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얻은 휴식, 의미있는 시간으로 바꾸는 사람들

코로나로 얻은 휴식, 의미있는 시간으로 바꾸는 사람들

2020.03.15. 오전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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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이나 학업을 쉬게 된 분들이 적지 않죠.

그런데 휴식을 반납하고 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평소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우리 사찰음식을 알리는 곳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휴관 중인데도 아침부터 강의실이 분주합니다.

의료진과 방역기관에 기부할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이들에게 음식은 몸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약과 같습니다.

아욱은 소금에 미리 치대 좋은 성분이 잘 우러나도록 했습니다.

두부는 들기름으로 구웠고, 우엉조림과 치차밥은 염증에 좋습니다.

[혜범 스님 /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 지도법사 : 의료진들이 굉장히 피곤하잖아요? 피곤함을 조금 해소할 수 있는 것, 먹으면서 마음이 안정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서 영양가 있게 만들었습니다.]

스님과 직원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10여 명이 작업해 점심시간에 맞춰 전달하려면 평소보다 이른 아침에 나와야 하지만 기분은 훨씬 더 좋다고 말합니다.

[최소영 /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 행정관 : 복 받는 것, 제가 더 음식을 만들면서 복 받는 것 같아요. (휴관으로) 그냥 버리는 시간이었는데 저희에게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여느 때 같으면 입학생들의 공연이 잇따라 열렸을 한 예술대학교 소극장,

텅 빈 객석 앞에서 설장구 공연이 한창입니다.

졸업생인 선배는 후배의 활기찬 공연을 영상으로 담고 있습니다.

실연 중심의 수업을 하는 이 대학교 학생과 교수들은 개강이 미뤄지자, 코로나19 때문에 우울한 사회에 힘이 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모두 힘을 모아 힘든 시기를 이겨내자는 마음을 담아 SNS와 홈페이지에 연주회를 올리고 있습니다.

[위연승 /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 3학년 : 재능기부로 좀 더 희망을 드리고 좀 더 신명을 전달할 수 있는 게 제 역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졸업생들도 선뜻 동참하면서 프로젝트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강승표 /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졸업생 : 예술은 언제나 항상 사회와 같이 호흡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것을 하든 간에 사회와 동떨어진 것을 할 수는 없고, 그때 그 사회에 맞춰서 같이 호흡하면서 가는 거고, 그런 힘과 위로와 한 같은 것들이 예술적 가치에 숨겨져 있는 것이고요.]

코로나19로 맞게 된 '잠시 멈춤'의 시간을 사회를 위한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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