 됩니다. 제작비는 2배 이상 늘었는데 매출은 7배가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흥행을 이끈 결정적인 요인이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정민아]
우선 자가격리가 해제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이런 시기. 이런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고 굉장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도 했거든요. 그동안 한국영화가 한 2년 동안 완전히 침체기를 맞이하면서 극장에서 마케팅을 해도 실효를 거두기 굉장히 힘들었는데 어느 정도 일상으로 돌아간 이 시기에 딱 정확하게 이 작품이 개봉을 하게 됐고요.

그다음에 이 작품이 가진 힘이라는 것은 굉장히 단순하고 빠르고 그다음에 시원하고 이런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동안 경제 위기라든지 아니면 선거를 거치면서 굉장히 복잡한 세상 속에서 힘겨웠었죠. 그러면서 어느 정도는 조금 단순하고 짧고 굵게 재미를 느끼고 싶어 하는 관객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점을 굉장히 잘 공략을 했고요.

그다음에 무엇보다도 마동석의 캐릭터의 힘이죠. 굉장히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히어로의 탄생이거든요. 재미있고 해학적이고 귀여우면서 또 강력한 이 캐릭터. 거기에다가 손석구 씨가 최근에 드라마를 통해서 팬덤을 강력하게 형성하고 있는데요. 손석구의 팬덤이 그대로 극장으로 이어지면서 이런 팬덤과 이야기의 재미와 그다음에 OTT의 침체 그다음에 새로운 코로나 이후에 일상으로 돌아가는 상황, 이런 것들이 모두 연결돼서 이 작품이 굉장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앵커]
매출도 매출이지만 관객 만족도도 굉장히 높았다고 해요. 방금 말씀하셨던 요소 외에도 어떤 차별화된 점들이 있을까요?

[정민아]
그동안 한국영화들이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굉장히 많은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졌잖아요. 그러면서 조금 복잡하면서도 해석이 필요한 영화들이 많았는데 이 영화는 오히려 그런 점들을 다 비껴갔죠. 굉장히 권선징악. 나쁜 놈들은 벌을 받고 그다음에 정의로운 경찰들이 승리하는 단순한 구도를 만들어냈거든요. 그런데 이런 단순하고 해석보다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주는 이런 작품들에 대한 갈증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구나 이 영화를 보고 찝찝하거나 조금 고개를 갸우뚱하는 부분이 없이 모두가 만족하는 이런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앵커]
저도 기사를 찾아보니까 이 영화 제작하는 데 우여곡절이 있었더라고요, 개봉할 때까지. 코로나19가 한창 시작할 때 촬영을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정민아]
그렇죠. 2020년 초반에 촬영이 시작돼서 그때 코로나 때문에 해외 로케도 힘들어지고 그다음에 모든 것이 다 힘들어질 때 지지부진하다가 작년에 또 촬영을 마무리하고 거의 작품을 마무리했는데 극장 개봉시기를 찾지 못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이게 어느 정도 일상이 회복되는 이 시기에 딱 첫 주자로 등장을 했는데 사실은 리스크가 굉장히 컸어요. 그동안 한국영화가 개봉을 해도 모가디슈 외에는 거의 성과를 보지 못했던 상황에서 굉장히 공격적이고 과감한 그런 전략을 취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마동석과 손석구 두 배우의 팬심 대결 구도도 눈에 띕니다. 사실 두 배우의 연기 특징이 다른데 작품에서는 어떻게 합을 이루고 있나요?

[정민아]
마동석 씨 같은 경우에는 그냥 마동석이 딱 보이죠, 모든 캐릭터에. 마석도, 경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배우가 자기의 캐릭터를 잘 알고 스스로 기획을 하고 각본에도 참여를 했다고 합니다. 이 마동석이 범죄도시의 경찰을 스스로 창조를 했는데요. 그러니까 마동석 배우는 자기의 특징을 잘 아는 굉장히 성격파의 개성적인 연기를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손석구 씨 같은 경우에는 다른 의미인 것 같아요. 해방일지의 캐릭터와 이 범죄도시2의 캐릭터는 완전히 다르거든요, 이 악인은. 그래서 연기 변신이 굉장히 다채롭고 그다음에 역할에 따라서 메소드적으로 그 역할을 잘 소화해내는 배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진 배우의 연기가 잘 합을 이뤘고요. 두 분뿐만 아니고 박지영 씨라든지 굉장히 많은 조연들이 활약하고 있는데요. 이 조연들이 연극 무대에서 탄탄하게 연기력을 다지면서 얼굴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이분들의 베이스를 받쳐주는 이런 조화로운 연기가 큰 특징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이게 범죄도시가 원래 8일쯤 천만 돌파할 거다, 이런 전망들이 있었는데 경쟁작들이 올라왔나 봐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정민아]
극장이 원상회복이 되면서 칸의 열기를 받아서 브로커가 개방하면서 2위로 밀려나기도 했고 그다음에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의 공략들이 있었죠. 쥬라기월드가 오랜 팬들이 있는, 기다리는 영화였는데. 그래서 잠깐 주춤하다가 또 뚜껑을 열고 보니 또 범죄도시만 한 영화는 없다, 이런 것인지 다시 1위로 올라서면서 그래도 24일 만인가요? 그래서 기대보다는 조금 늦어졌지만 그래도 지금 이 상황에서 다시는 천만 영화가 생겨나지 않을 거라는 예측들이 우세했는데 다시 극장가도 원상회복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사실 저희가 천만 관객 영화, 천만 관객 영화, 이렇게 여러 번 강조를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천만 영화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범죄도시2의 천만 관객 돌파에 큰 의미를 두게 되는 건 아무래도 코로나19로 국내 영화계가 큰 위기를 맞았기 때문일 텐데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영화계에 맞은 위기가 체감이 안 되실 수 있거든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신다면요?

[정민아]
지금 극장뿐만 아니고 영화사들도 거의 이 업을 접을 정도로 굉장히 극장가는 위축돼 있었던 상황이죠. 당연히 공공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폐쇄적인 공간에는 사람들이 그냥 가기 꺼려하게 되고요. 그다음에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북미나 유럽보다는 더 강력한 방역조치를 하고 있었잖아요.

그래서 영화관에 가는 것이 힘들었고 또 동시에 한국 관객들 내지는 한국인들이 굉장히 유행에 민감하잖아요. 코로나 시대에 OTT가 이렇게 부상하게 되면서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하고 빠르게 새로운 것들을 흡수하는 한국인들, 한국 관객의 경우에는 OTT로 많이 몰려가게 됐죠. 그런데 이게 한 2년, 3년 차 이렇게 접어들면서 다시 극장이 주는 즐거움, 이런 것들을 찾게 되고 또 동시에 OTT가 여러 개가 경쟁하면서 조금 침체기를 맞고 있거든요. 이때 딱 극장으로 다시 발길을 돌리는 관객들이 많아지게 됐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OTT 시장,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시장에서 콘텐츠들이 굉장히 많이 흥행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범죄도시가 천만 관객을 넘으면서 흥행을 하게 됐고요. 그런 영화가 가지는 힘이 따로 있는 건가요? 어떻습니까?

[정민아]
그렇죠. 우리가 TV가 도래했을 때 그다음에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열렸던 1990년대라든지 아니면 2000년대 디지털 시대로 본격화됐을 때 항상 영화의 위기를 얘기했거든요. 영화는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이런 예측들이 있었지만 120년 이상 영화는 굳건히 지켜왔던 것이 자동차나 어떤 여러 가지 생산품, 냉장고나 이런 생산품처럼 영화도 자본주의의 하나의 상품이거든요.

거기에 어떤 예술성과 사회적인 사회성 그다음에 인간의 감정이 결합된 예술과 상품의 결합이 된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영화는 여러 위기 담론 속에서도 항상 자구책을 마련하고 항상 위기를 탈출해 왔어요. 그만큼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근대인에게 있어서 영화는 일상의 중요한 하나의 수단으로, 하나의 이벤트로 자리매김했고 그래서 이런 것들이 극장이 사실은 사라진다는 것은 어려운 그런 일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위기감 속에 또 영화가 승승장구 중이라고 하니까 다행인데 제가 기사를 찾아보니까 범죄도시가 8편까지 제작된다고 하더라고요. 매번 새로운 재미와 흥미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부담도 클 것 같은데 벌써 속편 제작 중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어떤가요?

[정민아]
벌써 범죄도시3가 기획 중에 있고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고요. 내년 상반기에 촬영을 해서 개봉을 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똑같은 감독과 똑같은 스태프들, 똑같은 배우진들로 이루어지고 악당 캐릭터만 이준혁 씨하고 일본배우로 변경이 됐거든요.

[앵커]
배경이 일본이군요?

[정민아]
배경은 인천인데요. 일본 야쿠자들이 들어오고 그다음에 마약사범을 소탕하는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게 굉장히 잘 기획된 슈퍼히어로물로서 세계적으로도 할리우드에서도 그렇고 영화가 프랜차이즈로 계속 위기를 탈출하고 상업화하고 있거든요.
그런 점을 한국영화도 잘 수용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래서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게 아니고 배경도 달라지고 그다음에 인물도 달라지고 하는 이런 다채로움을 마동석 캐릭터가 보여주는 힘과 함께 잘 구현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범죄도시가 영화 산업계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으면 좋겠는데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뒤이은 작품들도 어쨌든 흥행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정민아]
많은 큰 영화들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외계+인이라든가 한산이라든지 이런 작품이 있고 그다음에 박찬욱 감독이 칸의 영광을 가지고 들어온 헤어질 결심. 이런 작품들이 속속 기다리고 있으면서 우리 영화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데요.
거기에다가 할리우드의 큰 영화들도 많이 들어오고요. 칸느 이후에 예술영화들도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폭풍우처럼 홍수처럼 좋은 영화들이 갑자기 막 밀려와서 행복하기도 하지만 또 선택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도 느끼게 되죠.

[앵커]
사실은 너무 경쟁작들이 많으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으니까 좋은데 영화 산업계에서는 사실 너무 손님들이 나눠지는 것 아닌가, 이런 우려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민아]
그렇죠. 파이는 한정돼 있고요. 그다음에 또 동시에 이렇게 많은 영화들이 개봉을 한다 그러면 아무래도 병목현상이 있기 마련이죠. 이게 무한정으로 관객이 확대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미국 같은 경우에는 순차적으로 개봉을 해서 서로 윈윈하는 이런 작전을 짜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도 영화사 그다음에 배급사에서 서로 윈윈하면서 동시에 공략하는 것이 아니고 시간차를 두고서 서로 협조하는 이런 풍토가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마침 또 윤석열 대통령이 영화인들을 만나시는 것 같더라고요. 직접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정부에 원하시는 게 있으시다면?

[정민아]
정책적인 면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코로나 이전에는 스크린독과점 문제, 그러니까 한 영화를 전체 극장이 싹쓸이하는 이런 문제를 굉장히 많이 토론을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극장업이 고사하다 보니 그런 논의들이 다 중지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문제점은 뭐냐 하면 이렇게 범죄도시도 잘되고 이후에 큰 블록버스터도 잘될 텐데 그러면 독립예술영화의 위치는 어디에 있느냐, 그런 문제들이 있거든요. 왜냐하면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이 뻔합니다.

일단 위축되었던 극장을 살리는 데 우리 모두가 전력을 해야 되기 때문에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쏙 들어가게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다시 정책적으로 이런 부분을 정부에서도 배려하고 그다음에 작은 영화, 독립영화, 예술영화. 큰 영화를 싫어하는 다양한 관객들이 있잖아요. 그 관객들을 위해서 많은 배려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저희가 시간이 허락돼서 짧게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범죄도시 얘기인데 저도 몰랐던 부분이라. 해외로케 원래 촬영을 하려다가 코로나19로 접었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거기 영화에 나오는 베트남 신들이 다 그래픽으로 작업이 된 거라고.

[정민아]
사실은 소규모 스태프들만 가서 베트남 풍경들을 다 촬영을 해 와서 배우들은 한국에서 연기를, 스튜디오에서 연기를 하고 그걸 합성한 그런 장면들이거든요. 그런데 하나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진짜 로케이션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면 현장감이 조금 부족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영화의 상상력을 확장하고 표현력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디나 갈 수 있고 어느 새로운 공간이나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죠.

[앵커]
저도 영화를 봤지만 오늘 얘기를 나누면서 처음 알게 된 면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정민아 영화평론가와 함께 범죄도시2 천만 영화 돌파 기념해서 얘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정민아 (junghkim@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