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건을 영화로...범인 잡는데 '한 몫'

실제 사건을 영화로...범인 잡는데 '한 몫'

2019.10.11. 오전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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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드러나며 영화 '살인의 추억'등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공소시효 연장이나 재수사 등 사건 해결 과정에 적지 않게 영향을 끼쳤기 때문인데요.

어떤 사례가 있는지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화 '살인의 추억'은 개봉 당시 20년 가까이 지난 사건을 다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범인을 꼭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일으키고 동시에 공소시효에 대한 관심도 이끌었습니다.

결국, 30년 장기미제 사건의 용의자 이춘재를 밝혀낸 것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권관우 / 서울 월계동 : 다른 사건도 많았는데 특별히 이 사건에 적용해서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분명히 영화가 준 기억과 기억을 통한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화 사건을 다룬 영화들은 대중들에게 사건의 기억을 되살리고 실제 범인을 잡는 데 역할을 하는 등 사회적 영향력까지 발휘합니다.

이형호 유괴 살해 사건을 다룬 '그놈 목소리'는 범인의 몽타주와 실제 목소리를 넣었는데, 분노에 찬 관객들이 공소시효 폐지운동에 동참했고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공소시효를 최장 15년에서 25년으로 늘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1997년 이태원 햄버거 가게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대학생 조중필 씨 사건을 다룬 '이태원 살인 사건'.

잊혀 가던 사건은 2009년 영화가 개봉하자 다시 주목받고 재수사를 시작해 사건 발생 20년 만에 아서 패터슨을 진범으로 기소했습니다.

2005년 광주 청각 장애인학교 성폭력 사건을 다룬 '도가니'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돼 비리에 연루된 인화학교 전 현직 교사와 교직원이 형사입건되고 일명 '도가니법'이 제정됐습니다.

[곽대경 /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계속 끌도록 만들어서 수사기관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장기 미제사건을 수사하도록 하는 동력을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실화 사건을 다룬 사회 고발형 영화들은 단순히 흥행이나 관심 차원을 넘어서 사건을 해결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데 직간접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YTN 김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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