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품은 음악] 신해철, 하온, 빌리 아일리시의 공통점은?

[뉴스를 품은 음악] 신해철, 하온, 빌리 아일리시의 공통점은?

2019.05.22. 오후 2:0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뉴스를 품은 음악] 신해철, 하온, 빌리 아일리시의 공통점은?
AD
[뉴스를 품은 음악] 신해철, 하온, 빌리 아일리시의 공통점은? 5/22 (수) 뉴스FM,조현지입니다

YTN,YTN라디오,뉴스FM,조현지뉴스FM조현지입니다,뉴스를품은음악,정민재,대중음악,
빌리아일리시,신해철,하온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신해철, 하온, 빌리 아일리시의 공통점은?

우리가 음악을 듣는 순간, 우리의 뇌는 또 다른 연주를 하고 있답니다.
뇌 안쪽의 편도체와 시상하부가 음악이 전달하는 감정과 감성에 반응하는 건데요.
바로 옆 해마는 예전에 들었던 소리와 그와 관련된 기억의 활성화를, 머리 앞쪽 전두엽은 어떤 음과 리듬이 들릴지를 예측한답니다.
나른한 점심시간, 이분이 추천해주는 좋은 노래들으면서 뇌케스테라 연주하세요!!
수요일 점심의 지휘를 맡아줄, 일산구 금난새 이번 주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뉴스를 품은 음악>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안녕하세요. 오늘도 좀 거창하게 시작해 봤어요.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이하 정민재) : 네,안녕하세요. 이제 어떻게 소개될 지가 기대되네요.

조현지 : 정민재 평론가는 음악을 일로 삼고 계신데,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나요?

정민재 : 그렇죠. 저는 어려서부터 음악 듣는 걸 좋아해서 늘 음악에 빠져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 예전 친구들을 만나면 어렸을 때부터 헤드폰 끼고 음악만 듣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조현지 : 그럼 어렸을 때는 주로 어떤 음악을 들으셨어요? 음악 마니아가 되게 한 가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정민재 : 정말 많은데요, 방송에서도 여러 번 얘기했지만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를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그리고 엘튼 존, 데이비드 보위, 휘트니 휴스턴 이런 레전드 부터 백스트리트 보이스, 엔싱크,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제 시대의 팝 아이돌들까지 참 많아요. 조현지 아나운서는 10대 때 주로 어떤 음악을 들으셨어요?

조현지 : 저는 물론 팝도 좋아하긴 했지만 저 때는 팝송을 영어 공부하려고 듣는 거였어요. 그래서 가요를 더 즐겨 들었어요. 그중에서도 성시경씨를 정말 좋아해서 그 학교를 따라 가겠다. 이랬어요. 제가 앞서 그런 질문을 드린 건 10대에 어떤 음악을 들어야 이런 음악 마니아가 되는 건가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그랬어요.

정민재 : 사실 음악 마니아들은 세대를 막론하고 전설적인 가수들의 영향을 많이 받긴 하죠. 보편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려면 일반 대중은 어떤 음악을 듣는지 알아야 하는데, 제 어린 시절과 다르게 요즘 10대들이 듣는 음악은 압도적으로 힙합인 것 같습니다.

조현지 : 근거가 있을까요?

정민재 : 일단은 힙합 콘텐츠의 막강한 인기를 볼 수가 있죠. <쇼미더머니>라든가 <고등랩퍼> 같은 힙합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여기서 스타가 많이 나왔어요. 힙합 인기곡들도 참 많고요. 결정적인 건, 우리가 흔히 팝이라고 부르는 장르, 가장 대중적인 음악이 힙합과 많이 섞이고 있다는 겁니다. 일례로 방탄소년단을 봐도 그렇죠. 팝 댄스를 구사하지만 힙합의 영향이 짙어요. 역시 인기 있는 위너도 힙합을 하죠.

조현지 : 요즘 10대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악은 힙합이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군요.

정민재 : 네, 요즘 전 세계 10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팝 가수도 힙합의 냄새가 물씬 나는 가수입니다. 우리나라 음원 실시간 차트에서도 10위 안에 들어와 있더군요.

조현지 : 외국 팝 가수가 우리나라 실시간 차트 10위권에 있다고요?

정민재 : 그렇습니다.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가수인데요, 이름이 빌리 아일리시입니다. 미국 가수인데, 2001년생이에요. 우리 나이로 올해 19살인 어린 가수죠. 이 분은 15살에 데뷔했는데, 노래를 머라이어 캐리, 비욘세처럼 우렁차게 부르는 게 아니라 속삭이듯이, 사근사근 불러요. 이따 음악을 들려드리겠지만 어른들이 듣기에는 이런 걸 듣는다고? 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조현지 : 지금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고 했는데 저는 이름도 처음 들어봐요. 오늘 10대들의 음악을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대체 음악이 어떻길래요?

정민재 : 이 분은 아주 예쁜 음색으로 대단히 어둡고 음울한 노래를 부릅니다. 힙합 비트에 맞춰서 부르는 노래들이 많은데, 그렇다보니 노래이면서 랩 같기도 한 아주 독특한 음악이 나오는 거죠. 이게 젊은 사람들 귀에는 아주 캐치하게 귀에 꽂히는데,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불분명하게 들리는 겁니다. 재밌는 건, 그런 음악들을 오빠와 직접 만들어왔다는 거예요. 어린 나이에 데뷔했지만 싱어송라이터인 거죠.

조현지 : 열다섯에 노래를 직접 만들어서 데뷔를 하고 인기를 얻을 정도면 천재 아닌가요?

정민재 : 천재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요즘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서 직접 노래를 만들고 발표하는 10대들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렇고요.

조현지 : 음악 천재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가요?

정민재 : 그렇다기 보다는, 예전보다 음악을 만들고 발표할 수 있는 환경이 편리해졌다고 할까요? 요즘은 휴대폰, 태블릿PC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음악을 만들 수 있고요, 유통사와 제작사가 없어도 인터넷에 개인 채널을 통해 자작곡을 발표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음악 마니아들에게 발견이 되어서 알려질 수도 있겠고요.

조현지 : 환경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고 예전에는 대형 기획사나 음반사랑 계약을 했어야 했는데요. 10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발표하고 인기를 얻어 스타가 된다,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왔군요.

정민재 : 그렇습니다. 10대들이 가수라는 꿈을 꿀 때 막연하게 가수가 되고 싶다, 수준이 아니라 스스로 음악을 만들고 발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겁니다. 여기서 노래를 한 곡 들어볼 텐데, 이 노래의 경우 작사만 직접 한 경우입니다. 작년에 <고등래퍼2>에서 우승한 2000년생 래퍼 하온의 노래인데요, ‘바코드’라는 곡입니다. 동갑내기 래퍼 빈첸과 함께 부른 곡인데, 우선 들어보시죠.

조현지 : 하온과 빈첸의 노래입니다. ‘바코드’.

M. 바코드 – 하온, 빈첸

조현지 : 이 노래를 가져오신 이유가 있나요?

정민재 : 노래 중에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난 사랑받을 가치 있는 놈일까, 방송 싫다면서 바코드 달고 현재 여기. 흰색 배경에 검은 줄이 내 팔을 내려 보게 해, 이대로 사는 게 의미는 있을지 또 궁금해.”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어디에도 없으며 동시에 어디에나 있구나, 우린 앞만 보고 살도록 배웠으니까, 주위에 남아있던 행복을 놓쳐 빛나지 못하는 거야.” 이 노래 가사는 하온, 빈첸 두 사람이 19살에 쓴 가사인데 참 개인적이면서 철학적이죠. 작년에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10대지만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음악으로 낼 수 있다는 거죠.

조현지 : 들어보니 정말 시대가 많이 바뀌긴 한 것 같아요. 10대의 나이에 자신만의 이야기로 음악을 만들고 인기를 얻는다는 게요. 특히 그 방법이 힙합이라는 것도 참 재밌네요. 요즘 10대들에게 힙합이 그 정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죠.

정민재 : 그렇습니다. 사실 이제 평균 수명도 길어졌고, 전반적으로 사회적인 나이대가 이전보다 많이 내려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10대 후반이면 예전의 20대 초반 같은 느낌?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전에도 어린 나이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들이 있었죠. 유재하 씨도 20대 초반에 곡을 써서 발표하고 앨범을 냈고, 신해철 씨도 스물하나에 대학가요제에 나와서 ‘그대에게’로 대상을 받았으니까요.

조현지 : 신해철 씨가 처음 나왔을 때 그렇게 어린 나이였군요.

정민재 : 그렇죠. 참 대단한 재능과 감각을 타고난 분이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신해철 씨의 앨범 중 1991년에 나온 2집 라는 앨범이 있는데요, 이 앨범은 신해철 씨가 스물네 살에 만든 앨범이거든요? 그런데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 심지어 일부 악기 연주까지 전부 도맡아서 만들었습니다. 어마어마하죠.

조현지 : 혼자서 전부 다 한 그런 앨범이군요.

정민재 : 맞습니다. 이 앨범에 ‘나에게 쓰는 편지’라는 곡이 있는데, 음악도 좋지만 가사가 정말 좋아서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는 곡이에요. 이 노래에 이런 부분이 있어요. 조금 긴데 한 번 들어보세요.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 이상 도움 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참 20대의 고민다우면서도 깊이가 있죠. 이 노래는 들을 때마다 공감하면서 듣게 되는 것 같아요.

조현지 : 그럼 신해철 씨의 ‘나에게 쓰는 편지’ 들어보죠.

M. 나에게 쓰는 편지 - 신해철

조현지 : 오늘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정리해보면 요즘 10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악은 힙합이다, 때문에 인기 팝 가수들도 힙합을 접목한 음악을 한다, 그리고 이제는 10대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을 만들어서 제작하고 공개를 해서 인기를 얻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였습니다.

정민재 : 네, 참 많은 이야기를 두서없이 했는데, 이런 얘기들이 나온 첫 이유가 빌리 아일리시라는 가수의 인기 열풍 때문이었죠. 그래서 오늘 마지막 곡으로 빌리 아일리시의 노래를 한 곡 들려드릴 텐데요, ‘bad guy’라는 노래입니다. 사실 이 분이 작년까지만 해도 이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진 않았어요. 마니아들에게 환영받는 가수였는데, 작년 말에 애플의 광고 캠페인 송을 부르면서 인지도 급상승을 경험하고, 올해 3월에 나온 데뷔 앨범의 여러 곡이 인터넷에서 뜨거운 화제를 불러 모으면서 단 번에 정상급 가수로 발돋움 했습니다.

조현지 : 요즘 10대들 사이에서 아주 핫한 그 노래,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들으면서 오늘 뉴스를 품은 음악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