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어머니들, 레드카펫 밟은 사연은?

세월호 어머니들, 레드카펫 밟은 사연은?

2020.02.13. 오후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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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승준 감독의 영화 '부재의 기억',

이번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한국 최초로 단편 다큐 부분 후보에 올랐습니다.

비록 수상에 실패했지만 시상식장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들은 오히려 힘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요?

이승은 기자가 어머니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장 앞.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 감병석 프로듀서와 함께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 2명이 레드카펫을 밟았습니다.

어머니들의 목에 걸린 건 아이의 명찰과 단원고 아이들의 이름입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알리고 싶은 마음은 물론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오현주 / 고 장준형 군 어머니 :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시상식 장면]

[김미나 / 고 김건우 군 어머니 : 우리 아이들 250명 다 데려와서 사진을 찍고 싶었거든요.]

어머니들은 시상식에는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레드카펫 참석 계획은 없었습니다.

유족이 드레스를 입는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감독과 프로듀서 부인이 자리를 양보했고, 가는 곳마다 찾아와 도와준 동포들의 설득도 잇따랐습니다.

동포들은 엄마가 초라하면 아이들이 싫어할 것이라며 드레스를 빌려주고 머리와 화장을 해줬습니다.

아쉽게 상은 받지 못했지만 어머니들은 확신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김미나 / 고 김건우 군 어머니 : 아이들의 희생이 허투루 되면 안 된다. 부모니까 당연히 이렇게 해야되는 게 맞다고 얘기를 해주시니까. 잊으라는 소리 안 하셨거든요 그분들은.]

[오현주 / 고 장준형 군 어머니 : 만나는 모든 분들의 첫 마디가 아임 쏘리예요. 그다음에 이어지는 말들은 힘내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어머니들은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할리우드에 다시 도전하고 싶습니다.

[오현주 / 고 장준형 군 어머니 :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보자! 그래서 다음엔 희망을 주는 해피엔딩을 담은 메시지로 다시 장편을 만들어서 그때 또 가보자!]

[김미나 / 고 김건우 군 어머니 :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절대 이게 무슨 시스템이 바뀌고 제도가 바뀌어도 이건 되지 않거든요. 어른들이 어른다워졌으면 좋겠어요.]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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