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아카데미 캠페인'...기생충 4관왕 이끈 숨은 공로자들

[앵커리포트] '아카데미 캠페인'...기생충 4관왕 이끈 숨은 공로자들

2020.02.11.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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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 '기생충' 감독 : 저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 준 바른손과 CJ, 네온의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밤 술 마실 준비가 돼 있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특히 작품상과 감독상을 석권해서 더 놀랍죠.

항우와 유방의 싸움으로 유명한 중국 '초한지'를 보면 전투는 한신이 이겼지만, 뒤에서 지원하는 '소하'가 없었다면 전쟁에서 이기지는 못했겠죠.

이번 '4관왕'에도 숨은 공로자들이 있습니다.

먼저 '이미경' CJ 부회장입니다.

아카데미는 몇 명의 심사위원이 점수를 매기는 영화제가 아닌 시상식입니다.

물론 작품 완성도가 기본이지만, 아카데미 회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캠페인 활동도 수반돼야 하는 거죠.

투표권을 가진 8,400여 명의 회원들에게 영화를 알리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하고 대규모 예산과 인맥이 필요합니다.

이걸 이 부회장이 지원한 건데요.

보통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캠페인 전담팀이 3천만 달러, 우리 돈 약 355억 원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기생충' 역시 100억 원가량을 썼을 것으로 영화계는 추정합니다.

봉 감독도 역시 500차례 이상의 외신 인터뷰에 나섰는데 "첫 개봉 주에는 하루에 몇 군데씩, 봉고차 탄 유랑극단처럼 움직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부회장, 지난 박근혜 정권 당시 블랙리스트에 올라 2014년부터 미국에 머물면서도 그룹의 해외 문화사업을 돌봤습니다.

봉준호 감독과는 '마더', '설국열차',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맡으며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미경 / CJ 부회장 : 저는 봉준호 감독의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 그의 미소, 머리 스타일, 그가 말하고 걷는 스타일, 특히 그가 연출하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창작자를 지원하는 제작자 역할도 중요합니다.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인데요.

영화인 집안입니다.

오빠는 영화 '친구'를 만든 곽경택 감독이고, 남편은 영화 해피엔드와 은교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입니다.

칸국제영화제부터 아카데미시상식까지 전 일정을 수행하며 봉준호 사단의 살림꾼 역할을 했습니다.

[곽신애 /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 이렇게 한 사람한테 트로피 4개가 간 일이 디즈니 이후 처음이라고…. 월트 디즈니 이후 처음이라고 누가 이야기해줬어요. 그만큼 특별한 일이기도 하고….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는 쭉 그래 달라, 이런 거죠. (봉준호 감독을) 쭉 좋아해 달라….]

국내에서도 기생충 흑백판 재상영이 결정됐습니다.

해외에서의, 특히 북미 흥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미 수익이 2월 10일 기준으로 우리 돈 421억 원 정도로 역대 비영어권 영화 흥행 수익 6위인데, 더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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