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담당PD, "방송대상 수상 소감 못 했는데..."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담당PD, "방송대상 수상 소감 못 했는데..."

2019.05.23. 오후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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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담당PD, "방송대상 수상 소감 못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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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이은지 YTN 라디오 PD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담당PD, "방송대상 수상 소감 못 했는데..."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조금은 느리지만, 진심을 담을 수 있는 매체, 바로 라디오인데요. 오늘 초대석에서 만나볼 분은 일단 라디오 PD입니다. YTN라디오에 온지 7년 만에 3편의 특집 프로그램으로 9개의 외부 수상을 한 싹쓸이, 아니죠, ‘상쓸이’의 주인공. 함께 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주파수에 담는 도 피디. 올해 방송대상 우수상에 빛나는 이은지 PD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은지 YTN 라디오 PD(이하 이은지)>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맨날 스튜디오 밖에 있다가 마이크 앞에 앉으니까 어떠세요?

◆ 이은지> 진짜 떨리고요. 제가 맨날 밖에서 여기 앉으신 분들한테 원고 읽지 마라, 발음 똑바로 해라, 호통을 자주 쳤었는데,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사과드리고요. 청심환 왜 안 먹고 왔을까.

◇ 조현지> 이렇게 벌써부터 겸손하게 시작을 하시는데요. 저희 청취자분들께도 인사 한 말씀 해주세요.

◆ 이은지> 청취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늘 사랑해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이 자리에 나오면 꼭 하고 싶었고요. 저는 YTN 라디오의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라는 저녁 5시부터 7시까지 방송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은지라고 합니다.

◇ 조현지> 네, 긴장하셨네요.

◆ 이은지> 너무 떨려요.

◇ 조현지> 방송 전부터 스스로를 ‘듣보잡’ PD다, 이런 식으로 자책을 하셨는데, 사실 YTN 라디오 애청자분들이면 이은지 PD를 모르는 분들이 없을 것 같아요. “정면승부 애청자분들 많이 오시겠네요. 믿고 듣는 도 피디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벌써부터 문자가 오거든요. 성이 이 씨잖아요. 그런데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도 피디.’ 이거 왜 도 피디가 된 겁니까?

◆ 이은지> 이게 처음에는 도깨비라는 별명을 박지훈 변호사라는 저희 패널 중 한 분이 지어주신 거예요. 도깨비를 닮았다고 해서 도깨비라고 지어주셨는데, 청취자분들끼리 소통을 하시다가 방망이로 뚝딱하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PD라고 해서 도깨비로 다시 명명을 해주셨어요. 그게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 조현지> 정말 좋은 뜻이네요. 방망이로 나와라 뚝딱, 하면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니, 제가 다 배우고 싶은데요. 사실 14년차 라디오 PD입니다. 이분의 라디오 사랑, 얼마나 될지 궁금해지는데요. 지금부터 제 질문에 빠르게 대답을 해주시면 되는데요. 첫 번째 질문은 나는 평소에 TV를 더 많이 본다, 라디오를 더 많이 듣는다?

◆ 이은지> 라디오. TV 거의 안 봅니다.

◇ 조현지> 두 번째 질문, 평소에도 나는 94.5만 듣는다, 아니다?

◆ 이은지> 사장님 죄송합니다. 94.5는 회사에 있는 동안 늘 듣기 때문에.

◇ 조현지> 세 번째. 방송은 사고만 안 나면 된다? 아니다, 방심위 불려가도 화제 되는 게 좋다?

◆ 이은지> 저는 원래 처음에는 후자였고요. 방심위를 몇 번 불려가 보니까 첫 번째가 낫다.

◇ 조현지> 제가 짓궂게 질문을 하기는 했지만 그만큼 열심히 만들다 보니까 이런 것들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마지막 질문이요.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뉴스FM 조현지입니다, 둘 중 하나?

◆ 이은지> 당연히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죠. 이 시간 듣고 계신 애청자분들께서 뭐라고 하시는 건 아닌지.

◇ 조현지> 예상은 했지만, 서운하긴하네요. 하하. 저희 청취자분들은 너그럽고 사랑이 넘치세요. 지금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연출하는 이은지 PD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있는데요. 사실 우리가 이은지 PD를 부른 이유가 있죠. 상을 최근에 아주 큰 상을 받으셨어요. 일단 정말 정말 축하드려요.

◆ 이은지> 고맙습니다.

◇ 조현지> 방송통신위원회가 주관하는 2019 방송대상 사회문화발전부문 우수상. 이게 공중파의 내로라하는 수많은 작품들을 제치고 어마어마한 상을 수상하신 거고요. 올해부터 또 일반인들의 투표도 있었다고 들었거든요?

◆ 이은지> 아, 라디오는 없었어요.

◇ 조현지> 그랬다면 조금 더 높이 갈 수 있지 않았을까요?

◆ 이은지>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 조현지> 상복은 타고나는 건지 그동안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을 할 때마다 상을 어마어마하게 받으셨어요.

◆ 이은지> 네. 운이 좋았고요. 저보다 많은 상을 받으시고, 더 많이 뛰어난 PD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그중에 저는 따라가는 입장에서 어쩌다 보니 좋은 기회를 많이 주셨던 것 같고요. 좋은 프로그램들을 저한테 주신 YTN 라디오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것은 아니고요. 정말 PD라는 건 라디오분들이 많이 믿고, 도와주셔야 하는데, 그 덕을 제가 정말 많이 본 것 같아요. 사람을 키우는 방송, YTN 라디오. FM 94.5Mhz.

◇ 조현지> 이제 저희가 어떤 작품으로 상을 받으셨는지 하나씩 짚어볼 텐데요. 이번에 수상한 다큐멘터리가 지난해 광복절 특집으로 제작했던 ‘그들이 꿈꾸는 나라’라는 작품이었어요. 심사평이 인상적이었거든요. “우리 삶에 뿌리내린 친일의 행적을 짚어보는 동시에 민족적 화해의 대안을 제시했다.”

◆ 이은지> 되게 좋게 봐주셨네요.

◇ 조현지> 이거 어떤 작품이었는지 청취자분들께 소개를 해주세요.

◆ 이은지>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작년에 광복절 특집으로 준비했던 5부작 시리즈였고요. 정말 심사평에 나와 있던 말처럼 우리가 몰랐던 일제강점기의 흔적들을 찾아가요.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했던 다섯 가지의 질문이 있었는데, 그 질문을 고스란히 청취자분들께 던졌던 5부작 시리즈였고요.

◇ 조현지> 어떤 질문들이었나요?

◆ 이은지> 이런 거예요. “반민특위는 왜 빨갱이가 되었나?” “석주 이상룡 선생의 후손들은 왜 고아원에서 자라야했을까?” “남영역에는 왜 1번 출구만 있을까?” 모르셨죠? “임정 요원 7인의 묘역이 있는 효창공원에 왜 원효대사 동상이 세워져 있을까?” “요즘 초등학생들은 ‘고향의 봄’ 노래를 왜 모를까?” 이런 질문들이거든요. 이 중에서 조현지 아나운서가제일 궁금한 건 뭐예요?

◇ 조현지> 저는 일단 남영역에는 왜 1번 출구밖에 없을까, 이것도 궁금하고요. ‘고향의 봄’은 왜 안 배우죠?

◆ 이은지> 모르죠? ‘고향의 봄’을 아시죠?

◇ 조현지> 네, 당연히 알죠.

◆ 이은지> 국민 동요잖아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몰라요. 왜 모를까요? 그 모르는 이유가 저희 5부작 시리즈 중 5편에 나와 있는데요. 이 노래가 알고 봤더니 친일 노래였어요. 충격적이지 않나요?

◇ 조현지> 그렇네요. 충격적인 게 여러 느낌이 들어요. 하나는 내가 무심코 불렀던 게 친일 노래였다니, 이거고요. 그러면 이것들이 없어지면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 이은지> 일단은 오늘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가 되는 날이잖아요. 가곡 ‘희망의 나라로’ 이 노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불렸던 나라예요. 희망의 나라로 우리가 나아가자는 의미로 불렀을 것 같은데, 이게 친일 노래였던 거죠.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그리고 ‘두껍아~’ 이 노래는 이게 일본 노래거든요. 조현지 아나운서도 이거 많이 했죠? 우리 전래동요 버전이 따로 있는데, 일제강점기의 흔적 중 하나로 우리의 전래동요가 일본의 동요로 뒤바꿈되는 현상이 여기서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게 어디서 쓰였냐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쓰였어요. 이런 것으로 했을 때 다섯 번째 질문, 왜 초등학생들은 ‘고향의 봄’을 모를까, 대충 답이 나오잖아요. 우리가 국민 동요로 알고 있던 고향의 봄은 친일 인명사전에 올라가 있는 두 작사·작곡가가 만든 노래예요. 그래서 친일 음악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교과서에서 빠져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친구들이 모르고 있는 거고요. 이렇게 우리 안에 남아 있던, 우리가 무심코 흘려버렸던 친일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노력을 담았습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저희가 또 얼마 전에 ‘우리 집에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이 동요가 위안부 관련된 노래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는 기사도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보다 한참 앞서서 동요에서의 친일 행적들을 찾아내고, 다큐로 제작을 한 겁니다. 어떻게 하다가 이런 다큐를 제작하게 됐는지, 이런 질문들을 갖게 됐는지, 또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뭔지도 궁금하거든요?

◆ 이은지> 거기 심사평에도 잘 나와 있어요. 제가 정말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화해’고요. 저는 사실 학교 다닐 때 역사 과목을 제일 힘들어했던 학생이에요. 그래서 남들이 국영수 과외 받고, 수능 과외 받고 할 때 저는 수능을 앞두고 국사 과외를 받았던 사람이거든요. 그만큼 역사에 대해서 취약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에서 국사 문제는 전부 다 틀렸던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는데요. 그런데 시사 프로그램을 쭉 하다 보니까 근현대사나 한국의 역사를 알아야겠더라고요. 그래서 공부하기 시작한 근현대사인데, 공부하고 알면 알수록 마음이 너무 힘든 거예요. 기가 막히고. 왜냐하면 우리 정부가 대한민국이 들어선 이후 제가 생각했을 때는 청산이라는 것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느꼈어요. 제가 말하는 청산은 이런 거예요. 정말 상식적인 것. 역사 앞에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 보상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마땅히 보상을 받는 것. 이게 정말 도덕책에 나올 법한 이야기잖아요. 이런 우리 사회의 상식이 상식으로 바로 서는 것이 저는 청산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억울한 사람들이 생기는 거죠, 우리 사회에. 그러면 갈등이 생기고, 그 틈을 타고 미움이 싹트고, 그렇게 반목의 역사가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 사회가 화해로 나아가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시작이 현재를 사는 우리가 역사와 과거를 올바로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민했던 것을 담은 거고요. 이러다 보면 뒤돌아보게 되고, 넘어진 사람을 일으키고 하다 보면 속도는 느려지겠죠. 그렇지만 함께 조금 늦더라도 올바르게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 조현지> 네, 조금은 느리더라도 함께 올바르게. 이게 귀에 쏙 들어오는데요. 이 작품으로 수상하면서 수상소감을 제대로 못하셔서 아쉬우셨다고요?

◆ 이은지> 못했어요. 제가 사실 이 수상소감을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데, 기회를 안 주시더라고요.

◇ 조현지> 그래서 저희가 드리려고 합니다.

◆ 이은지> 짧게 하겠습니다. 사실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제가 이 자리에 나와 있지만 PD 혼자 만드는 게 아니고요. 우리는 팀으로 일합니다. 매일 매일 방송을 하다 보면 지치고, 체력이 조금 달리고, 상황이 어려울 때도 있고, 우리 인생사랑 비슷하게요. 조현지 아나운서도 굉장히 공감하는 바일 텐데, 이럴 때가 굉장히 많아요. 그럴 때마다 우리의 무기는 함께하는 사람들을 나의 최고와 최선이라고 믿는 거거든요. 이 사람들이 내가 쓰러지고 못해도 이 사람들이 바통을 이어서 달려줄 것이라는 믿음. 저는 이 믿음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이번 특집은 특히 작가와 음악감독의 역할이 상당히 컸어요. 작가들이 자료를 찾고, 사전 인터뷰를 다녔던 뜨거웠던 여름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던 프로그램이고요. 또 성우의 재연 연기를 드라마하고, 독립군의 오래된 노래를 방송으로 낼 수 있게 도와주신 분. 이 음악감독의 역할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던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수상소감에서 꼭 이분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었거든요. 그걸 못해서 아쉬워서 제가 이 자리에 나와서 꼭 이야기하고 싶었고요. 홍기희 작가, 김은진 작가, 장성문 음악감독님, 너무 고맙고, 이동형 작가, 아닌 척 하면서 공부를 엄청 했더라고요. 고맙고요. 마지막으로 특히 고마운 인사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 청취자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듣는 분들이 없으면 라디오는 사실 죽은 매체나 다름이 없어요. 청취자분들이 우리의 생기입니다. 열심히 만든 프로그램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셨던 청취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조현지> 네, 한 청취자님께서 '제가 이제까지 들어본 수상소감 중에서 가장 와 닿네요'라고 보내주셨는데요. 오늘 초대석 YTN 라디오 이은지 PD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은지>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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