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은 '내 주차장'

어린이보호구역은 '내 주차장'

2020.06.28. 오전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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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식이법 시행에 이어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 도입까지,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대책들은 얼마나 효과를 내고 있을까요?

LG헬로비전 신라방송 박은경 기잡니다.

[기자]
경주의 한 초등학교 앞입니다.

등교하는 아이들을 데려다주는 학부모 차량과 어린이집 차량에 불법주차까지 엉켜

중앙선을 넘나드는 건 기본, 그야말로 북새통입니다.

[학교관계자 : 다른 학교는 쏙 들어가 있는 정차구간이 있는데 우리는 정말 정차할 데가 없어서 학부모들이 불법 주차까지는 아니라도 정차를 하고 애들을 내리는 수밖에 없죠. 사실은…. 그래서 그게 우리도 골치가 아픕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교문 앞에 떡하니 주차된 차량, 바닥에도, 표지판에도, 현수막까지 동원해서 주정차금지구역이라고 표시해 뒀지만 운전자는 막무가내입니다.

[불법 주정차 운전자 : (주차할 곳이 없는데)차를 그럼 어디 댑니까? 차를 그럼 옥상에 갖다 얹어 놓을까?]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설치한 탄력봉도 무용지물입니다.

오히려 장애물이 없는 교문 쪽으로 차량이 몰리면서 더 위험해졌습니다.

[박상민 / 초등학교 3학년 : 저쪽에 차가 주차돼 있는데 안보여서 계속 차오나 보려고 하다가 (도로에) 몸까지 다 나와 있었어요.]

아예 학교로 향하는 건널목을 막아 세운 차량도 수두룩합니다.

[조인숙 / 경주시 녹색어머니회 : 밤에 주로 사람이 없을 때 주정차를 하기 때문에 아침에 빨리 빠지면 괜찮은데 빨리 안 빠지는 차들이 2~3대 있어서 건널목을 막아 가지고 아이들이 위험한 부분이 좀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아침마다 나와 교통지도를 해도 그때뿐입니다.

[이상숙 / 경주시 녹색어머니회 : 차들은 여기서 지나가고 저기도 지나가고, 또 차를 대놓고 있고…. 아이들은 횡단보도로만 오지 않아요. 그냥 불법 주정차 차량 사이에서 툭 튀어나오니까…. 그런데 애들이 나와도 차량은 멈춰 서지 않거든요.]

심지어 2년 전 어린이가 달려오는 차량에 부딪쳐 목숨을 잃는 사고까지 발생한 곳도 달라진 건 없습니다.

이렇게 불법 주정차 된 차량은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의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우산까지 들어야 하는 요즘 같은 장마철은 더 시야 확보가 어려워 위험합니다.

[박신영 / 학부모 : 우산을 들면 애들이 (앞이 더) 안보여요. 큰 애들은 좀 괜찮은데…. 저희 애 같은 경우는 좀 작거든요. 운전자들이 굉장히 주의해야 하는데….]

오는 29일부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분 이상 정차하면 현장 단속 없이 주민신고만으로 벌금이 부과됩니다.

민식이법에 이어 주민신고제까지 처벌이 강화되고는 있지만,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헬로TV뉴스 박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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