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우리가 극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이유, 영화 '김복동'

8월 8일 우리가 극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이유, 영화 '김복동'

2019.07.31.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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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우리가 극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이유, 영화 '김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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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송원근 영화 <김복동> 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8월 8일 우리가 극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이유, 영화 <김복동>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우리 시대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과 이야기 나눠보는 초대석 시간입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될 희망을 위한 싸움. 바로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한 김복동 할머니의 27년간의 긴 여정을 담은 이야기인데요. 오늘 초대석에서는 영화 <김복동>의 송원근 감독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감독님, 안녕하세요.

◆ 송원근 영화 <김복동> 감독(이하 송원근)>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YTN 라디오 벌써 두 번째시라고요.

◆ 송원근> 네, 한 번은 시사 프로그램이고, 오늘은 음악 프로그램에 초대해주셔서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조현지> 아마 그 전에 이미 감독님을 뵈신 분들도 있긴 하지만 오늘 처음 뵙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 저희 청취자분들께 소개 한 말씀해주세요.

◆ 송원근> 영화 <김복동>을 연출한 한 사람이고요. 이렇게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오늘 잘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현지> 그동안 사실 위안부 피해를 담은 영화들이 꽤 있었어요. <허스토리>라는 영화도 있었고, <아이 캔 스피크>, <귀향>, 이런 영화들이 개봉할 때마다 우리 사회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 영화 <김복동>이라는 작품은 극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 할머니께서 지난 1월에 우리 곁을 떠나시기도 했잖아요.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데, 먼저 개봉이 언제죠?

◆ 송원근> 8월 8일 개봉입니다.

◇ 조현지> 혹시 개봉 날짜의 의미가 있을까요?

◆ 송원근> 8월 14일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기림일입니다. 그리고 그날이 1400회 수요시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날짜에 맞춰서 그전 주에 개봉하면 많은 관객분들께서 이 영화를 보시면서 실제 그날을 조금 더 기리고, 기념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개봉일을 그렇게 잡았습니다.

◇ 조현지> 생각해보니까 오늘도 또 수요일이에요. 이렇게 비가 내려도.

◆ 송원근> 수요 집회는 합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왠지 숙연한 마음도 들고, 함께하지 못하고 여기 방송에서나마 그 마음을 모아야겠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먼저 이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을 하면서 누구보다 김복동 할머니에 대해서 더 많이 이해하고 계신 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떤 분이셨는지 이야기를 해주세요.

◆ 송원근> 김복동 할머니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할머니께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십니다. 만으로 14살에 군수품 만드는 공장에 간다고 끌려가신 거죠. 이렇게 갔는데, 배를 타고 들어가 보니까 광동이라는 지역이었고, 그곳에서 끔찍한 그런 일을 겪으시면서 나중에 돌아오셨을 때 할머니 말씀으로 23살이라고 말씀을 하시거든요. 23살의 나이에 자신의 청춘이 그렇게 짓이겨지고, 짓밟힌 그런 삶을 살아오시다가 1992년에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린 이후로 27년간 자신의 빼앗긴 시절에 대해서 배상 받고 싶고, 보상 받고 싶고, 사죄 받고 싶은 마음으로 평생을 그렇게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요청하면서 싸워오신 그런 할머니이십니다.

◇ 조현지> 아마 위안부 관련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도 김복동 할머니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만한, 정말 우리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해주신 그런 어르신이었는데요. 제가 김복동 할머니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가장 먹먹했던 부분이 앞서서 만 14살에 끌려가서 할머니 말씀으로 23에 돌아오셨다고 했어요. 그 기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를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서 한국에 와서 너 나이가 이제 이 정도 됐어, 하고 말해줘서 알았다.

◆ 송원근> 전쟁터에서 전쟁이 끝나고 나서 갑자기 일본군들이 짐을 싸고, 어딘가로 자신이 끌려가고 또 나는 집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옆에 있던 친구들은 죽어 나가고, 그 속에서 겨우 살아남고. 그 살아남은 가운데서 한국에 돌아와 보니까 47년, 48년. 부산항으로 돌아왔거든요. 그랬더니 가족들이 너 지금 23살이라고 얘기를 들었을 때 할머니께서 과연 어떤 마음이 드셨을지. 그거는 말로는 표현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은.

◇ 조현지> 저희가 즐거움을 표현할 때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고요. 반대로 정말 힘들었을 때, 지금 1초가 10년 같았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표현들을 하는데요. 그 마음을 감히 상상할 수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 소개 자료를 보다 보면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한 27년간의 투쟁이라고 앞에 타이틀이 달려 있어요. 투쟁이라는 말이 아주 긍정적이라든가, 유한 단어가 아닙니다만, 특히나 이 표현에 있어서는 가슴에 콕 하고 박히는 느낌이 들었어요.

◆ 송원근> 얻기 위해 싸운다는 말이거든요. 할머니께서 얻고 싶었던 건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입니다. 법적으로 배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역사 교육을 통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할머니들께서 27년간 김복동 할머니 외에 다른 할머니 분들께서도 꾸준히, 단 한 번도 변하지 않고 얻고자 했던 것이 그것이었는데요. 그런 부분들이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도 않았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 조현지> 요즘 일본과 우리의 관계가 안 좋다 보니까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더 화가 나기도 하고, 또 마음이 아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전에 김복동 할머니께서 자주 하셨던 말이 “나는 용서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

◆ 송원근> 맞습니다. 용서가 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는 말씀은 무엇이냐면,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배상한다고, 그리고 역사교육을 한다는 것으로 반성을 철저히 하고, 우리한테 미안하다고 얘기한다면, 우리는 그 부분을 받아들이고, 여기서 이 싸움을 끝내겠다. 그러고 나서 실제 너희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미래를 보겠다, 라는 뜻을 보이셨거든요. 그런데 지금도 직접적으로 사과하지 않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과했다고 아베 총리는 얘기하고 있으니까요.

◇ 조현지> 맞아요. 이 투쟁의 끝을 보지 못하고 먼저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어제 이 영화 <김복동>의 VIP 시사회가 있었다고 들었어요. 현장 반응이 어땠나요?

◆ 송원근> 사실은 할머니의 단순한 피해자로서의 모습만이 아니라 피해자를 넘어서서 평화 활동과 인권 운동가로서의 모습을 많은 분들께서 공감을 해주십니다. 이거는 시사회를 할 때마다 연령을 불구하고 어느 분이든 오셔서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비슷한 마음을 느끼시고, 같이 할머니의 활동에 공감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 조현지> 그래서일까요. SNS에서는 이 영화가 흥행했으면 좋겠다, 이 영화를 보는 게 애국이다, 이런 응원글도 많고, 모금운동도 아주 단시간 만에 목표액을 채웠다고 들었어요. 지금 한 청취자님께서도 “십시일반으로 많은 분들이 제작에 많이 도와주셨다고 하는데, 제가 직접 돕지는 못했지만, 가족들과 꼭 관람하겠습니다.” 이렇게 메시지를 주기로 하셨거든요.

◆ 송원근> 제일 고마운 말씀입니다.

◇ 조현지> 아무래도 정말 이런 일반 시민들,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많이 힘이 되시겠어요.

◆ 송원근> 맞습니다. 영화를 실제로 표를 미리 구매하시는 거거든요. 그게 결과적으로 2000만 원 이상이 모였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영화표를 미리 구매하시겠다는 의사를 비춰주시고, 하신 부분이라서 사실 영화가 개봉되면 영화를 봐주시는 것이 가장 큰 도움입니다. 그런 부분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조현지> 저도 방송을 하면서 정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시간에 저와 함께해주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늘 얘기하기는 하는데요. 어쨌든 작품을 제작하신 분의 입장에서도 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또 함께 느껴주시는 게 가장 큰 힘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 수익금도 또 좋은 일에 쓰인다고요?

◆ 송원근> 영화 수익금 같은 경우에는 수익이 나게 되면 100% 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활동을 위한 자금에 쓰일 예정이거든요. 절반은 할머니와 함께 활동했던 정의기억연대에 기부할 예정이고요. 그 절반으로는 할머니들 활동의 기록이 아카이빙으로 지금 많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에는 상당히 자금이 필요하고, 인력이 필요한 사업이어서 그것을 하는 데 사용해서 많은 국민들이 이 사실을 잊지 않고, 계속 되뇔 수 있고, 새길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고 싶습니다.

◇ 조현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역사니까 기억하고, 기록하는 게 참 중요할 텐데, 지금 할머님들의 얼마나 계시죠?

◆ 송원근> 지금 스물 한 분 살아계십니다.

◇ 조현지> 그분들을 위해서 또 계속해서 노력을 해주실 건데요. 이 영화에서 또 독특했던 게 배우, 가수분들이 재능기부를 많이 해주셨다는 거였어요.

◆ 송원근> 네, 한지민 씨께서 김복동 할머니하고 2017년에 한 행사에서 인연이 있는 모습을 저희가 제작하면서 확인을 했습니다. 내레이션을 인연이 있는 분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지민 씨께 관련한 내용을 말씀을 드렸고, 제안을 드렸더니 흔쾌히 허락을 해주셔서 내레이션을 맡아 주셨고요. 굉장히 반응이 좋습니다. 그리고 윤미래 씨 같은 경우에도 할머니를 마지막에 위로해주는 음악이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윤미래 씨 소울이 있는 그런 목소리가 생각이 났습니다. 저희 같이 일하는 신동현 PD가 회사에 연락을 해서 했더니 바로 그쪽에서도 윤미래 씨가 흔쾌히 작업을 해주셨고, 노래를 불러주셨습니다. 영화에 삽입이 돼서 그 부분도 많은 분들께서 굉장히 좋아하시고, 내일 음원이 발매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 조현지> 그러네요. 지금 청취자님께서 “윤미래 씨는 노래로 도왔다고 들었는데, 윤미래 씨의 ‘꽃’ 틀어주실 거죠?” 하셨는데, 이게 내일 공개되는 바람에 저희가 내일 꼭 틀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런 영화들이 개봉되면, 제작되면 너무나 반갑고, 많은 분들이 보시려고 하는데, 그런데 우려하는 게 상영관이 많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영화 <김복동>은 가까이서 볼 수 있을까요?

◆ 송원근> 많은 분들께서 보시고 싶다는 마음을 피력해주시고, 그 뜻을 극장이 알 수 있도록만 해주시면, 극장이 그렇게 열리는 것은 사실 그렇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하는 다음 주 초에는 아마 예매 사이트나 이런 부분에서 <김복동>이라는 이름을 많이 확인하실 수 있을 거고요. 극장에 그냥 가셔도 <김복동>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고 계시기 때문에 그 부분은 그렇게 걱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 조현지> 영화를 소비하는 우리 국민들이 정말 보고 싶다고 할수록 상영관은 더 늘어나는 거니까요. 지금 다른 청취자님께서 “평화로에서 김봉독 엄니와 길원옥 엄니. 비오나 눈 오나 같이 했던 기억이 오늘도 새롭습니다.” 제가 문자 소개하는데 괜히 울컥하네요. 아마 수요 집회 장면들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꽤 계실 거 같아요. 그리고 오늘이 마침 수요일이고, 비가와도 열린다고 하니까 더 마음이 찡한데요. 감독님. 할머님은 끝내 이 영화를 못 보고 돌아가셨어요.

◆ 송원근> 너무 안타깝습니다.

◇ 조현지> 이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알고 계셨죠?

◆ 송원근> 알고 계셨습니다. 기대를 많이 하셨고, 할머니께서 평소에 자신의 삶이 그냥 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머릿속에 기억될 수 있는 기록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할머니께서 만약 이 영화를 보신다면, 평소에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거든요. “수고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수고했다고 말씀해주실 것 같습니다.

◇ 조현지> 혹시 지금 남아 계시는 다른 할머님들도 영화를 보셨나요?

◆ 송원근> 지금 굉장히 연세가 고령이시기도 하고, 저희가 단체나 이런 곳을 통해서 말씀은 드리고 있지만 사실 거동하기나 그런 부분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어쨌든 뜻은 보여주셔서 보여드릴 수 있는 분들이 계시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조현지> 그러게요. “김복동 할머니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도네요. 앞으로 꼭 일본의 사죄를 받길,” 이렇게 청취자님께서 보내주셨고요. 다른 분은 “송원근 감독님, 영화 <김복동> 꼭 챙겨 볼게요.” 라고 보내주셨어요. 그리고 오늘 저희가 이 얘기는 앞으로 3부 뉴스살롱의 기사로 준비하기도 했는데, “오늘 일본 최대 미술 전시회에서 소녀상 완전체 작품이 전시된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이런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외 많은 분들이 이런 역사적 이야기에 접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이런 의견도 주셨어요.

◆ 송원근> 영어판, 일본어판, 프랑스어판, 스페인어판도 만들 계획입니다.

◇ 조현지> 이미 다 준비하고 계시는군요. 정말 더 많은 전 세계의 사람들이, 또 이게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더 많이 알려지고, 더 많은 전 세계인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또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청취자분들께 영화 홍보 한 말씀해주세요.

◆ 송원근> 김복동 할머니께서는 평소에 다른 모든 분위기나 이런 것들이 격해지고, 화가 나고, 슬퍼할 때도 항상 꼿꼿하고, 도도하게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게 정리하실 줄 아는 분이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김복동 할머니를 오히려 빛이 나고, 꽃이 되는 그런 모습으로 만들어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고 많은 분들이 각자의 김복동 할머니를 마음 속에 새겨주실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조현지> 네, 8월 8일 개봉입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과 이야기 나눠보는 초대석, 오늘은 영화 <김복동> 연출자, 송원근 감독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독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송원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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