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오래 키울 수 있는 안성맞춤형 반려식물은?

봄맞이, 오래 키울 수 있는 안성맞춤형 반려식물은?

2020.03.30. 오후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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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오래 키울 수 있는 안성맞춤형 반려식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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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영준책방] 봄맞이, 오래 키울 수 있는 안성맞춤형 반려식물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내가 자란 곳은 내가 시작된 곳이다. 사방이 산이고 작은 개울이 흐르는 시골 마을은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곳은 서울보다 조금씩 더 추운 곳. 여름엔 유독 푸르고 겨울에 하얗게 쌓인 눈이 쉽게 녹지 않은 곳. 서울보다 조용하고, 작은 개 한 마리가 함께 사는 곳. 조금씩 낯설어지는, 그럼에도 사는 내내 계속해서 그리워할 장소. 나는 언제나 조금 덜 소란한 삶을 바란다.

◇ 조현지] 매주 월요일마다 문을 여는, <영준책방> 한인애 님의 <아파트 화분 생태계>에 실린 글로 시작했습니다. 이 글귀를 골라주신 분은요. 아시죠?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이하 남영준)] 안녕하세요.

◇ 조현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느라, 많은 분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보내시는데요. 그래서 심리방역도 중요해졌잖아요. 요즘 집에서 콩나물 키우기를 하면서 힐링하는 분들이 늘었대요. 교수님은 식물 키우는 거, 좋아하세요?

◆ 남영준] 아주 좋아합니다.

◇ 조현지] 심리방역에 좋은 게, 또 독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 시간,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활짝 문 열어놨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 상태. 그리고 취미생활, 앞으로 배워보고 싶은 것들을 알려주시면,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남영준 교수님이 딱 맞춰서 책을 추천해 드릴 겁니다. #0945, 단문 50원, 장문 100원의 유료문자로 보내주셔도 좋고요! 모바일어플 앱,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 채팅창으로 남겨주시면, 잘 갈무리 해뒀다가 다음시간에 맞춤 책 처방 해드리겠습니다. 우리 청취자님들 중에서, 채소나 꽃 화분 등을 키운다는 분들 많으신데요. 오늘 사연이 원예와 관련되어 있더라고요. 소개해 드릴게요.

[8122] 봄이 되니까, 파릇파릇한 식물들이 참 예뻐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화분 몇 개 들여놓기가 참 망설여져요. 이상하게 제 손에만 닿으면 다 시들시들해지더라고요. 저도 꽃 화분뿐만 아니라 상추며 방울토마토며 이것저것 베란다에 놓고 키워보고 싶거든요. 원예 초보자들을 위한 책 추천 부탁드려요~

◆ 남영준] 요리부터 집안 정리에서 드디어 화초 가꾸기까지... 영준책방의 대변신이 시작되었습니다.

◇ 조현지] 요리와 집 안 청소 모두 교수님이 어려워하는 분야라서, ‘바깥일을 줄이고 집안일에 신경 쓰라는 신의 계시인가’ 생각하셨다고 했는데요, 원예 분야는 어떤가요?

◆ 남영준] 이번 요청은 제가 조금 아는 분야입니다. 제가 평소 난초와 화초 가꾸기에 관심이 많거든요. 좀 엉뚱한 이야기이지만 제가 정년하고 나면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 것이 2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손목시계 수리해주는 자원봉사이고요. 다른 하나가 화분 갈아주는 자원봉사입니다. 왜냐하면 교수 생활을 하다보니까 이런저런 이유로 난초를 선물 받을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재주가 없어서인지 많은 그 화초들이 제 연구실에서 말라서 죽더라고요. 꽃을 선물한 이에게 예의가 아니라서 잘 기르기 위해 관련 책도 보고 유튜브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게을러서인 것 같다는 것이 생각이 점점 커집니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하여 퇴직 후에 동네 아파트 어딘가에 말라 죽어가는 화분을 살려주는 자원봉사를 하려고 합니다.

◇ 조현지] 그렇다면, 청취자분께 처방해드릴 책을 고르는 과정도, 지난주보다는 수월하셨을 것 같은데요?

◆ 남영준] 그렇습니다. 오늘은 청취자께서 보내주신 사연에 두 권의 책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책은 영준책방의 문을 열어준 글이죠. 한인애 님의 ‘아파트 화분 생태계’라는 책입니다. 디자인도 아주 예쁜 책입니다.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두 번째 장에 청취자님이 궁금해하는 것을 저자 그림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꽃’ 하면 떠오르는 향기나 예쁨보다 건강에 이로운 것을 모티브로 식물을 설명하고 있더라고요. 그 가운데 조현지 아나운서님 거실에 추천할 만한 식물을 하나 골라왔습니다. 한번 읽어주시지요.

◇ 조현지] “실내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이 높다. 산소와 음이온을 많이 내뿜어 공기정화 능력도 탁월하다. 이국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관상용으로도 가치가 높다. 여름 직사광선은 피하고 밝은 그늘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 남영준] 이 식물 이름은 ‘드라세나’입니다.

◇ 조현지] ‘드라세나’요? 이름이 좀 낯선데요?

◆ 남영준] 그렇죠? 그런데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아보시면, 생각보다 여러분들이 많이 보신 식물일 겁니다. 책에는 라벤더가 모기 쫓는 효과가 있다는 것과 아이비가 새집 증후군에는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 등 재미있고 유익한 설명이 그림과 함께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조현지] 책 제목처럼, 아파트에서 키우기 좋은 책을 소개해준 것 같은데요. [8122]님처럼 베란다에 방울토마토나, 상추 미니 텃밭을 만들고 싶은 분도 많으시거든요. 그런 분들은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 남영준] 그런 것을 다 다루는 것은 원예학 전문 서적입니다. 그래서 초보원예가에게는 우리에게 익숙한 앞의 책에 기본적 기르기가 잘 설명되어 있어서 보시면 충분히 응용하실 수 있고요. 두 번째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박원순 님의 ‘식물의 위로’입니다. 서울 시장님이 아니라 식물전문가입니다. 이 책은 식물 기르는 분들은 대부분 식물을 통해 안정이나 위로를 찾으시잖아요.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맞춤형 위로가 필요한 7명에게 딱맞는 22개의 식물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랜 친구가 그리울 때 ‘크리스마스 선인장’이 왜 좋은지 조현지 아나운서님이 읽어주실 겁니다.

◇ 조현지] “그리움이란 단어는 기다림과 잘 어울린다. 한 해 두 해 살아갈수록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을 사람 또는 아무리 그리워해도 오지 않을 사람 또는 아무리 그리워해도 다시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이 늘어만 간다. 내게 상처를 남긴 사람이나 시간이 아닌 오롯이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되는 존재를 그리워하는 일은 오랜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온 씨간장을 조금씩 꺼내어 음미하듯 마음에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 남영준] 크리스마스 선인장 꽃은 아주 오랫동안 온갖 정성을 들인 이후에 볼 수 있다는 것을 시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지 않으세요?

◇ 조현지] 원예학 서적이라기보다는, 산문집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요?

◆ 남영준] 그렇다고 절대 산문은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각 추천 식물에 대해 물과 토양, 채광 등을 아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원예학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기르기 어려운 식물도 소개하지만 ‘부담 없는 친구’처럼 기르기에 부담 없는 아주 편한 식물도 추천하더라고요. 바로 알로에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가 몇 문장 읽어주시겠습니다.

◇ 조현지] “집에서 키우는 알로에 대부분이 뿌리 과습으로 죽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차라리 물을 주는 것을 거의 잊고 지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가끔 생각이 나면 화분의 흙을 만져 보고, 속까지 메말라 있다면 그때 한 번씩 흠뻑 주면 되는 것이다. 자꾸 물을 주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마다 알로에는 물 한 방울 찾기 힘든 사막에서 살아가도록 진화했다는 점을 떠올리자.”

◆ 남영준] 부담 없다는 소제목에 딱 어울리는 알로에입니다. 저처럼 게으른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인 식물인데 주인의 무관심이 오히려 식물을 살리는 식물입니다.

◇ 조현지] 가끔 생각날 때 물을 줘도 되는, 부담 없는 친구 같은 식물, 알로에. 원예 법까지 머릿속에 쏙 들어오네요.

◆ 남영준] 그리고 이 책은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식물과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식물,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식물’, ‘혼자 외롭게 지내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식물’로 위로의 유형을 맞춤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 방송을 듣고 있는 애청자님은 어떤 위로가 필요하신지요? 문자 주시면 얼른 알려드릴 수 있는데요. 저는 코로나 19로 요즘 너무 답답하기 때문에 ‘소소한 행복을 즐기기 위해 ’펠라르고늄을 옆에 두려고 합니다. 이 꽃의 향이 우울함과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위로를 준다고 해서요.

◇ 조현지] 교수님, 오늘 추천해주신 원예 관련 서적처럼, 전문 서적을 찾아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 서적을 찾아보는 방법, 혹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 남영준] 요리책이나 정리기술책, 원예학책 등은 전문 서적을 해당 분야 전문가도 아닌 제가 어떻게 골랐는지 궁금하시지요? 저나 사서들은 기본적인 전문 서적을 고를 때에는 우선 책의 저자가 누구인지 확인합니다. 전문가는 자기의 이름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내용을 읽어봅니다. 술술 잘 읽히는 책이 잘 쓴 책입니다. 읽기 힘든 책은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이해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편집 상태와 책의 장정을 봅니다. 디자인이 예쁜 책은 그만큼 출판사가 책에 정성을 들였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 조현지] <영준책방> 오늘은, 원예에 관심이 많은 분과 더불어, 심리 방역이 필요한 분을 위한 책처방을 해드렸는데요. 한인애 님의 ‘아파트 화분 생태계’ 박원순 님의 ‘식물의 위로’ 이렇게 두 권을 추천해 드렸습니다. 남영준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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