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침하 양산 아파트 여전히 논란...주민 고통 '극심'

지반침하 양산 아파트 여전히 논란...주민 고통 '극심'

2020.02.02. 오전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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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가 지반 침하 현상으로 건물에 균열이 생겨 주민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인을 놓고 분쟁이 길어지면서 불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구지은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양산시 북부동의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기둥들이 지진이라도 난 듯, 힘없이 갈라졌습니다.

주민들이 오가는 길은 군데군데가 볼록 솟았고, 땅이 꺼지다 못해 계단처럼 턱이 생겼습니다.

현관에는 성인 팔 하나가 들어가는 구멍이 뚫리는가 하면, 아파트 밑으로는 거대 동굴이 만들어졌습니다.

2년 전부터 나타난 지반침하 현상은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임시방편으로 두 차례의 보수공사를 진행했지만 계속된 지반 침하에 이것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정춘 / 경남 양산 'ㅅ'아파트 입주민대표 : 주민들이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지난 12월 말에 지진 한 번 왔지 않습니까. 그때 주민들이 놀라서 다 깨서 밖으로 내려올 정도로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습니다. 다들 불안해서 살지 못하겠다고 그래요….]

아파트 전체가 기울면서 집 내부도 문제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무너진 수평에 서랍장이 스스로 열리는 일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는 주민들.

[경남 양산 'ㅅ'아파트 주민 : 처음에는 그냥 문이 열려 있어서 '아 내가 문을 안 닫고 갔나?' 이렇게 생각했거든. 근데 그다음 번에도 외출 갔다 오면 또 열려있고 또 나갔다 오면 또 열려있고 이런 거야…. 그러니까 작년부터 저 공사를 하면서, 물을 자꾸 빼면서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거죠.]

주민들은 지반 침하 현상이 인근 주상복합건물 공사 때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양산시가 대한토목학회에 용역 의뢰한 결과, 건축물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급격한 지하수위 변동이 지반 침하의 원인이라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양산시 관계자 : 건물을 지하 4층으로 하려면 지하 터파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양산이 연약지반이거든요. 지하 쪽에 물이 많이 나오는 곳입니다. 그래서 흙막이 공사를 해놨는데도 계속 지하에 있는 물이 솟아오르니까….]

양산시는 이후 보상 문제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용역 결과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지반 침하의 원인을 전적으로 공사 때문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겁니다.

[시공사 관계자 : 여러 가지로 지반 침하의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 쪽으로만 너무 불리하게 결과가 나왔다고 판단을 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따로 추가적인 용역을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시공사는 자체 용역 1차 보고서를 8일에 내놓을 예정입니다.

지반 침하의 원인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사이 보상을 비롯한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애꿎은 주민들의 불안과 불편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헬로티비 뉴스 구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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