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영화 '기생충', 오스카 몇 개 쥘까?

[이슈인사이드] 영화 '기생충', 오스카 몇 개 쥘까?

2020.02.10. 오전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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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이현경 영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금 이 시각 진행 중인데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기생충은 각본상뿐만 아니라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어서 다른 부문 수상도 기대되는데요.

이현경 영화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현경]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각본상 이야기, 가장 최신 들어온 소식이니까 먼저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 각본상 수상에 성공했는데 예견된 결과입니까?

[이현경]
사실 아카데미상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골든글로브나 영국아카데미 전미조합상 이런 것들로 인해서 다소 예측해볼 수 있는 그런 여지가 있었는데요. 많은 전문가들이 아마도 기생충이 각본상을 타지 않을까 그렇게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보니까 골드더비라고 오스카 레이스를 예측하는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에서도 각본상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더라고요. 물론 국제장편영화상도 그렇지만 이 두 가지를 각각 1위로 예측했었는데 실제 그에 맞춰서 상을 받게 됐고 이게 우리나라 영화로는 아카데미 최초 수상입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현경]
일단 아카데미 진출도 64년 만에 처음이고요. 그리고 상을 받았다는 건 더더욱 처음인데요. 각본상은 특히 외국 영화상에는 한 번도 그동안 준 적이 없었습니다. 외국 영화상 준 적은 있었지만 유럽 영화에 국한돼서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기 힘든 각본에서 상을 받았다는 건 그만큼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우리가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걸 보면 각본상을 할리우드 이외에 유럽 영화에는 준 적이 있지만 아시아권 영화로는 최초다 이런 이야기이시죠?

[이현경]
유럽 영화도 벌써 예전에 5회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에 국한된 정도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문화적 차이가 있을 텐데 각본상을 수상해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 텐데 남은 5개 상이 있습니다. 감독상도 있고 편집상, 미술상, 국제장편영화상 그리고 작품상까지 이렇게 5개인데 아무래도 국제장편영화상 수상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겠죠?

[이현경]
이미 여러 영화상, 영국 아카데미라든가 전미에서 수상하는 그런 상들이 있습니다. 조합상이라고 해서 미국에서는 제작사, 비평가, 감독 이런 사람들이 주는 상이 있는데 그런 데서 상을 받았기 때문에 이것은 거의 유력시되고 있고 90% 이상의 확률로 점치고 있습니다, 외신에서도.

[앵커]
사람이 욕심이 나는 게 처음에는 상을 하나라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다가 이제 처음에 각본상을 이렇게 수상하고 나니까 몇 개를 받을까, 이게 사실 관심이 가는데 이 부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이현경]
사실 상이라는 것은 받고 안 받고. 일단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요. 국제외국어영화상, 요즘 국제외국어영화상이라는 게 올해부터 국제장편영화상으로 바뀌었는데 외국에서는 외국어영화상이라고 계속 쓰고 있죠. 이것은 거의 당연시하다시피 했는데 지금 각본상은 받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했는데 받아서 2관왕은 확실시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다음에 아카데미라고 하면 빅5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그리고 주연상이 있는데 거기에는 오르지 못했으니까. 그러면 3개 부문에 올라가 있는 셈인데 이미 각본상을 받았으니까 나머지 감독상과 작품상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지금 작품상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상들 감독상, 작품상 이 두 가지가 크게 나머지 미술상이라든가 편집상 같은 경우도 받으면 좋겠지만 수상가능성이 조금 더 점쳐지는 건 작품상과 감독상 이 두 부문인데. 현지에서 감독상 같은 경우는 1917의 샘 멘데스 감독 수상이 유력하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이현경]
아카데미상에 무엇을 받을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예상하는데. 그 예상을 하기 위한 지표들이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같이 아카데미상 이전에 거행을 하는 영국아카데미나 골든글로브 등등의 그런 것으로 인해서 우리가 몇 퍼센트 정도 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이렇게 예상을 하는데요. 전반적인 예상을 종합해 보면 1917에 감독상과 그다음에 작품상이 조금 더 확률적으로는 높다고 지금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이 자리에서 얘기하는 저희는 기생충이 두 상을 다 받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빅5에 속하는 부문 3개의 후보에 올라서 이미 1개를 수상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영화사에서 굉장한 기록이고 경축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봉준호 감독이 미국 LA 현지에서 각본상 받을 당시 수상소감을 저희가 준비됐거든요. 한번 들어보고 마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평론가님, 지금까지 아카데미에서 외국영화 그러니까 50% 이상 외국어로 된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까?

[이현경]
아니요, 없었습니다.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면서 동시에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은 총 9편이 있었는데요. 그중에도 동시 수상을 한 작품은 없었습니다.

[앵커]
제가 알기로는 예전에 와호장룡 이런 게 수상은 못했던 거죠?

[이현경]
2000년 이후에 와호장룡 , 아무르 그다음에 작년에 로마까지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동시에 노미네이트되었지만 수상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앵커]
지금 작품상 그리고 감독상 둘 다 1917. 작품은 1917, 감독은 샘 멘데스 수상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또 그런 가운데 조금 희망적인 건 작품상과 감독상을 한 작품에 몰아주는 경우가 그렇게 흔치 않다고 하더라고요.

[이현경]
흔치는 않죠.

[앵커]
흔치 않아서 혹시 둘 중에 하나를 다른 작품에 준다면 봉준호 감독에게 주지 않을까 이런 얘기들이 조금 나오더라고요.

[이현경]
아카데미가 그동안 사실 백인이나 남성 중심의 그런 상이라는 오명도 있었고 많은 질타와 비판도 있었는데 그동안 아카데미는 다른 시상식하고는 달리 심사위원이 상을 주는 게 아니라 아카데미 회원 8000여 명의 투표로 이루어집니다. 그렇다 보니까 회원 구성이 굉장히 중요한 변수가 되겠죠. 그러한 그동안의 아카데미상이 너무 미국적이고 또 백인 우월 이런 걸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의식해서 현재 아카데미 회원들 구성을 다양하게 바꾸고 있는 추세이고 이런 것들이 조금 올해는 변수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전망해 봅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김에 여쭤보겠습니다. 그러니까 아카데미는 영화제가 아니라 시상식이잖아요. 그러니까 칸 이런 것처럼 영화제가 아니라 시상식인데 그러다 보니까 수상을 어떤 기준으로 하는 것인가 굉장히 궁금한 시청자분들이 많은데. 그러니까 현업에 있는 분들의 투표로 이루어진다는 거죠?

[이현경]
그렇죠. 한 8000명 아마 그 이상일 텐데. 그 회원들이 투표를 합니다. 그런데 투표를 하기 전에 각 분과별로 제작자면 제작자, 감독이면 감독 이런 쪽 분과에 속한 분들이 후보작을 뽑고 그 뽑은 5편의 후보작을 가지고 전체 회원들이 다시 투표를 해서 시상자를 결정합니다.

[앵커]
투표권이 있는 회원들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있다고요?

[이현경]
제가 알기로 40여 명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배우 그리고 감독, 영화제작자 이렇게 다양하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물론 더 수상할지 안 할지는 아직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각본상은 이미 수상한 상황이고 이게 앞으로 한국 영화, 전 세계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이현경]
봉준호 감독이나 기타 훌륭하신 한국 감독들이 특히 유럽 영화제에서 그동안 선전해 왔고 한국 영화의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한국 영화 산업도 세계 20위 이내권에 들 정도로 엄청난 산업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한국 영화 또 아시아영화라는 지역적인 특성을 갖고 있고 외국에서 그런 시선으로 보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이었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말하기를 기생충은 로컬하면서도 글로벌한 영화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말은 한국적인 특성과 그런 정서가 굉장히 이색적이고 특이한 면에서 외국에 어필이 됐지만 또 한편으로는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러한 영화라는 상찬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건 빈부격차 이런 측면을 말씀하시는 거겠죠? 기생충 작품상을 타느냐 마느냐 또 감독상을 타느냐 마느냐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고 잠시 뒤면 결과가 나올 텐데. 아무쪼록 우리 한국영화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이현경 영화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현경]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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