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햄릿 모두 여성...'젠더 프리 캐스팅' 성행

파우스트, 햄릿 모두 여성...'젠더 프리 캐스팅' 성행

2021.02.27. 오전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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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괴테의 작품에 나오는 파우스트,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햄릿 모두 원작에서는 남성이죠.

그런데 요즘 연극 무대에서는 성별 고정관념을 깨고 남성 역을 여성이 맡는 등 이른바 '젠더 프리 캐스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세상의 질서를 모두 알게 되어~~"

선과 악, 창조와 파괴 등 상반된 두 세계를 보여주며 잃어버린 인간성을 이야기하는 괴테의 고전 파우스트가 실험적 형식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노력해봐야 아무 소용 없어요."

방대한 분량의 원작은 자신의 말에 스스로 책임지며 파멸로 가는 파우스트의 모습을 중심으로 단순화했습니다.

국내 첫 여성 파우스트 역은 '역할 변신'의 귀재, 김성녀가 맡았습니다.

[김성녀 / 배우 (파우스트 역) : 아직까진 국내에서는 파우스트 하면 남성역이지, 여자한테 배역이 갈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 하는 역할이거든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 깜짝 놀랐고.]

파우스트가 사랑에 빠지는 여성 '그레첸'과의 관계는 원작대로 두고, 대신 모성과 연민, 공감에 방점을 두고 풀어냈습니다.

[김성녀 / 배우 (파우스트 역) : 학문에 지친 인간이 완전한 것을 향해서 가는 그 노력. 방황하면서 노력하면서 하는 그 일대기를 그리는 것이니까, 남성이고 여성이고 그것에 한하지 않아도 분명히 파우스트라는 명작이 관객들에게 공감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 어느 쪽이 나다운 것일까"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온라인 극장에서 처음 공개됩니다.

주인공 햄릿은 여성 배우 이봉련이 맡고, 햄릿의 상대역인 오필리어는 남성으로 각색했습니다.

성별 이분법적 세계관을 버리고 인물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봉련 / 햄릿 역 : 여자이기 때문에 혹은 남자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내가 표현하려면 어렵구나 하는 부분은 전혀 없었어요, 사실은. 왜냐하면 인간이라면 그럴 수 있구나 하는 지점에서 계속 모두가 접근해 갔고]

"그만, 그만, 제발. 나도 이런 음악 한 곡만 이런 음악 한 곡만 쓸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 제발 제발."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를 경외하면서도 질투를 느끼며 자신의 평범함에 고통스러워하는 연극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리' 역.

역시 여배우 차지연이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도전 중입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에서 첫째 딸과 결혼을 약속한 10살 연하의 남자 뻬뻬 역도 여성 배우가 열연 중입니다.

무대에 성별 고정관념을 깨는 이른바 '젠더 프리 캐스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YTN 김상우[kims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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