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이틀째 설리 추모...'악성 댓글' 폐해 막으려면?

[뉴있저] 이틀째 설리 추모...'악성 댓글' 폐해 막으려면?

2019.10.15. 오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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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하재근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어제 가수 겸 배우 설리 씨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 전해 드렸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요. 계속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고 설리 씨가 평소에 악성댓글로 우울증을 호소하며 힘들어했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악성댓글의 문제, 오늘 문화평론가 하재근씨와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하재근]
안녕하세요?

[앵커]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 이틀째입니다. 워낙 당차보이고 나답게 살아보겠다는 그런 소신 있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많은 호감을 사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맨 처음에 선뜻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슬퍼하더라고요.

[하재근]
그래서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고 있고 연예계에서 특히 충격이 크거든요. 그러니까 동료 연예인들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는데 구하라, 이상민, 공효진, 딘딘 씨라든가 수많은 연예인들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고 또 설리 씨가 생전에 f(x)라는 그룹의 멤버였거든요. 그 FX가 SM 엔터테이먼트의 소속이었고 소속 가수들이 거의 스케줄을 중단하면서 지금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고 방탄소년단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영상 공개를 미뤘고 그리고 연예계 인사들뿐만 아니라 일반 네티즌들도 설리 씨를 추모하면서 지금 설리 씨와 관련된 부정적인 연관 검색어를 긍정적인 단어들로 바꿔주자, 이렇게 긍정적인 단어를 연결해서 검색하는 그런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제 뭔가 검색해 보려고 고 설리 씨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를 찾아보자라고 해서 설리라는 이름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쭉 뜨는 것들이 낯뜨거워하고 힘들어 했던 것들이 뜨니까 가슴 아프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설리 씨는 숨지기 전에 악성댓글을 읽고 얘기를 나누는 그런 TV 프로그램, 악플의 밤인가요?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을 하고 있었단 말이죠. 그래서 이것도 너무 가학적 아닌가 하면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하재근]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그런데 이것이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포맷이 있을 수가 있는데 사실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 또 악플을 다루는 프로그램도 있을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당위적으로 그런 프로그램은 폐지해야 된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너무 심할 수 있는데 다만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악플의 심각성을 우리가 좀 경시할 수 있도록 너무 악플을 희화화해서 다루는 건 주의를 해야 되겠다, 이런 논의는 할 필요가 있는 것인데. 이런 당위적으로 폐지해야 된다, 하지 말아야 된다. 이런 당위적인 논의 이전에 현실적으로 어쩌면 이 프로그램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질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지금 설리 씨 사인이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만약에 사인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밝혀지고 그게 악플로 인한 우울증이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악플을 다룬 프로그램에 출연자가 악플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런 식으로 만약에 사실 관계가 정리가 된다면 이 프로그램의 동력이 상당 부분 사라지지 않겠는가, 그런 걸 예측할 수가 있는데 정확한 사실관계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안타까운 이런 비보에도 불구하고 악성댓글들이 계속있는 경우도 봤습니다. 연예인이면 그 정도는 참아야 되는 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 연예인은 공인이잖아, 이런 식으로 아직도 그걸 다는 사람들이 있고. 예전에 설리 씨가 당차게 나름대로 여성으로서의 자기다운 삶을 그냥 꾸려가겠다라는 태도에 대해서도 막 페미가 어떻고 하면서 악성비난을 달기도 했고. 왜 이렇게 못 살게 구는 걸까라는 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하재근]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데 설리 씨에 대한 악성댓글이 엄청 많았거든요. 그 댓글이 시작이 된 것이 설리 씨가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게 알려지면서부터 악성댓글이 시작이 된 것인데. 남자친구를 사귀는 건 자유잖아요. 누구를 사귀든지. 그게 범죄가 아니라 남을 해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그거를 왜 사람들이 단죄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그 남자친구하고 헤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그 커플에 대한 악성댓글이 이어졌었고.

그다음에 설리 씨가 SNS에 어떤 자신의 일상생활 모습을 좀 자극적인 사진이기는 했지만 그런 걸 올렸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는 각자의 자유인데 싫어하는 차원을 뛰어넘어서 이것은 악이다, 잘못이다, 단죄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쫓아다니면서 공격을 집단적으로 공격행위를 한 것, 그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인데 왜 사람들이 이렇게 타인의 어떤 생활의 모습에 대해서 누구를 사귀었는지 어떤 사진을 올리는지 여기에 대해서 자꾸 단죄를 하려고 하는지 특히 연예인은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연예인이라면 평소에 대중한테 사랑을 받는 존재이니까 내가 악플을 써도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심리가 있는데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되고 이게 나는 악플 한 줄 쓰는 거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한 줄씩 쓰면 그게 결국은 사람한테 엄청난 상처로 남게 된다, 이걸 반드시 깨달아야 되는 것이고. 그리고 타인의 특이한 삶의 행태에 대해서 그것을 악이라고 내가 단죄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여기에 대해서 네티즌분들이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예를 들면 아무리 연예인이지만 속옷을 어떻게 입는 것까지 대중이 규정을 하고 그걸 지키지 않으면 욕을 하고 이래야 되는 건지 참 그건 난감했던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곁을 떠난 설리 씨 말고 그동안도 많은 연예인들이 이런 고통을 겪으면서 지내 왔던 거 아니겠습니까?

[하재근]
그러니까 설리 씨 말고 걸그룹 멤버였던 구하라 씨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었는데 구하라 씨를 향한 악플도 굉장히 많았거든요. 이외에도 유사한 사례가 많아서 연예인들이 왜 자꾸 이런 피해를 당해야 하는가라는 연예계 관련자들의 공분이 나타나고 있고 특히 문제가 되는 게 아이돌들이 문제가 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이돌들한테 대중이 갖고 있는 기대가 있는데 특히 여성 아이돌, 걸그룹 출신 걸그룹 출신은 항상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귀여워야 된다라는 대중의 고정관념이 있어서 거기에서 벗어날 경우에 마치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공격을 하는 거예요. 이건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고. 그다음에 아이돌이 작은 실수라도 했을 때 예를 들어서 시사회를 했는데 30분 동안 지각했다, 이게 범죄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지각한 거 가지고 몇 날 며칠을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공격을 하는 이런 문화가 만연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러한 아이돌들이 어렸을 때부터 기획사에서 트레이닝을 받거든요.

그래서 연예인으로 트레이닝을 받다 보니까 심리적인 성숙이라든가 사회화라든가 이런 게 좀 덜 돼 있는 경우가 있어서 대중이 자기 하나를 막 지탄할 때 마음속으로 소화를 잘 못 시키고 굉장히 상처를 받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연예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거나 공황장애, 우울증 이런 걸 호소하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아까 말씀하신 대로 뭔가 나름대로 인기가 유지되는데 남자친구를 사귄 이후부터 갑자기 공격 같은 것들이 많아졌다고 그러면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대중한테 나타났는데 연애는 절대 하면 안 되는 이런 사람한테 이상한 굴레를 씌우기도 하는 그런 상황이 돼버리니까 참 황당하기도 합니다.

[하재근]
그러니까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연예인한테, 아까 공인이라는 단어도 쓰셨는데 자꾸 공인이라고 하면서 그러니까 공인이라는 거는 좋게 얘기하면 공직자가 공인이고 권력에 있고 사회적인 모범에 있고 이런 분들이 공인이고 연예인들은 유명한 존재, 엔터테이너, 즐거움을 주는 존재 끼가 있고 이런 존재인데 연예인한테 공인이라고 하면서 사회 지도층이나 권력자보다도 더 연예인이 모범적인 삶을 보일 것을 요구하는 이런 행태는 사실 외국에는 없거든요. 우리나라에 좀 과도한 것이 아닌가.

[앵커]
이제 언론에 종사하다 보니까 공인 문제를 논의하기도 합니다마는 연예인들이 엄청난 톱스타라면 늘 공인일 수 있는데 그 밖의 다수는 어떤 상황에 따라서 예를 들어 어떤 음반을 냈다거나 특별히 영화가 막 개봉돼 나왔다거나 이런 상황적인 공인이지, 평생 공인으로 살아야 하는 그런 굴레는 좀 약간 무리인 것도 같습니다.

[하재근]
유명인이라는 특수성인 거죠.

[앵커]
그런데 이제 물론 표현의 자유하고 상충되는 문제이긴 합니다마는 이런 악성댓글은 좀 처벌해야 되는 거 아니냐 아니면 실명제로 해서 자기 이름을 떳떳하게 밝히고 쓰던지,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고 청원도 올라오고 합니다. 대책은 뭐가 있을까요?

[하재근]
그런데 대책이 지금 또 실명제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금 악플이 문제다라고 해서 물론 이제 설리 씨의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만 설리 씨가 생존에 악플로 고통을 당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악플이 다시 화두가 된 것인데 그런데 이렇게 화두가 되니까 또 바로 실명제로 가자, 이렇게 되면 또 인터넷상에 자유로운 여론이 분출되는 중요한 통로로 인터넷이 작용을 하는 것인데 그게 위축될 수가 있어서 만약에 그래서 또 실명제 같은 걸 했을 때 권위주의적인 어떤 권력이 들어섰는데 그 눈치를 보다가 또 국민이 제대로 말을 못 하게 되면 그건 문제라서 실명제 주장을 섣불리 하기에는 어렵다고 보이는데 조심스러운 논의가 필요해 보이는데. 다만 이 악플 댓글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좀 엄격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학생들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 문화에 대해서 좀 교육을 해야 될 것 같고 언론도 인터넷 댓글, 악플 문화에 대해서 좀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보도를 좀 많이 해야 될 것 같고 그다음에 사전적으로 규제하는 건 조심스럽다하더라도 사후적으로 이런 건 정말 문제다라고 해서 고소, 고발이 이루어졌으면 제대로 좀 처벌을 해야 되는데 연예인들이 고소, 고발을 하고 나서도 막상 누가 잡히면 자꾸 선처를 해 주는 경향이 있고 선처를 안 해 주면 또 몰인정하다라고 해서 또 막 비난을 하고 이렇다 보니까 앞으로는 선처를 해 주지 말고 강력하게 처벌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도 비난하지 않는 이런 문화를 만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언론은 누가 숨진 사건에 대해서는 좀 조심스럽게 다뤄야 되는데 이번에도 보니까 오히려 어떻게 안타까운 사연 속에서 우리 곁을 떠나게 된 연예인에 대해서 그걸로 또 뭔가 상업화시켜가면서 클릭수를 올리려는 그걸 상품화하는 그런 행태를 보여서 언론도 지금 상당히 비난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하재근]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데. 유가족들이 빈소라든가 장례 관련 절차를 공개하지 않겠다라고 했는데 한 매체에서 빈소를 공개를 했다는 거예요. 유가족의 뜻을 거스르고. 그리고 또 어떤 매체는 설리 씨의 시신이 담겨 진 바디백이라고 하는 것을 모자이크 처리해서 공개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또 어떤 매체에서는 설리 씨가 생전에 찍은 노출 사진을 지금 공개하고 있다는 거예요.

[앵커]
그렇죠. 만약에 고인이 됐다면 사실은 뭔가 단정하게 증명사진처럼 있는 이런 것들을 사진을 골라 써야 될 텐데 하필 옛날 문제가 됐던 것들을.

[하재근]
설리 씨 생전에도 설리 씨가 악플을 많이 받도록 유도하는 기사들을 매체들이 내면서 기사 장사를 한 것이 아니냐라는 질타가 있었는데 고인에 대한 이 와중에도 결국 설리 씨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 그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팬분들이 설리 씨에게 따뜻한 작별인사를 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문 장소가 마련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7호에 오늘은 저녁 9시까지 그리고 내일 정오부터 또 저녁 9시까지 팬들의 조문이 가능하다는 소식입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하재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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