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접수한 여성 감독들...'여풍' 이어갈까?

스크린 접수한 여성 감독들...'여풍' 이어갈까?

2019.09.28. 오전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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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가을 극장가에서 '벌새'나 '우리집' 등 여성감독 영화들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참신한 이야기와 연출이 큰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인데요, 다음 달까지 그 흐름이 이어질까요?

김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랑받고 사랑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본질을 찾는 소녀 은희.

1초에 80번이 넘는 날갯짓으로 꿀을 찾아가는 '벌새'와 닮았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누구나 만날 법한 캐릭터입니다.

[김보라 / '벌새' 감독 : 튀고 특별한 캐릭터가 아니라 고전적이고 원형적인 얘기로 각자의 사람들에게 각자의 기억을 호출하고.]

'벌새'는 섬세한 연출과 입소문에 힘입어 관객 10만 명을 돌파하면서 독립영화계에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이미 5만 관객을 넘어선 '우리집' 역시 영화계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전작 '우리들'보다 넓은 시선으로 관계의 밀도를 다루는 감독의 힘이 입증됐습니다.

이러한 여성 감독들의 선전을 영화 '메기'와 '아워바디'가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워바디'는 평범한 30대 여성에게 집중하는 흔치 않은 작품입니다.

'메기'는 여성 감독으로서는 드물게 판타지 장르에 대한 도전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민아 / 영화평론가 : 기존에 많은 여성 감독들이 드라마나 로맨스 구조를 따라갔다면 '메기'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새로운 판타지 상상력을 보여준….]

영화진흥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여성 감독 작품의 평균 관객 수는 59만3천여 명으로 1년 새 28.8%가 늘었습니다.

이른바 뻔한 흥행 공식을 따르지 않고 다양한 여성과 개인의 서사에 집중하는 참신함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올해 상반기 큰 호응을 얻었던 '돈'이나 '말모이'처럼, 주류 상업 영화에 대한 도전이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입니다.

[정민아 / 영화평론가 : 여성들 이야기를 조금 넘어서서 조금은 더 주류 상업 영화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장르적인 시도가 필요하지 않나.]

'82년생 김지영', '가장 보통의 연애' 등 잇단 개봉을 앞둔 여성 감독들의 영화.

영화계에 부는 '여풍'이 더 큰 변화로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YTN 김혜은[henis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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