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영화 '기생충', 韓 영화 최초 아카데미 4관왕

[뉴스큐] 영화 '기생충', 韓 영화 최초 아카데미 4관왕

2020.02.10. 오후 3:5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김경수 앵커
■ 출연 : 정민아 영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그러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 아카데미 4관왕 소식 정민아 영화평론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민아]
안녕하세요.

[앵커]
평론가님, 오늘 사실 작품상이 발표될 때 과한 말로 미쳤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었거든요. 그러니까 내심 기대는 했지만 예상은 못했다는 반응들이 많았어요. 평론가님은 솔직히 예상하셨습니까?

[정민아]
국제장편영화상이나 각본상은 당연히 예상됐던 부분이고요. 감독상까지는 사실 예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아카데미 경향이 최근 몇 년 동안 감독상하고 작품상을 분리를 했었어요. 그래서 감독상을 받아서 굉장히 기쁘기는 한데 작품상은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품상이 불려지는 순간 정말 이건 뭐라고 말로 할 수...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옵니다.

[앵커]
정말 이게 4관왕도 중요하지만 그러니까 받은 상 자체도 굉장히 의미가 큰 상이잖아요. 그러니까 그 상들을 하나씩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먼저 작품상이라고 하면 이번에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 아카데미에서 받은 거죠.

[정민아]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밖에 없죠. 이건 과거에 아시아 감독들 중에서 유명한 분들 굉장히 많았거든요. 이안 감독도 그리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도 있었는데 북미지역에서 굉장히 대중성을 확보했던 감독들. 그런데 그런 감독들도 달성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위업이고요. 아카데미 같은 경우에는 그동안 보수적인 선택들을 많이 해 왔습니다. 일단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그런 영화들을 선택을 해 왔기 때문에 기생충 같은 경우에는 너무나 훌륭한 영화지만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아주 날카로운 주제의식이나 아니면 현 사회비판적인 메시지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해서 그리고 어떤 장르적인 표현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해서 조금 경계하는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걱정을 했었는데. 아카데미가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작품상과 감독상을 보통 같이 받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이번에 아카데미에서 이런 결정이 나오게 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정민아]
글쎄요. 작년에 로마라는 작품이 멕시코 영화였는데요. 굉장히 이 작품을 아카데미상감이라고 얘기를 했고 감독상을 실제로 쿠아론 감독이 수상했습니다. 그런데 작품상은 그린북에 돌아갔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보편적인 휴머니즘을 담은 영화들을 많이 선택해 왔어요. 그런데 아카데미도 그런 보수적인 선택 때문에 굉장히 많은 비판들을 받으면서 어떤 다인종이라든지 멀티컬처리즘이라든지 계급문제라든지 이런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갖춘 작품들을 수상후보에 넣는 선택을 해 왔는데요.

올해의 결과라고 한다면 사실은 기생충이 빠지면 거의 백인들의 잔치였거든요. 올해는 블랙영화에 대한 배려도 없었고 퀴어시네마라든지 여성영화에 대한 배려도 없는 가운데 아시아 영화로서 기생충이 많은 부분에 후보로 오르면서 기생충이 빠지면 또다시 로컬영화 내지는 백인 중심 영화, 백인 중심주의 영화제라는 오명을 쓸 수 있었는데요. 기생충을 선택함으로 인해서 그 아카데미가 가진 그리고 특히 미국 영화가 가진 개방성과 다양성에 대한 어떤 방점, 이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아카데미가 조금 변화하는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걸 기생충의 수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을 것 같은데. 봉준호 감독이 오늘 상을 4번 받았는데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오늘 감독상 받을 때 화면인데. 감독상 수상을 하고 나서 수상소감도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그러니까 다른 감독들을 언급하면서 존경을 표하기도 했죠.

[정민아]
저 장면, 정말 감동적이고 본인이 각본상까지는 예측을 했는데 감독상을 예측을 전혀 못했나 봐요. 송강호 배우가 옆에서 쿡 찔러서 나오게 됐는데요. 이 수상소감은 이번 년도 오스카 시상식 최고 하이라이트였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존경하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면서 본인이 동떨어진 갑툭튀의 그런 별종이 아니고 영화 역사 속에서 그 유산들을 이어받은 사람이라는 걸 확실하게 인식을 시켰고요.

그다음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대한 감사를 표시했는데 타란티노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부터 지금 작품까지 아시아 영화를 미국 시장 내에 알리려고 굉장히 애를 많이 써왔거든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고 이런 훌륭한 영화는 많이 봐야 된다는 개인적인 멘션을 통해서 봉준호 감독이 세계 영화팬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게 된 중요한 씨앗 같은 역할을 해 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존경을 표했고 그다음에 함께 노미네이트됐던 훌륭한 감독들에 대한 찬사까지 곁들여서 정말 감동의.

[앵커]
지금 화면 나오고 있죠. 스콜세지 감독을 언급하면서.

[정민아]
스콜세지 감독이 아이리쉬맨으로 많이 올라갔지만 무관으로 돌아가게 됐어요. 그래서 굉장히 오랜 스콜세이지 팬들에게는 허탈감을 안겨줬는데 그 부분을 완전히 상쇄시켜줬죠.

[앵커]
저렇게 기립박수를 받게끔 해 주고. 저 장면이 굉장히 멋있는 장면이라고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은데. 그리고 또 그 이야기도 했거든요. 아카데미에서 허락해 준다면 상을 5등분하고 싶다. 그런데 텍사스 전기톱이 왜 나오냐. 이렇게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정민아]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라는 호러 영화, B급 호러영화인데 봉준호 감독이 본이 스스로 호러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이야기하고요. 그런 잘 알려지지 않은 B급 호러영화를 언급함으로 인해서 또 장르 영화 팬들에게 찬사를 받을 수 있는 이런 장면을 연출해 주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되게 위트 있는 수상소감이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작품상 수상할 때 그림도 준비가 돼 있는데 함께 보고 오겠습니다. 이게 오늘 가장 압권인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렇게 패러사이트 호명될 때 정말 저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지켜보는 저도 아까 저 장면을 봤습니다마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거든요. 배우들의 표정이라든지 봉준호 감독 표정에서 볼 수 있겠지만 정말 쾌거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것 같아요. 유럽뿐만 아니라 북미 최고의 권위상을 휩쓸었다, 이렇게 봐도 과언이 아닌 거잖아요.

[정민아]
그렇죠. 칸느영화제에서 수상했을 때와 또 남다른 감동이 있었는데요. 아카데미영화상은 예술성 플러스 대중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보편적인 주제의식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큰 성적을 올렸다고 보고. 그다음에 북미 영화시장에서 흥행이라든지 영화팬의 팬덤 정도도 굉장히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기생충이 가히 갖고 있는 기록적인 성과들이 굉장히 훌륭하고요.

지금 기생충팀이 사실은 예측을 많이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얼떨떨한 상태에서 무대 위에 올라섰는데요. 조금 아쉬운 부분은 송강호 배우가 수상소감을 발표하려는 직전에 커트가 돼서 넘어갔다는 건데. 이미경 대표께서 말씀하신 수상소감에서도 저는 인상 깊게 봤던 부분이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함께 이뤄낸 성과다 이런 얘기를 해 줬거든요. 그 부분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봉준호라는 어떤 뛰어난 감독 그다음에 기생충이라는 뛰어난 콘텐츠뿐만 아니고 이 영화를 보고 사랑하고 지켜주고 응원해 주었던 전 세계 많은 영화팬들이 함께 누려야 될 기쁨이겠죠.

[앵커]
그러니까 정말 이게 우리 한국 영화계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화면으로 보고 계신 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런던 웨스트호텔입니다. 여기에서 봉준호 감독이 오늘 기자회견을 할 예정인데. 조금 지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봉준호 감독이 현장에 모습이 보이면 또 현장을 연결해서 직접 오늘 수상소감이라든지 기자회견 내용을 들어볼 텐데요. 계속해서 정민아 평론가와 이야기를 이어가보면 오늘 총 4개 상을 탔는데 작품상, 감독상 이야기를 했고 각본상도 받았어요. 이게 각본상을 받은 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정민아]
각본상은 이전에 조합상도 수상을 했고 많은 부분에서 예측이 돼왔던 상입니다. 6개 부문에서 가장 상을 받을 만한 가능성이 컸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각본상은 영화 서사가 얼마나 개연성 있고 탄탄하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이 영화가 잘 보여줬다. 그다음에 소리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이걸 영화화, 형상화하는 측면에서도 감독으로서의 연출력이나 재능이 빛났음을 보여주는 건데요. 많은 감독들이 연출을 하지만 또 각본을 함께 겸하는 감독이 많지는 않지만 또 100%는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 있어서 봉준호라는 영화감독이 각본가로서도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죠.

[앵커]
마지막으로 이게 상들이 다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국제장편영화상은 너무나 당연하게 예상됐던 측면이 있죠. 이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어주시죠.

[정민아]
올해 영화 이름이 바뀌었죠. 봉준호 감독도 수상소감에서 그 점을 들었습니다. 제가 최초로 국제장편영화상을 샀습니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외국어영화상이라는 건 미국 외 영화에 준다는 그런 느낌이 들잖아요. 그런데 국제장편영화상이라는 건 조금 더 오픈돼 있는 개방성에 대한 그 위치설정이 지금 오스카가 새롭게 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주고 있거든요. 칸느영화제를 탔고 칸에서 대상을 탔고 그다음에 북미 영화시장에서 굉장한 흥행돌풍을 일으키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생충이 거의 90% 이상은 수상할 것이라는 예견을 했는데요. 그게 적중했는데 또 하나 우리가 생각해야 될 점은 한국 영화의 정말 오랜 염원이 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것, 그다음에 오스카 영화상, 외국영화상 부문 후보에 오르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후보에 오르는 것 자체가 처음이죠. 작년에 이창동 감독의 작품 버닝이 예비후보에 올랐다가 최종에는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후보에만 올랐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 수상까지 해 버리고 작품상까지 타버리니까 엄청난 성과를 어떻게 이 기쁨을 만끽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앵커]
정말 계속 놀라더라도 이게 호들갑이 아닌 정말 큰 사건인 거죠. 알겠습니다.

정민아 영화평론가님은 잠시 뒤에 저희가 봉준호 감독의 현지 기자회견을 들어본 뒤 다시 한 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이따 다시 뵙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