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배우는 연애] 나도 겪은 사춘기, 우리 아이의 사춘기는 어려워...

[귀로 배우는 연애] 나도 겪은 사춘기, 우리 아이의 사춘기는 어려워...

2019.07.08.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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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배우는 연애] 나도 겪은 사춘기, 우리 아이의 사춘기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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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장재숙 동국대 교수

[귀로 배우는 연애] 나도 겪은 사춘기, 우리 아이의 사춘기는 어려워...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가 멀다 하고 말씨름을 하다 보면, 금방 지치기 마련인데요. 그렇게 서로 간의 벽이 생기고 마음의 문이 닫히면, 더 이상 소통을 할 수 없게 되겠죠. 물론, 연인 사이에서야 헤어지면 그만이지만,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에선 어느 한쪽의 깊은 인내가 필요할 텐데요. 오늘은 참을 ‘인’ 자를 마음에 새기며 사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남녀노소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학 특강! <귀로 배우는 연애> 이번 주도, 동국대 장재숙 교수와 함께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안녕하세요. 교수님. 이미 대학은 방학을 했죠?

장재숙 동국대 교수(이하 장재숙) : 그럼요. 저도 방학을 정말 잘 즐기고 있습니다.

조현지 : 우리 중고등학생들은 조금있으면 방학일텐요. 방학 때, 아무래도 평소보다 아이들이랑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잖아요. 그럼 당연히 트러블이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장재숙 : 네, 그래서 오늘은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을 위한 시간을 준비해 봤습니다. 저희가 이 시간 사랑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있는데요. 사랑의 범위가 참 넓습니다. 연인 간의 사랑, 부부간의 사랑도 있지만, 부모-자녀 간의 사랑도 있으니까요.

조현지 : 맞습니다. 요즘 주변에서 보면 사춘기 자녀와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걱정하시는 부모님들 종종 봅니다. 자녀와도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지내고 싶은데, 어렵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저는 아직 자녀가 없어서 크게 실감 못 하지만, 조금씩 걱정되는 부분들도 있어요. 시작부터 문자가 도착했어요. 교수님께서 소개를 좀 해주시죠.

장재숙 : [청취자 문자] 11살 딸아이를 둔 초등학생 학부모입니다. 우리 때만 해도 사춘기는 흔히 말하는 ‘중2병’ 때 같이 오는 거로 생각했는데요. 요즘 아이들이 워낙 성숙하기도 하고, 주변에 성조숙증이 온 아이들도 많더라고요. 우리 아이도 벌써 사춘기가 온 것 같아요. 일단, 엄마 아빠에게 비밀이 많고요. 부쩍 말수도 줄고, 학교 다녀오면 방문을 닫고 혼자 있고 싶다는데요. 섣불리 터치하기도 조심스러워서 일단은 그냥 지켜만 보고 있답니다.
이분처럼 요즘은 사춘기가 점점 빨라진다는 소식에 미리부터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걱정한다고 문제해결 되는 거 아니잖아요?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자녀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 어떤 게 있는지 알아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현지 : 11살이면 초등학교 4학년이네요.

장재숙 : 네, 일단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아이가 아주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는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겁니다.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건 당연 한 것이거든요.

조현지 : 그렇군요. 혹시 지금 청취자분들 중에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 또 사춘기 손자, 손녀와 함께 사는 조부모님들도 좋습니다. 평소 우리 아이와 함께하며, 이런 점들 해결하고 싶었다! 이런 점들이 우리 사이의 문제다! 하시는 분들, 방송 중에 문자 보내주세요. 교수님,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에서 기본적인 원칙, 이것만은 꼭 지켜라! 어떤 게 있을까요?

장재숙 : 3가지 정도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는 ‘인내심’ 입니다. 예를 들어 첫째, 시험 기간인데 공부하지 않을 때. 둘째, 게임만 하려고 할 때. 셋째, 가족과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 않을 때 등등... 사실, 알고 보면 아이 나름대로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행동을 보이는 거예요. 그런 말도 있잖아요. “아이의 행동은 문제가 아닌, 어떤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일 뿐이다.” 그런데 이때 행동의 원인을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고, 못마땅한 마음에 행동을 문제 삼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넌 왜 시험 기간인데도 공부를 안 하냐”, “넌 왜 맨날 게임만 하냐”, “넌 가족은 보기도 싫은 거냐” 등등... 그런 말 들으니 아이들 속도 답답하겠죠. 그러니까 부모와는 ‘더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고요. 그때 조금만 인내하고, 기다리면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오기도 하고요. 때로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부모님과 의논하기 위해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조현지 : 그런데 그게 말로는 쉬운 것 같아도 실제 상황에서는 정말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그럴 땐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게 좋을까요?

장재숙 : 지금 해 주신 질문은 두 번째 방법과도 연결이 되는데요. 두 번째 방법은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입니다. 나는 저 나이 때 어땠는가? ‘나는 학교 다닐 때 시험 기간에 열심히 공부만 했나?’, ‘나는 게임 한 번 한 적 없나?’, ‘나는 가족과 이야기를 잘 나누었는가?’ 등등...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아니’라고 하실 거예요. 지금 부모 관점에서 자녀의 행동을 보니 속 터지고 이해 안 가는 일 투성이지만, 그때의 나로 돌아가면 나도 똑같거든요. 그런 생각을 통해서 잠시나마 자녀를 이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겁니다.

조현지 : 듣고 보니, 정말 맞는 말이네요. 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거 정말 필요해 보이네요. 입장 바꿔 생각했을 때 만약, 교수님이라면 “내가 청소년 자녀 입장이어도 이건 정말 힘들겠다.” 하는 거 있으신가요?

장재숙 : 물론, 있죠. 공부만 하는 것! 지금 작은 아이가 고2인데, 얼마 전에 큰아이랑 있을 때 제가 그랬거든요. “동연이가 눈 딱 감고, 앞으로 1년만 열심히 공부하면 될 텐데...” 그랬더니 큰아이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엄마, 제3자 입장에서는 가장 쉽게 하는 말이지만, 공부해야 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그 말처럼 어렵고 듣기 싫은 말도 없어.” 1년만 눈 딱감고, 열심히 공부해라! 말이 쉽지, 자기가 고등학교 때 경험해본 바로는 그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거죠. 생각해보니까, 저도 그때 눈 딱 감고, 열심히 공부만 하지는 않았던 것 같거든요.

조현지 : 저도 마찬가진데요. 제가 학생들한테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저는 고3때 공부 집중 안 될 때마다 다이어리에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을 적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별것 아닌 것들도 많아서 그런 것은 주말에 스트레스 해소 겸 할 때도 있었고, 그 당시 당장 못하는 것들은 나중에 꼭 하고 말겠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거든요.

장재숙 : 정말 좋은 방법이네요.

조현지 : 도움이 되면 좋겠는데요. 다른 방법도 알려주실까요?

장재숙 : 세 번째 방법은 자녀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왜곡해서 받아들이지 않기’ 입니다. 여전히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가 하는 말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아요. 이가 A라고 말하면, ‘A를 말하는구나’ 하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왜 A를 말했을까?’, ‘그 이면에는 어떤 메시지가 숨어있는 걸까?’ 하고 그 의미를 추론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중학생 자녀가 어느 날 “엄마, 중학생이 연애하는 거 어떻게 생각해?”라고 말할 때, 조현지 아나운서라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들 것 같으세요?

조현지 : 어머나, 얘가 이성친구가 생겼나? 이 생각부터 들겠죠.

장재숙 : 이럴 때, 그저 ‘중학생이 연애하는 거에 대한 내 생각이 궁금한가 보다’ 생각하면 되는데 왜곡해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얘가 연애를 시작했나?’ 등등 말이죠. 문제는 여기서 왜곡이 시작되면, 부모도 스트레스 받고 아이들도 더 이상 부모에게 속마음을 솔직히 터놓지 않게 된다는 거죠. 아이의 상황이 염려되어 그런 건 충분히 이해되지만, 일단 아이를 믿고 아이가 어떤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현지 : 저는 성격이 급한 편이어서, 나중에 아이까지 기다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지는데요.
[청취자 문자] 저는 중학교 2학년인 외동아들을 둔 전업주부입니다. 평소 아이가 집에 있을 때는 되도록 저도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문제는 가끔 제가 밖에서 볼 일이 생겼을 때 아이가 혼자 집에 있으면 제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하다는 건데요. 얼마 전에 집에 들어가니까, 아이가 황급히 컴퓨터를 끄고, 자리를 이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때부터 마음이 더 불안한 것 같습니다. 혹시 딴짓을 하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고, 이런 제 마음이 정상적인 건지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장재숙 : 어떤 마음일지 이해가 갑니다. 외동이라서 더 마음 쓰여 그럴 수도 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부모 모르게 딴짓할까 봐 걱정되어 그럴 수도 있겠죠.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제 경험담으로 해결책을 드려볼게요. 아들이 중학생일 때 그 때가 시험기간이였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이가 게임을 정말 너무나 열심히 하고 있는 거예요. 저도 인간인지라, 그 순간 좀 화가 나더라고요. 그런데 화낸다고, 공부 안 하고, 게임을 했던 시간이 다시 돌아오는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아이와 저의 기분만 망치게 되겠죠.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귀가하기 30분쯤 전에 꼭 문자를 보냅니다. “30분쯤 후 도착~”이라고. 그 이후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놀랍게도, 집에 들어가니 아이가 공부를 하고 있는 거예요. 물론, 그 30분만 공부했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상관없어요. 왜? 아이는 그동안 안 하던 공부를 30분이라도 하게 되어서 좋고, 저는 아이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들어가니 기분도 좋고, 서로 좋은 거니까요.

조현지 : 와, 저도 나중에 아이 키울 때 이 방법 꼭 써봐야겠네요.

장재숙 : 가끔 보면, 오히려 아이에게 귀가 시간을 아주 늦게 알려주고, 갑자기 기습적으로 집에 들어가는 분들도 있어요. 부모 없을 때 아이가 뭘 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욕심에서죠. 그런데 그 방법은 아이와 부모 모두 절망하기 쉽습니다. 그런 부모님일수록 지금 제가 말씀드린 방법 사용해보시면 효과적일 거예요. 사실, ‘내가 본 게 무엇이냐’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부모가 자녀의 시간을 믿어줄수록, 자녀는 책임감을 느끼고 그만큼 성장한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조현지 : ‘믿어주는 만큼 성장한다’는 말 인상적이네요. 오늘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와 자녀간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 해 봤는데요. 지금까지 남녀노소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학 특강! <귀로 배우는 연애> 동국대학교 장재숙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장재숙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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