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자살할 이유 30가지쯤 있지만 그래도 행복해"

공지영 "자살할 이유 30가지쯤 있지만 그래도 행복해"

2020.10.21.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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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자살할 이유 30가지쯤 있지만 그래도 행복해"
공원생활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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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가 신간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발매하며 책을 쓰게 된 이유를 밝혔다.

공지영 작가는 공원생활 유튜브의 북잼 콘서트를 통해 신간 산문집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홍보했다. 그는 "산문집으로 한 4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되는 것 같다"며 "박경리 선생님이 토지를 쓰신 악양 평사리 인근에 새로운 집을 마련하고 고향인 서울 생활을 60여 년 만에 정리했다"고 근황을 밝혔다. 이어 "공식 육아가 30년 만에 끝났다"라며 "막내 아이가 투표를 할 수 있는 성인이 됐다"고 전했다.

공 작가에 따르면 그는 현재 다섯 건의 고소 고발로 세 건이 기소 직전에 있는 등 소송에 휘말려 있다. 공 작가는 "저희 후배들이 저에게 '언니 괜찮냐'고 물었다. 그래서 제가 괜찮은 정도가 아니고 아침에 눈을 떠서 제일 먼저 하는 생각은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행복하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니까 후배들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저를 쳐다봤다. 저는 지금 변사체로 발견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저는 자살할 이유가 30가지쯤은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자살은커녕 계속 행복하다고 하니까 마음이 아픈 후배 셋이 우리 집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 책은 그들에게 해준 저의 대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왜 행복한지"라고 말했다.

공 작가는 "한 10년 전 15년 전쯤 극심한 고통이 닥쳤을 때 매일매일 죽음을 생각하면서 살았다. 몸까지 다 망가졌고 의사에게 경고도 들었다. 이런 식으로 되게 아팠었을 때 저를 살렸던 생각 하나가 있었는데 그 생각은 이런 식으로 살다가 그냥 죽기는 정말 싫다는 생각이었다"며 "한 번뿐인 내 인생이 가고 있다. 그러면 이제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 결과도 다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스스로 생각했다. '누가 뭐래도 너는 아름답고 귀한 사람이다'... 그저 나 자신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며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하게 만든 계기를 소개했다. 또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끊어버렸다"고 말했다.

공 작가는 세 번의 이혼 경험을 이야기하며 "저는 세 번이나 이혼을 한 사람이고 한국 사회에서 여자의 이혼 횟수는 거의 남자의 성폭행 범죄만큼이나 중차대한 범죄라는 것을 온몸으로 체득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이혼과 헤어짐이 너무나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든 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니까 모든 사람과의 관계가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공 작가는 "살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 벼랑에 서게 된다"며 "그때 그 벼랑에 서 있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것이 제가 이번에 쓴 '그럼에도 불구하고'다"라며 "한번뿐인 우리 생을 행복하게 함께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책 소개를 마쳤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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