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 "불평등은 정치문제...모두에게 '기본자산' 줘야"

피케티 "불평등은 정치문제...모두에게 '기본자산' 줘야"

2020.06.13. 오전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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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은 경제문제 아닌 이데올로기·정치문제"
"공산주의 몰락 후 ’불평등’ 급증…위험 수준"
피케티 "기본소득보다 최저소득 표현을 더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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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1세기 자본>으로 세계 경제학계에 논란을 불러왔던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6년 만에 신작을 냈습니다.

그는 불평등은 경제 문제가 아닌 정치 문제라면서 기본소득을 넘어 기본자산까지 줘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했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역사 속 모든 사회는 저마다의 논리로 불평등을 정당화해 왔다."

피케티는 신작에서 불평등을 이데올로기와 엮어 분석했습니다.

세계 역사 어디를 봐도, 불평등은 경제적인 게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이라는 것입니다.

1, 2차 세계대전 이후 잠시 완화됐던 불평등은 소련과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 크게 늘어 현재 위험 수준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해결책의 하나로 거론되는 뜨거운 감자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용어부터 최저소득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토마 피케티 / 파리경제대학 교수 : 기본소득(revenu universel)이라는 단어는 마치 그것이 모든 복지와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 같은 뉘앙스를 지닙니다. 하지만 실제론 생존을 지탱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생활비를 의미할 뿐입니다.]

그러면서 소득을 넘어 자산까지 기본적으로 주자는 급진적인 방안을 꺼냈습니다.

누구나 25살이 되면 기본 자산을 줘서, 이른바 사회적 상속을 하자는 겁니다.

[토마 피케티 / 파리경제대학 교수 : 예를 들어 프랑스 성인들 평균 자산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이 12만 유로(약 1억 6000만 원)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많을수록 더 많이 내는 누진세 역시 소득에만 물리면 안 되고, 재산에도 물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토마 피케티 / 파리경제대학 교수 : 한국 포함 모든 나라는 누진소유세와 누진소득세 모두를 제정해야 합니다. (누진소득세만 제정하는 건) 큰 잘못입니다. 소득은 매우 낮은데 막대한 부를 가진 사람이 있고 그 반대도 있기 때문에, 둘 사이에 정의가 필요합니다.]

작가 스스로 경제서가 아니라 역사서라고 소개한 이 책을 놓고 먼저 출간된 나라들에서 이미 논란이 뜨겁습니다.

특히 사회적 일시 소유나 사회연방주의 등 그가 지향하는 대안들은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전제로 한 것들이어서 국내에서도 전작 때 못지않은 치열한 논쟁이 예상됩니다.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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