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올 겨울은 또 어떻게 버티나"...연탄 한 장 절실

[CJ헬로] "올 겨울은 또 어떻게 버티나"...연탄 한 장 절실

2019.11.17. 오전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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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절기가 본격적인 초겨울로 들어서면서 가정에서도 이제 난방을 시작했는데요.

아직 연탄을 쓸 수밖에 없는 이웃들은 기본적인 난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연탄 나눔 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부가 줄어 올겨울 걱정이 더 크다고 합니다.

CJ헬로 부산방송 안수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사람 한 명이 지나기도 힘든 좁은 골목길에 빨간 고무통이 늘어섰습니다.

안에 든 것은 연탄.

매축지 마을 주민들의 올겨울 버팀목입니다.

[주민 / 부산 동구 매축지마을 : 겨울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연탄이 많이 들어가고 요즘은 오늘 저녁에 2장 넣으면 돌아오는 저녁에 (다시 넣고.)]

방을 데우기 위해선 습기가 차지 않도록 연탄을 관리하고, 3kg이 넘는 연탄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옮겨야 합니다.

일산화탄소 걱정도 달고 삽니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연탄으로 추위를 이겨낼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 / 부산 동구 매축지마을 : 연탄 세 개씩 넣으면 팔이 엄청 아프거든요. (연탄 넣는 게요?) 네.]

연탄 한 장으로 방을 데울 수 있는 시간은 대여섯 시간.

가뜩이나 한기가 스며드는 방에서 하루를 버티려면 연탄 3, 4장이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아끼고 또 아낍니다.

[박귀자 / 부산 동구 매축지마을 주민 : 연탄 파는 데가 없고 지금은 부산연탄은행에서 다 공급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낀다고 하루 두 장씩 이렇게 때면 방이 조금 안 따뜻하죠. 안 따뜻해도 아껴 쓴다고 쓰는 거죠.]

연탄 판매점이 사라지고 요즘은 연탄을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겨울이 시작되면 도움이 손길이 닿아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부산 동구 매축지마을 주민 : 할머니들은 연탄 한 장 드는 것도 힘들거든요. 허리가 아프니까. 그런데 이렇게 (연탄 나눔을) 해주니까 고맙죠. 우리는 항상 고맙게 생각해요.]

부산에서 연탄을 쓰는 가구는 아직도 천여 곳 가까이 남아있습니다.

주로 노인이나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라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데 해가 갈수록 후원과 기부는 줄고 있습니다.

[강정칠 / 부산연탄은행 대표 : 예년에 후원했던 기업들이 올해부터 전액 삭감을 하거나 아니면 연탄 수량을 줄이는 그런 경우도 있고…. (연탄 사용 가구) 주거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연탄을 3월, 4월, 또 늦게까지는 5월까지 연탄을 드려야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데 기업의 후원이 12월에 끝나다 보니까 아무래도 나눔 활동에 굉장히 어려움이 있고요.]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1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이어지는 유독 긴 이들의 겨울.

누군가에겐 존재 자체도 잊혀진, 연탄 한 장이 아쉬운 이웃들이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헬로tv뉴스 안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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