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만큼 준다? ‘바이브’ 변화의 바람 일으킬까?

듣는 만큼 준다? ‘바이브’ 변화의 바람 일으킬까?

2020.03.18. 오후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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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만큼 준다? ‘바이브’ 변화의 바람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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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듣는 만큼 준다? ‘바이브’ 변화의 바람 일으킬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여러분들은 음악을 어떻게 들으시나요? 꽂힌 음악 한 곡만 무한반복해서 들으시나요? 신곡만? 아니면 옛날노래파? 취향과 노래 듣는 방법은 다르지만, 누구나 귀가 솔깃해지는 시간입니다.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뉴스를 품은 음악>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조현지] 지난주에 재미있는 기사가 있었어요. 네이버의 음원 서비스 ‘바이브’가 사용자들이 실제로 들은 음악 저작자들에게 저작권료가 갈 수 있도록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을 바꾸겠다는 내용이었는데, 혹시 보셨어요?

◆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이하 정민재)] 네, 봤습니다. 지난 9일에 나온 기사였는데요, 네이버의 음원 서비스 바이브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을 새롭게 도입하겠다는 내용이었어요. 현재 대부분의 음원 사이트는 전체 음원 재생 수에서 특정 음원의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서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네이버에 따르면 이 방식은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손해라는 겁니다.

◇ 조현지] 이유가 뭐죠?

◆ 정민재] 생각해보면, 자신의 음악을 들은 이용자의 음원 이용료가 자신에게 직접 들어와야 하는데, 현재는 그게 아니라 플랫폼의 절대 재생 규모와 각 음원의 재생 규모를 비교해 그 비율대로 음원 사용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인디 음악, 소규모 창작자의 음악을 찾아 듣는 이용자들의 이용료가 창작자에게 충분히 닿지 않는다는 거죠. 내가 아무리 특정 인디 가수의 음악을 좋아해서 반복 재생을 한다고 해도, 전체 사용자의 음원 재생 비율과 비교하면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음원 사용료가 합당하게 지급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즉, 인디 뮤지션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네이버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은 건가요.

◆ 정민재] 네이버의 설명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각 사용자가 들은 음악의 원 창작자에게 바로바로 사용료가 지급될 수 있도록 정산 방식을 바꾸겠다는 얘기죠. 현재 이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고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이러한 시스템을 완성하겠다고 합니다.

◇ 조현지] 얘기를 들어보니 의미가 있는 정책인 것 같은데요.

민재] 제가 생각할 때도 그렇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제가 A라는 가수의 음악을 들었으면 그 이용료가 A에게 가는 게 맞죠. 과거 CD 시대, 음원 다운로드의 시대에는 해당 가수에게 직접 이용료를 지불하는 거였잖아요. 물론 이때에도 유통사를 비롯한 중간 단계가 있긴 했지만, 어쨌든 지금처럼 정액제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기 때문에 수익 구조가 명확했단 겁니다. 그런데 스트리밍 시대로 전환되면서 스트리밍에서 비롯된 수익이 현저히 적어졌어요.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초대박을 거뒀을 때 9주간 1위를 차지하고도 음원 수익은 36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자료가 나와서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이게 벌써 8년 전이니 디지털 음원 시장의 수익 구조 문제는 거의 10년에 가까운 문제 거리였습니다.

◇ 조현지] 이제야 해결의 방향이 보인다고 할까요?

◆ 정민재] 네이버가 제시한 이용자 중심의 수익 배분 방식이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어느 정도 개선이 될 수 있겠죠. 그런데 2020년 1월 기준으로 전체 음원 사이트 사용자 중 바이브를 사용하는 비율은 4%에 불과합니다.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은 플랫폼이란 거죠. 전체 사용자 중 82%가 음원 서비스 톱3인 멜론, 지니, 플로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이런 업체들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따라와줘야 바뀔 수 있는데, 미지수죠. 이미 미국, 프랑스, 핀란드 등에서는 이용자 중심의 수익 배분 방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업체의 변화도 시작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 조현지] 국내에서도 모쪼록 아티스트에게 마땅한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가 자리잡혔으면 합니다. 노래를 한 곡 듣고 이야기를 이어가볼까요?

◆ 정민재] 저희가 몇 주간 코로나19 사태 이야기를 하면서 공연이 취소된 사례, 페스티벌이 취소된 사례 등을 소개했습니다. 마음이 참 좋지 않았는데, 그렇지만 좋은 신곡은 여전히 나오고 있거든요. 사실 영화 같은 경우는 관객이 직접 극장을 찾아야 하지만 음악은 음원 사이트에 접속만 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신곡 발매 자체에는 큰 제약이 따르지 않습니다. 물론 쇼케이스나 프로모션에는 차질이 생기겠지만요. 어쨌든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이 코로나19를 신경 쓰느라 미처 챙기지 못하고 지나갔을 좋은 노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 조현지] 그럼요. 이런 시국에도 음악은 들어야죠. 처음으로 들을 곡은 어떤 노래인가요?

◆ 정민재] 1990년대 발라드의 황제, 싱어송라이터 신승훈 씨가 신곡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리지널 곡으로는 2017년에 냈던 ‘Polaroid’ 이후 2년 3개월 정도만인데요, 올해 신승훈 씨가 데뷔 30주년이래요. 시간 참 빠르죠. ‘미소 속에 비친 그대’, ‘오늘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를 시작으로 ‘보이지 않는 사랑’, ‘날 울리지마’, ‘그 후로 오랫동안’,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I believe’ 등등 그동안 참 많은 히트곡이 나왔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노래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앞으로 공개될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의 수록곡인데요, 앞서 소개한 신승훈 표 발라드와는 약간 다른 스타일입니다. 웅장한 대곡 지향의 편성과 멜로디가 인상적인데 신승훈 특유의 음색만은 그대로라서 반가움을 더합니다.

M. ‘이 또한 지나가리라’ - 신승훈

◇ 조현지] 신승훈의 노래 들어봤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수들도 고민이 많겠어요.

◆ 정민재] 그럴 것 같습니다. 신곡을 낸다고 해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시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열심히 준비한 노래를 그냥 흘려보낼 수도 없으니까요. 제가 몇 주 전에 코로나19로 취소된 공연 이야기를 했던 그 방송분의 기사를 보니 댓글에 속 편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 달렸더라고요. 맞는 얘기긴 하죠. 당장 사람들의 생명이 달린 문제인데 어떻게 공연 얘기, 영화 얘기를 하냐는 뜻 같은데, 그래도 아티스트에겐 이게 곧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삭막할수록 음악이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오늘 이대로 모르고 지나가기엔 참 좋은 노래들을 소개하려고 하는 겁니다.

◇ 조현지] 좋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할 노래는 어떤 곡인가요?

◆ 정민재] 이번 곡은 아이돌 그룹의 댄스 팝인데요, 제가 이번 1분기에 들은 아이돌 팝 중 가장 흡족하게 들은 노래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혹시 카드라는 그룹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 조현지] 아니요. 처음 들어봤어요. 저처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소개해주시죠.

◆ 정민재] 카드는 예전에 젝스키스와 핑클, 카라 등이 속했던 DSP미디어의 혼성 그룹입니다. 사실 이전에 샵이라든가 코요테, 쿨, 룰라 등 가요계에 혼성 그룹이 있긴 했지만, 아이돌 시장에 혼성 그룹은 찾기 드물었잖아요. 카드는 지난 2016년에 데뷔한 4인조 혼성 그룹이고 비엡과 제이셉 등 남자 멤버 둘, 전소민과 전지우 등 여자 멤버 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팀은 특이하게 뭄바톤이라고 하는 중남미풍 하우스 음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국내보다도 해외, 특히 중남미에서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오늘 소개할 곡은 지난 2월에 나온 ‘Red Moon’이란 곡인데요, 멤버들의 보컬 호흡과 사운드 디자인이 대단히 매력적인 곡입니다.

M. ‘Red Moon’ - 카드

◇ 조현지] 카드의 노래 들어봤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처 챙기지 못했던 보석 같은 신곡을 소개받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들어볼 곡은 어떤 노래인가요?

◆ 정민재] 원래는 개봉 예정이었던 디즈니의 실사 영화 [뮬란]에 새롭게 쓰인 주제곡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Loyal Brave True’를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영화의 개봉이 기약 없이 밀렸거든요. 이 노래는 관심 있으신 분들이 따로 찾아서 들어보시고요, 마지막으로 준비한 곡은 제가 참 좋아하는 한국의 알앤비 아티스트 서사무엘의 노래입니다. 지난 3월 11일에 나온 곡인데 포르투갈 출신의 프로듀서 홀리와 함께 만든 곡이에요. 제목이 ‘Let us talk’인데 사운드는 따뜻하면서 감각적이고, 서사무엘의 노래는 여느 때처럼 산뜻하고도 매력이 넘칩니다. 노래 전반에 낮은음의 보컬 샘플이 깔렸는데, 서사무엘의 높은 톤 보컬이 이 위에 얹어져서 색다른 감상을 주더군요.

◇ 조현지] 네, 그럼 정민재 평론가 보내드리면서, 노래 들을게요. 지금까지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M. ‘Let us talk’ - 서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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