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에 선 대학로..."생계마저 막막합니다"

코로나19 위기에 선 대학로..."생계마저 막막합니다"

2020.03.08. 오전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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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예정된 공연 취소 결정
"공연 취소해도 극장 대관료 등 손실 불가피"
"코로나19 이후 하루 평균 관객 10명도 안 돼"
"티켓 판매 수익 기대 못 해 공연 할수록 손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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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각종 공연이 잇따라 실종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소규모 공연장이 모여있는 대학로입니다.

절반 이상이 공연을 아예 포기했고, 공연을 이어가는 극단들도 막막한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홍상희 기자입니다.

[기자]
오는 19일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었던 이 극단은 최근 공연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배우와 스태프 10여 명이 땀 흘려 준비했던 자식 같은 공연이었지만 '코로나19' 앞에 결국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공연은 취소했지만, 이미 지불한 극장 대관료를 포함해 손실은 2천만 원이 넘습니다.

[김민하 / 극단 돌파구 배우 : 포스터도 이미 다 나와 있는 상황이었고, 대관료 홍보비용 그에 따른 인건비가 가장 (손실이 컸죠) 정말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좌절되다 보니까 지금 공연계 전체가 많이 침체돼 있고 침울해져 있는것 같아요.]

마스크를 쓴 배우들이 공연 연습에 한창입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꼬박 6개월을 준비해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지만 요즘 찾아오는 관객은 하루 10명이 안 됩니다.

티켓 판매 수익이 없어 공연을 할수록 되려 손실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고심 끝에 극단은 공연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창호 / 극단 '모이공' 대표, 배우 : 출연료도 제대로 못 받는 우리 배우들이나 스태프 이런 친구들을 배신하고 저 혼자만을 위해서 접을 수는 없습니다. 단 한 명의 관객이 있어도 저희들은 해야 한다고….]

현재 대학로에 자리 잡은 소극장은 170여 곳.

한국소극장협회는 코로나19로 이번 달 공연을 중단하거나 취소한 곳이 50%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규모 저자본 극단이 대부분이어서 배우나 스태프들은 당장 생계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대학로 극단 관계자 : 생계를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편의점이거나 혹은 요즘에는 배달업체가 많으니까 배달 서비스 새벽 배송 이런 것까지….]

[백승무 / 연극평론가 : 대관비용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 해주는게 필요하고 (정부 지원을 받는 경우) 어느 시점까지 공연이 이뤄져야 하는 제한조건이 있는데 그걸 풀어서 좀 더 긴 기간 동안 예술가들이 준비해서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도와주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긴급생활자금 지원을 발표했지만, 이 또한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것이어서 예술인들은 당장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합니다.

YTN 홍상희[sa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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