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쓰게 됐는데"...충남 농가 피해보상 '막막'

"못 쓰게 됐는데"...충남 농가 피해보상 '막막'

2020.08.08. 오전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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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남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농가 피해가 심각합니다.

응급 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 내다 팔지 못할 정도로 피해가 큰데도, 보상마저 제한적이어서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LG 헬로비전 충남방송 함범호 기자입니다.

[기자]
홍성의 한 우렁이 농장입니다.

시설 안에 있어야 할 우렁이가 인근 농수로 바닥에 널려 있습니다.

건져보니 손에 한가득 입니다.

양식장에 물이 차오르면서 사방팔방으로 떠내려간 것들입니다.

이렇게 못 쓰게 된 우렁이가 15톤으로 전체의 절반입니다.

피해액만 7천만 원에 이릅니다.

[정국진 / 우렁이 양식장 주인 : 착잡하죠. 어떻게 할 수가 없고. 부족하면 다시 (우렁이를) 넣고 해서 해야죠.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주변에 있는 고추 농가도 처참한 모습입니다.

바로 옆 하천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비닐하우스를 덮친 겁니다.

흙탕물이 묻은 고추는 생기를 잃고 시들시들합니다.

마을 청년들의 도움까지 받아 복구에 나섰지만 3분의 2는 폐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홍성 고추 농가 : 1m 이상 하우스가, 고추가 다 물에 잠겼어요. 현재 물은 빠진 상태이지만 고추의 뿌리가 다 나가서 아마 고추는 역병이 와서 다 죽게 될 것 같아요.]

장맛비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우렁이 양식장과 고추 농가.

하지만 보상 길이 막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재해보험에 가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렁이는 수산물 재해보험에 시설하우스 고추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해야 하지만 대상 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수산물의 경우 광어 등 28개, 농작물의 경우 벼나 사과 등 67개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 관계자 : 홍고추 같은 경우에는 노지에서 재배하는 것은 가입이 가능하고 시설에서는 초록색 고추만 가입이 되는 거고요. 농작물 재해보험 상품 심의하고 농식품부나 농금원(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랑 같이 협의해서 결정을 하거든요.]

이들 농가가 기대할 수 있는 건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최소한의 복구 비용뿐.

재해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농가들이 이번 집중호우 피해에 한숨짓고 있습니다.

헬로TV뉴스 함범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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