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쓴 한국 영화 '기생충'...4관왕에 최초 또 최초

신기록 쓴 한국 영화 '기생충'...4관왕에 최초 또 최초

2020.02.10. 오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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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쓴 한국 영화 '기생충'...4관왕에 최초 또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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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종구 앵커
■ 출연 : 최광희 / 영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가장 핫한 이슈만 쏙쏙 뽑아서 정리했습니다. 오늘의 나이트포커스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했습니다. 101년 한국 영화 역사뿐만 아니라 92년 오스카 역사도 새로 썼는데요. 외신들은 역사적인 승리라고 극찬했고 SNS에서는 축하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나란히 현장 행보를 이어가며 종로 민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두 사람의 대결을 넘어민주당과 한국당의 한치 없는 격전이 예상됩니다.

한국당이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경남도지사에게 서울 험지 출마를 거듭 강조한 데 이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지역구 후보로 출마시키기로 해 관심이 주목됩니다. 오늘 나이트포커스 시작합니다.

[앵커]
먼저 오늘의 패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최광희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광희]
안녕하세요.

[앵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전해 드린 대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까지 석권하면서 모두 4관왕을 차지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영화가 칸 같은 국제영화제에서도 많은 수상 이력이 있는데 이번에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라는 건 특별히 더 큰 의미가 있는 걸까요?

[최광희]
그렇습니다. 한국영화가 올해 101주년 되는데요. 한국영화 101년 동안 사실 아카데미벽을 꾸준하게 두드려왔습니다마는 한 번도 후보에 오른 적은 없어요.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적도 전혀 없었고.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외국어 영화상 이번에 국제장편영화상이라고 하는 부문으로 바뀌었는데 거기에 오른 것도 사실 대단한 경사, 후보에 오른 것만 해도 대단한 경사였는데 상까지 받은 데다가 또 최고상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상. 그리고 주요 부문상인 감독상, 각본상까지. 이렇게 해서 4개의 상을 받았다는 것은 이건 경천동지할 노릇이다.

그러니까 우리 기생충을 만들어낸 한국 영화 입장에서도 놀라운 일이지만 아카데미의 전통이라고 하는 측면에도 완전히 아카데미가 세대교체가 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신호탄처럼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동안 어떻게 보면 높고 단단해 보였던 아카데미의 벽을 뛰어넘었는데 그것이 우리나라 영화가 처음으로 시도했다. 그래서 이뤘다. 이런 것이 어떤 면에서 쾌거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최광희]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특히나 작품상 같은 경우에는 아카데미 역사, 92년 동안 단 한 번도 외국어 영화가 받은 적이 없어요. 왜 그러냐 하면 아카데미 영화상이라는 게 봉준호 감독도 지적을 했다시피 영미권 영화를 주로 대상으로 하는 로컬 영화상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외국어 영화에는 아무래도 인색했던 그런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영화에 작품상까지 줬다는 건 할리우드 주변 안팎의 관계자들도 대단히 놀라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건 아카데미가 이제는 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세계 영화를 바라보겠다고 하는 의지의 표현. 이렇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동안 아카데미에 문을 두드렸던 외국 영화들도 꽤 있었을 텐데 이번에 기생충이 그 장벽을 허물었던 그 비결이라고 할까요? 어떤 게 있을까요?

[최광희]
일단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소재나 주제의식이 미국인들이 현재 느끼고 있는 문제점이나 또 이 시대의 부조리하고도 맥락이 닿아 있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물론 이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한국적인 소재고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또 우리말로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있지만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문제는 사실 양극화나 빈부격차의 문제는 전 세계적인 소위 말하는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으로써 지금 대두되고 있는 화두거든요.

그래서 이 작품뿐만 아니라 최근의 세계 영화계의 경향이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짚어보고 문제 의식을 제기하는. 그런데 이번에 같이 후보에 올랐던 조커라는 영화도 사실은 슈퍼히어로 영화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주제의식은 기생충하고 맥락적으로 많이 비슷해요.

그런데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그걸 조금 더 직접적으로. 그러니까 미국 영화의 기본적인 전통, 특히 미국인들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전통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거나 아니면 옛날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거거든요. 아니면 이국적인 것을 보여준다든가.

이런 것들을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그런 전통이 있었는데 이번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그동안의 아카데미 관행을 미루어봤을 때는 완전히 예측을 벗어나버리는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것은 아카데미도 한번 이 '기생충'이라는 영화에 상을 줌으로써 자기들도 한번 쇄신을 해 보겠다라는 그런 의지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앵커]
기생충이 빈부격차라는 심오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걸 풀어내는 방식은 일종의 블랙 코미디라고도 할 수 있는데 블랙코미디. 외국인, 미국인 보는 면에서는 한국 정서에 유머감각을 따라 읽기는 어려운 면도 있을 텐데. 물론 번역이 잘됐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봉준호 감독이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노리고 어떤 보편화된 유머코드를 노린 것이냐, 아니면 우리만의 유머코드가 통한 것인지 그것도 궁금한데요.

[최광희]
일단 봉준호 감독이 국제시장을 두드린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그전에 옥자라든가 또 그에 앞서서 설국열차 같은 그런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를 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사실은 해외 영화계의 어떤 트렌드를 읽는 눈이 생긴 거죠.

그런 보편적 주제의식을 가지고 본인이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왔던, 특히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영화적인 재미를 얹어서 버무려내는 그것이 봉준호 감독의 특히나 장기인데. 그 장기를 이번 영화 '기생충'에서 유감없이 발휘를 했고 그것이 칸 영화제를 비롯한 서구영화제나 아니면 이번에 아카데미를 통해서 전 세계적인 영화인들에게 굉장히 깊은 인상을 심어준. 아카데미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그런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에 아카데미는 이번에 기생충이라는 영화에 작품상을 줌으로써 이 영화가 모든 시대를 뛰어넘는 걸작이라고 평가를 한 거죠.

[앵커]
엄청난 극찬을 받고 있는데 이른바 봉준호 장르라는 영화 장르가 아예 구별화되어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봉준호 코드라는 것이 인종과 국경을 넘어서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영화로 급성장했다 이렇게 봐도 되겠군요.

[최광희]
그렇습니다. 지금도 특히나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양극화와 빈부격차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건 어떤 나라의 누구든지 다 공감하는 주제이고. 또 그런데 그걸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외피는 스릴러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습니다마는 안을 들여다보면 살짝살짝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도 있거든요.

그런데 스릴러와 블랙코미디가 합쳐지는 연출 호흡은 이전에 사실 많은 분들이 보셨던 살인의 추억이라든가 괴물이라든가 이런 작품에서도 드러났던 봉준호 감독의 연출 색깔입니다.

그런데 이게 차근차근 설국열차 혹은 옥자라는 영화를 통해서 서구영화계와 접점을 넓혀가는 와중에 봉준호 감독의 코드가 접점을 만들어내서 스파크를 터뜨린 그런 순간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앵커]
이번 수상 소식에 해외 스타들도 SNS를 통해 축하 소식을 전했는데요. 차정윤 앵커가 정리했습니다.

[앵커]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쾌거 소식에 해외 인사들의 축하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계 캐나다 배우인 샌드라 오는 기생충이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자시상식 자리에서 일어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죠. 샌드라 오는 자신의 SNS에도 한국인이라 자랑스럽다면서 태극기와 하트 이모티콘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또 앞서 영화 옥자에 출연해 봉 감독과 인연을 맺은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도 "봉"이라는 한마디로 축하인사를 전했습니다. 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SNS에한글로 "축하합니다"라고 적었는데요. 이어서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배우들의 역사적 승리이자 충분한 자격이 있는 승리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모든 것이 우리나라 영화 사상 처음이기도 하지만 아시아 영화로도 사실상 처음이고 또 비영어권 영화로도 처음입니다. 그만큼 전대미문의 결과를 봉준호 감독이 이끌어냈는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4관왕을 오스카에서 차지한 감독이나 영화는 많지만 한 사람이 4개의 트로피를 가져간 건 월트 디즈니 이후로 처음이라는 얘기가 있던데요.

[최광희]
월트디즈니가 그 당시에 상을 받은 것은 각기 다른 작품으로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스카에서 4개의 트로피를 가지고 갔는데 한 작품으로 4개를 가져간 건 봉준호 감독이 유일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유독 미국인들이 외국어 영화, 자막 보는 영화에 대해서 어느 정도 반감이 있었다, 예전에는. 그렇게 봐도 될까요?

[최광희]
반감이라기보다는 사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미국 영화가 전 세계를 다 거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죠, 할리우드 영화가. 그런 만큼 미국인들은 자국 영화 아니면 잘 안 봐요. 자막이 들어가 있는 영화에 대한 낯선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거부했다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낯선 거죠. 그런데 사실은 미국인들을 우물 안 개구리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특히 유럽 영화인들은 미국인들이 자기네 나라 영화만 보니까 우물 안 개구리다, 이렇게 폄훼하는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어찌 됐든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자막에 1인치 장벽을 넘어라라고 이야기한 게 미국인들한테는 굉장히 큰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그동안 너무 우리만 알고 살았구나. 우리가 이렇게 큰 나라에서 사는데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구나라고 하는 그런 차원에서 문화적인 자극을 줬고 어떻게 보면 그 발언이 이번 아카데미상 시상식에도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미쳤던 게 아닌가 이렇게 또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거 다시 한 번 짚어볼 텐데요. 먼저 한국 영화 기생충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수상 행진을 이어왔는데요. 관련 내용 차정윤 앵커의 설명 한번 들어보시죠.

[앵커]
영화 기생충은 그야말로신기록 잔치를 벌이고 있는데요. 한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오스카상 4개를거머쥔 것은 1954년 월트 디즈니 이후 66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다만 디즈니는 각기 다른 작품으로 상 4개를 받았기 때문에 단일 영화로 오스카 트로피 4개를 거머쥔 것은 봉준호 감독이 처음인 셈입니다.

기생충은 오스카 역사상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 작품상의 영광을 안았는데요. 또 한 영화가 작품상과 국제영화상을 동시에 받은 것도 처음이라고 합니다.

[앵커]
아마 미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영어로 된 노래, 또는 언어가 영어인 영화만 보더라도 듣더라도 충분하기 때문에 다른 언어권의 음악이나 영화에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해 보는데요. 그래서 이번 수상 자체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수상 직전에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상은 로컬 영화제다, 이런 얘기도 했고요. 1인치의 자막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어라. 이런 것에 대해서 은근슬쩍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에 대해서 아카데미가 답을 내놨다. 이런 평가들도 있더군요.

[최광희]
그런데 이게 사실 미국의 어떤 정치사회적인 변화의 과정, 트렌드 이런 것들도 같이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물론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상을 받을 만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작품이죠. 그런데 이런 영화에 그전에는 그냥 외국어 영화상 한 번 주고 마는 걸로 끝냈는데 이렇게 본상을 몰아주고 최우수작품상까지 주는 데는 할리우드의 심경 변화랄까. 그 주변의 정서적 변화가 정서적 변화가 작용하고 있는 거라고 보여지는데요.

일단 할리우드는 공화당 정권하고 별로 안 친해요. 전반적으로 친민주당적인 그런 성향들이 강합니다. 다소 진보적인 그런 성향들이 강해서 공화당 정권이 잡았을 때는 정부 비판적인 그런 영화들이 많이 나와요, 사회비판적인 영화가. 특히나 지난 부시 행정부 때, 부시 행정부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던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죠. 화씨911 같은 경우는 그냥 그 부시 행정부 시절에 상을 주고 그리고 마이클무어가 시상대에 나와서 Shame on you, Mr. Bush라고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하는 그런 방식으로 할리우드가 공화당 정권의 어떤 보수성에 대해서 계속 비판을 해왔거든요.

그런 이유가 1950년대에 소위 말하는 메카시즘, 즉 메카시 공화당 상원의원이 할리우드 내에 엄청나게 많은 공산주의자들이 숨어 있다 이렇게 선동을 해서 실제로 그때 많은 피해를 봤고 또 찰리 채플린 같은 천재 영화인은 거의 쫓겨나다시피 해서 다른 나라로 망명을 했거든요. 이것에 대해서 할리우드 영화인들이 상당히 원한이 깊어요.

그리고 원한이 깊은 상태에서 공화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그런 사회 비판적이고 정권 비판적인 내용의 영화들이 자주 등장을 하고 그런 영화들이 상을 받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할리우드에 그런 작품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 그런 차에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탁 하고 나와서 지금 이 시대의 우리를 얘기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조커 같은 영화는 슈퍼히어로라고 하는 장르 영화의 틀을 가지고 얘기하고 있고 그다음에 이번에 같이 각축을 다투었던 1917이라는 영화는 시대극이고요. 이런 식으로 할리우드 영화의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시대극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또 여전히 많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라든지 이런 작품들이요.

그것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거죠,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그러니까 미국인들이 보는 상황에 따라서는 이게 우리가 지금까지 찾아왔던 영화가 우리나라 바깥에서 만들어지고 있구나라고 하는 어떤 깨달음을 줬다라고 볼 수도 있겠고요. 또 최근에 트럼프 정부가 보수적인 이민자 정책, 국수주의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미국 사회 자체가 외부인들에 대해서 배타적인 시선들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할리우드의 진보적 영화인들이 가지고 있던 차에 차라리 이번에 그러면 보란 듯이 외국어영화에 상을 줘버리자라고 하는 그런 어떤 일종의 제스처로써 이번에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뽑혀져 나온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 로마라는 영화가 외국어영화상 또 주 본상인 감독상도 동시에 수상했는데요. 멕시코 영화에 감독상과 외국어 영화상. 두 편의 영화를 한꺼번에 몰아준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운다고 하는 얘기들이 막 나오고 있을 때였어요. 그때 보란듯이 멕시코 영화에다 상을 준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할리우드 영화와 미국의 공화당 행정부 간에 어떤 알력이라든가 갈등이라든가 이러한 역사적 맥락 안에서 본다면 오스카가 이번에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선택한 데에는 그런 배경도 작용을 했다라고 볼 수가 있겠죠.

[앵커]
각본상과 국제장편 영화상 수상에 이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감독상과 작품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 무대에서 어떤 소감을 밝혔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까지 들어보셨는데요. 이번에 경쟁했던 작품과 감독들이 다 거장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거장들과 그 작품들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광희]
앞서서 마틴 스코세이지를 앞에 두고 내가 상을 받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소감을 봉준호 감독이 내놓았는데 실제로 그 수상 소감을 얘기할 때도 시상식에서 앞에 마틴 스콜세지가 계시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계신데 이러면서 이분들한테 이 상을 나눠줄 수 있으면 전기톱으로라도 잘라서 5등분 해서 나누어 주겠다라고 농담처럼 그런 얘기를 하면서 한국인 특유의 겸손 이런 것들을 보여줬는데요.

어찌 됐든 봉준호 감독 입장에서는 지금 얘기한 것처럼 샘 멘데스, 1917의 샘 멘데스도 대단히 훌륭한 거장이고요.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들의 연출자들. 모두 감독상 후보에 오른 감독들 모두 사실은 세계적인 내로라하는 거장들이에요. 그런데 이런 분들을 제치고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뿐만 아니라 작품상까지 받았다는 것은 이제는 세계 영화계에서 봉준호의 시대가 열렸다. 이렇게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한국영화 역사를 새로 쓰며 세계 영화계에 굵직한 획을 그은 봉준호 감독. 그의 출발점은 어디였는지 또 얼마나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완성했는지 차정윤 앵커가 앵커 그래프를 통해서 설명을 드리도록 할 텐데요.

그동안 얼마나 봉준호 감독이 입봉작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고난의 길을 걸어왔고 그 자신만의 영화세계를 구축을 했는지 한번 차정윤 앵커가 정리를 했습니다. 보시겠습니다.

[앵커]
자신만의 색깔로 장르를 넘나드는봉준호 감독의 작품 세계는 '봉준호 장르' 이름이 곧 장르인 영화로 불리는데요. 20년 전, 봉 감독은 촉망받는 신인으로 샛별처럼영화계에 나타났습니다. 32살의 청년 감독은 첫 장편 작 '플란다스의 개'에서중산층의 삶을 날카롭게 짚어내면서도특유의 엉뚱함과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봉준호 / '플란다스의 개' 감독 (2000년) :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고 왜 이렇게 황당한 행동을 하니? 황당한 말을 한다고 이런 반응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저의 생활 자체가 그런 것 같아요.]

데뷔 후에 3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작품 '살인의 추억'은봉 감독에게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준 영화죠. 치밀한 시나리오와섬세한 설정을 통해 80년대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의 수사상황을 흡입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2006년 영화 괴물이 관객 1300만 명을 돌파하면서 그는 천만 감독 반열에 합류합니다.

[봉준호 / '괴물' 감독(2006년) : (영화 괴물에서) 가족들이 되게 외롭게 싸워요. 가족들이 소시민들 가족인데 그 가족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왜 그럴까? 우리 사회가 약한 사람들, 소시민들을 정말 도와준 적이 있었던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영화고요.]

이어진 '마더'와 '설국열차', '옥자'까지 봉 감독은 유머와 휴머니즘과 더불어 사회 문제 인식을 잘 녹여냈습니다.특히 영화 '옥자'는 2017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죠. 당시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봉 감독은 영광스럽다면서도 불타는 프라이팬에 올라가는 생선처럼두렵다며 초청 소감을 밝혔습니다.

[봉준호 /영화 <옥자> 감독 : 두렵습니다. 칸만큼 영광스럽고 흥분되는 자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동시에 불타는 프라이팬에 올라가는 생선의 느낌 같은 게 있어요.]

2년 뒤 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 돌아온 봉 감독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에 이어 올해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4관왕까지거머쥐는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7편의 장편 영화를 연출하며 거장으로 우뚝 선 봉준호 감독. 앞으로 또 어떤 영화로 놀라게 할지한국 영화계는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어떤 영화들을 만들지 전 세계 영화계가 주목한다. 이렇게 전해 드렸는데 이미 차기작 두 편에 대해서 언급을 했었죠?

[최광희]
네, 그런데 봉준호 감독이 어떤 영화를 만들지는 본인의 머릿속에 있는 거니까요. 언급을 했어도 그것이 현실화될 거라고 하는 건 미지수라고 볼 수가 있겠죠.

[앵커]
지금 영국에서 벌어진 실화를 영화로 한다. 또 우리나라의 무슨 공포영화를 한다. 이런 얘기들이 있었는데 어떤 영화를 만들지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앞으로 어떤 지금까지 사회 비판적인 영화를 많이 만들었는데 앞으로도 그런 행보를 이어가지 않을까 이렇게 전망을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최광희]
그렇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한국영화의 적자죠. 그러니까 한국영화의 전통이 사실주의적 경향이 강하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주의라는 게 뭐냐 하면 우리 현실의 부조리를 드러내는 경향을 말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은 봉준호 감독 이전의 선배 감독들, 1990년대에 출현했던 무수히 많은 그런 감독들이 가지고 있었던 전통인데요. 이것을 봉준호 감독이 그대로 이어받은 거죠. 이어받은 가운데 할리우드 영화로부터 받은 그 영화적인 세례들. 어떤 기법으로 만들어야 될지 또 어떤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야 관객들이 조금 더 인상적으로 영화에 빠져들지 이런 것들을 상당히 아주 명민하게 만들어내는 그런 세공력, 연출 세공력이 뛰어난 그런 감독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통찰력. 그리고 영화를 만들어내는 세공력. 이 두 가지가 다 합쳐져서 출현한 그런 감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건 봉준호 감독의 브랜드이고 색깔이기 때문에 앞으로 봉 감독의 연출 트렌드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최광희 영화평론가와 함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영화 아카데미상 수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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