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북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기자'

언론인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북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기자'

2019.11.01. 오후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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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북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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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기자> 윤경민 지음 / 토크쇼

현직 방송기자가 언론인 지망자와 청소년을 위한 가이드북을 출간했다. 주인공은 YTN 도쿄특파원과 채널A 국제부장을 거쳐 지금은 CJ헬로 보도국장으로 있는 윤경민 기자다. 책 제목은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기자> 세월호와 조국 사태 등으로 많은 국민으로부터 기자들이 불신을 받고 있는 현 세태를 감안하면 다소(?)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제목이다. 그만큼 저자가 언론인, 그 중에서도 기자 직군이 갖고 있는 공적인 역할과 기능에 신뢰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언론인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북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기자'

▲동일본 대지진 1년을 맞아 2012년 후쿠시마 원전 10km 지점에서 취재하는 저자

경찰서에서 먹고 자고 형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사건을 쫓고, 좀도둑에서 살인범까지 눈빛을 교환하고 피범벅 살인 현장도 목격한다. 바닷가나 강력한 여진이 남아 있는 지진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려는 직업, 저자가 생각하는 기자란 어떤 직업인가?

“가난한 사람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일, 가진 자들의 갑질과 권력자들의 비리를 고발하는 일이 기자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사회를 정의롭게 바꿔 가는 것이 기자의 궁극적 역할이에요. 기자는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는 일도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럼 저자가 생각하는 기자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저자는 우선 기자, 언론인의 공익적 역할에 주목한다. 공익으로서의 세상의 변화가 기자의 의무이자 매력이라는 것이다. "저는 감히 기자들이란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라고 말해요. 기자의 기본 업무이자 역할은 특정한 사실을 기록하고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이에요. 대중에게 알릴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안을 취재하고 있는 그대로, 또는 분석과 해설, 전망을 덧붙여서 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기자의 책무죠.”

저자는, 기자 생활 25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 현장으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꼽았다. "악몽과 같은 대재앙이 휩쓸고 간 현장이었죠. 2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33만여 명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어요. 바다에 있어야 할 화물선이 육지 위에 덩그러니 서 있고, 버스가 마을회관 지붕에 올라가 있고, 목조주택은 모조리 사라진 채 콘크리트 건물 하나만 우뚝 서 있는 너무 생경한 풍경이었어요. 당시 저는 폭발한 후쿠시마 원전 인근을 취재하다가 방사능에 노출돼 피폭되는 ‘영광의 상처’를 안기도 했어요. "

책에서 저자는 방송현업을 소개하고 있다. 방송기자와 앵커의 관계, 표준어와 사투리, 편안함과 신뢰를 주는 외모, 생방송 역량 등 기자 준비생이라면 꼭 알아야할 것들을 확인할 수 있다.

“기자가 되려면 신문방송학과를 나와야 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아니에요. 물론 기자 중에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사람들도 있어요. 그렇지만 비율은 아주 미미해요. 기자들의 대학 전공은 매우 다양해요. 공대나 이과대 출신이 드문 건 사실이지만 없는 건 아니거든요. 동아사이언스 기자와 같이 전문 잡지나 전문지에는 물리학과나 화학과 출신 같은 해당 전공자도 있어요. 다만 일반적인 언론사 기자들을 살펴볼 때 대학 전공은 국문과도 있고, 영문과도 있고, 이란어를 전공한 사람도 있어요. 어학 전공 외에 정치외교학과, 철학과, 종교학과 등등 정말 다양하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틀을 바꾸는 거죠. 그것이 바로 기자의 궁극적인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저자는 책 첫머리에 이런 말을 썼다. 전통적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고 '1인 매체'가 대세로 굳어지는 변화 속에서도 유효한 원칙으로 계속 자리잡길 고대해 본다.

임수근(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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